무작정 다 귀찮다가 한번씩 뭘 뒤집지 않고는 몸살이 날 때가 있다.
내내 잘 있던 가구들의 배열들이 어긋나보이고 제자리를 못 찾은 듯 싶고 내내두고 보던 어떤 것들이 지겨워지는 시점이 있다.
그러면 이제 공사를 시작할 때이다. 식탁이 위치를 옮기고 장식장이 위치를 바꾸고 피아노가 거실로 갔다가 방으로 들어갔다가 한다.
아이들 방의 책상 위치도 바뀌고 침대도 벽으로 붙었다 창으로 붙었다한다.
뭐든 내 팔힘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라면 자리 바뀔 준비가 되어있다. 무쇠팔 아줌^^ 나는 그래서 바퀴달린 가구가 좋다.
내 몸이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는 순간 멀쩡한 주변의 사물들이 지루하고 밋밋한 것이 된다.
한바탕 집을 뒤집어 바꾸고나면 음~ 역시 가구들이 제자리를 찾았군 이러면서 만족한다. 그것은 일회성 소동과도 같아서 그리고 한동안은 또 그대로 그 상태로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게 된다.
주로 계절이 바뀔 무렵 이런 현상이 일어나니 온도를 몸으로 느껴 시행에 들어간다는 것은 과장은 아닐 것이다.
집에서 체감하는 온도가 더이상 서늘하지 않고 온화하여 서재 지붕과 사진을 바꾸고 세실님의 서재에서 화초 페이퍼도 퍼다 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