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우산을 들려 주지 않았다. 구름이 가늘고 낮은 것이 그냥 가벼우려니 하고 생각하고 엄마는 기상학에 대해, 구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혼자 가늠하고는 두 아이들을 그냥 우산도 없이 보냈다.
나의 일기예보는 거의 틀린다. 비가 올 것 같아 우산을 들려 보내면 오후에는 날이 말짱해져 우산 들고오는 아이가 참 무색해 보일 정도고 이정도로 비가 오겠어?하고 우산을 들려 보내지 않은 날에는 몇 번만 겨우 비껴가고 꼭 오후에 비를 뿌리곤 했던 것인데. 그러면서도 오늘 우산을 안 들려 보낸 것은 비가 너무 오랜만에 와서다.
잘도 맞지 않는 일기감각을 오늘 한 번 다시 발휘해 보리라 생각했는 데. 아직 12시를 넘지 않았으니 아이들이 돌아올 2시 넘어서는 이 비가 그쳐주길 바라고 았다. 명색이 태풍이 몰고 온 비인데 엄마는 헛된 바람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