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라의 흔적을 따라 지난 앨범 보면서 규형이 어렸을 적 모습 다시 볼 수 있었다. 거의 매년 앨범을 새로 샀던 것 같다. 책장 맨 밑에 묵직한 앨범이 아홉 권이다. 작년 여름에 디지털 사진기를 샀으니 정말 매년 새 앨범이 생겼다.
아이들 돌 전 사진은 아무리 찍어도 안 예쁘니 많이 찍지 말라고 주위에서 조언을 했지만 엄마 눈에는 아이들이 예쁘고 귀여워서 필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찍었었다.
결혼 초 규형이 막 낳고 앳된 얼굴의 초보 엄마의 모습도 새롭고 지금보단 홀쭉한 얼굴 윤곽선을 지닌 연애 때의 얼굴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남편의 사진을 보면서 또 그 시절의 감흥을 잠시 되새길 수 있었다.
지난 결혼9년의 세월이 한 장씩 한 권씩 넘어갔다. 출장으로 피곤한 남편은 옆 방에서 잠이 들었고 둘째 규림이만 옆에서 엄마 이거 나야, 오빠야? 나는 왜 여기 없어 하고 조잘 대었었다.
이따 남편이랑 같이 한번 지난 앨범 다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