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에코의 열혈팬이었던 건지, 이윤기의 열혈팬이었던 건지 의심스럽게 하는 책.
이윤기가 번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전부터 망설였었다.
덥썩 사버린 결과는 후회막급.
에코 특유의 해박한 지식으로 양념된 칼날같은 유머는 좀처럼 우리말로 표현되지 못했다. 때로는 초보자처럼 어색한 문장마저 보인다.
거대한 역사의 물결속을 사는 주인공의 엄청난 삶의 이야기는, 갑갑하고 무미건조하고 팍팍한 번역문 속에 갇혀 버렸다.
한 권을 읽는데 벌써 3주가 넘었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지겨워서 오래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