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의 낙인 - 20세기의 이단 중에서
친기즈 아이뜨마또프 지음, 손명곤 옮김 / 울력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번역이 반이상 깎아내린 원작의 품격과 흥미로움....누군가 다시 이작품에 눈길을 돌려 다시 번역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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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돌아오니 당신이 있다

아니, 당신이 있는 여기로 돌아왔다

당신을 떠난 것은 아니었지만, 잊었던 것이기는 했다

 

무명의 당신이 필요했던 30대의 나는

먼 도망길 끝에

다시 당신이 필요하여 이 자리에 선다

도망 다닌 길이 너무 초라하였던 모양이다

넝마 하나 더 얻어 걸치지 못하고

빈 손으로 이렇게 당신 곁에 다시 서는 걸 보면....

 

있지 않은 존재인 당신은

나를 반기지도 떠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담백함과 덤덤함이

필요하다, 당기거나 밀어내는 뜨거움과 차가움에 지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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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멀리 사는 그, 오랜 만에 연락이 닿았다.

고급스런 우유빛 투명한 볼을 가진 친구.

본 지 벌써 몇 년이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가장 청량한 친구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전에 그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그 동네에 지금 산다.

그 사실을 알렸더니 글로 웃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여전히 여기 계신다니

만날 날이 그렇게 기약없지만도 않겠다.

인간관계 관리 실력 최악인 내가

이 친구가 그립다.

당신처럼 희미한 존재만으로는 더는 위안이 충분치 않은

실존적 따듯함이 그리운, 그런 내가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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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위안은 무력하다고


누군가의 글에 씌어 있다.


내가 그를 위로한 적 있었나?


대책없이 위로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자주 그랬던 것 같다.


대책...... 내 스스로의 고달픔에 대해서 조차,


난 그런게 없다.


그래서 이렇게 당신을 찾는다.


그나마 대책으로 삼는 것 중 하나가 당신이다.


위안으로서의 대책.


대책이 있는 위안이 아니더라도


위안 자체가 가끔 삶의 대책이 된다.


그가 혹 내 위안을 대책없는 무력한 것으로 여겼다면


내 위안은 그에게 위안조차 아니었을 것이다.


그도 외로워 지고


덩달아 나도 외롭다.


 


당신을 아무것으로도 규정하지 않는 일이 가끔은 어렵다.


누구인가 무엇인가가 불확실한 존재에게


탑탑한 가슴을 기대 보는 일이


물도 있고 벼랑도 있는 길을 눈가리고 걷는냥


아득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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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때 제대로 양조위에 미쳤다.  감독 왕가위에 대한 관심이라고 착각했었지만, 내가 정작 빠져버린건 양조위였다.

그래도 양조위 영화를 찾아다니며 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무간도'도 스크린에선 보지 못했다. 개봉될 때 쯤 내 마음이 달리 바빴나보다. 포스터조차 무심히 지나쳤었다.

엊그제 비디오 가게안을 빙빙 돌다 '무간도'를 집어들었다. 아....양조위....한 번 볼까?

아껴 두는 심정으로, 빌려온 그 날은 보지 않았다. 어제 자정에서야 설레는 마음으로 TV채널을 맞추고 비디오플레이어를 켰다. 양조위가.....화면 가득... 차 오른다......

시시한 배우로만 생각했던 유덕화도 달리 보인 영화다. 홍콩 영화에도 내면연기, 오바액션 없는 뛰어난 조연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영화다. 그 모든 것들을 부드럽고도 단단히 감싸 안는 양조위의 뜨끈한 힘이 있다. 영화가 가치로와 진다.

사랑영화가 아닌 영화를 보며, 사랑하는 역할이 아닌 배우를 보며 걷잡을 수 없이 사랑에 빠져든다. 그 고독과 우울이, 그 진정함, 그 진짜다움이 목마른 스펀지처럼 젖은 나를 빨아들인다. 사랑하게 된다. 이 배우를,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양조위는 왜소하다.

근육질의 양조위는 상상하지 못한다.

그것조차 그의 가치다.

영화 '무간도'는 좋은 배우들을 제대로 써먹은 영화다.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그 모든 아픔들은 덕분에 제대로 보여졌다. 고급스럽다. 그러니 감독도 고급으로 인정!

양조위가 없는 '무간도2'를 보아야 하는가 고민이다. 그러나, 다시 양조위가 있는 '무간도3'을 보기 위해서 지나야할 횡단보도 같은 거라고 생각해 본다.

우리 동네 비디오가게는 게으름뱅이. 아침 열시에는 열지 않는다. 나도 그 시간엔 비디오를 빌리러 가 본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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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4-11-1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조위가 없는 무간도2도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