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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엄마가 두고 가는 기억 천만독자 캠페인 Books 4
이정자 지음 / 광진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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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되지 않은 문장, 정교하지 않은 문법, 세련되지 않은 문장...그러나 마음을 울리는 소박한 진실함을 담은 아름다운 책.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나이든 비전문 작가의 책을 집어 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 첫 몇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마음이 따듯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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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리드 실리콘 건조선반 - 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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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존에 쓰던 제품에 비해 가격이 세배 이상인데, 가격대비 품질이 많이 실망스럽다. 실리콘 안의 철재가 너무 약해 조금만 무거운 그릇에도 쉽게 휘어져 그릇을 안정감 있게 두기 어렵다. 더구나 수저 놓는 부분은 구멍이 이리저리 뚤린 얇은 실리콘으로 이루어져 있어 곧 찢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겠는데, 웬만한 싱크대가 아니라면 사이즈가 너무 크게 느껴질 것이다. 실리콘 재질 특성상 물빠짐도 좋은 편이 아니다. 제작자에게 조금더 고민해 줄 것을 요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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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시대
보리슬라프 페키치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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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간의 삶, 종교 없이 지낸 것이 이렇게 다행스러울 수 없다. 종교가 주는 사고의 틀에 갖히지 않은 채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이지 다행스럽고 기쁘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패러디'라는 어휘가 가지는 다분히 가볍고 표피적인 느낌은,  근간에 우리가 접하는 영화산업 내지 인터넷 매체에서의 '패러디'의 모습에 큰 이유를 두고 있지 싶다. 그닥 긍정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 책을 최초의 '신약성서 패러디'로 규정하는 것이, 문무를 겸비한 심중 굳은 선비에게 압구정 날라리의 옷을 입히는 건 아닌가 애정어린 우려도 든다.

신의 아들 예수가 이루어낸 수많은 기적과 이적의 행적들. 그것이 현상적으로 놀라운 것이어서 수천년간 모든 사람들이 그것에 놀라고 있어 오던 중, 어떠한 연유로 이렇듯 날카롭고도 뜨끈뜨끈한 가슴과 시선을 가진 작가가 생겨나 우리에게 덥썩 물어 온 것이다. '여보쇼, 그게 진짜 그렇게 훌륭하고 필요한 일들이었던거유?'

'어!' 하고 당황하게 된다. 이 익살스러운 이야기꾼의 재담에 홀려 킬킬거리고 쓴웃음도 짓고 해 가며 쉽게 받아들이지만, 작자의 물음은 날카롭고 분명해서 금새 가슴이 서늘해 진다. 경이로운 현상 자체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왔다는 존재의 행로 뒤에 던져진, 망가진 삶의 질서와 리듬 속에서 어쩔 줄 모르는 이 가엾은 사람들은 어째야 하는가. 어떻게 그럴듯하게 변명되고 미화될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억지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대단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지만 그것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유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그래서 그들은 모두 행복하였다'는 결론의 열 배쯤 되는 설득력을 가지고 뜨끈하게 다가온다.

예수가 이룬 기적들의 결과가 이렇듯 어설플지니, 그가 기적들을 이루게 되는 과정이나 그 됨됨이 자체가 완벽하다면 어불성설일 것이다. 우유부단한 예수, 정답을 알지 못하는 예수, 흔들리는 예수의 모습이 또한 사뭇 진심스럽게 묘사되고 있다. 아울러, 어쩌면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 아닐까 싶은 유다의 집념과 삶을 다시 감은 눈에 떠 올려 보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다.

좋은 번역이 좋은 책을 좋은 책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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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버린 사랑 - 동양문학총서 2
풍몽룡 지음, 김진곤 옮김 / 예문서원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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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은 삼국지/수호지를 빼고는 처음인 듯 하다. 단편으로는 그야말로 처음. 풍몽룡의 단편집 중 사랑이야기만을 우선 골라 책으로 냈다 한다. 아마 대중성을 의식한 역자나 발행인의 고민이 숨어있겠지. 사랑이야기들이라 술술 읽힌다. 단편답게 호흡도 빠르고 주제도 분명하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들에서 발췌한 것이라 그런지 기본적으로 '권선징악'의 원칙이 근저에 흐른다.

그런데, 이 책의 미덕은 위에서 말한 것들에 있지 않다. 이 책의 글들은 우선 담백하다. 이리저리 꼬이고 뒤틀린 구조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어이가 없을 만큼, 이 책의 이야기들은 단순하고 담백하다. 가끔 난데 없이 늘어놓는 주변사들을 보며 습관처럼 '이게 무슨 복선이겠거니'했다가는 맥을 놓기 일쑤다. 이야기가 끝나도록 발견할 수 없는 복선들. 크하하하하.

또한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정직하다. 어떤 등장인물은 자신의 마음에 정직하고, 어떤 등장인물은 스스로의 환경과 현실에 정직하다. 가면 위에 또 다른 가면 하는 식으로 천의 얼굴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부럽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한 삶들을 산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즐거운 글쓰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저 스토리만을 늘어놓기보다 작가는 끼어들어 참견하는 글쓰기를 선택했다.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저자의 끼어들기는 유쾌한 글읽기를 가능하게 해 준다. 예를 들어 보자. 다섯번째 이야기 '암자에서 맺은 사랑'의 제일 끝부분, 주인공 옥란이 한 번 만나 연을 맺은 정절을 지켜 이후 아이를 잘 키워 세인들에게 칭송받고 열녀 칭호까지 받았다는 결말을 늘어놓는 부분에서의 저자의 입담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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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란이 진종완을 출산하였을때 소문이 퍼져 동네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렸으나, 진종완이 장원급제하자 태도를 바꾸어 옥란의 정절과 현숙함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였다. '세속적인 성패로 사람을 논하는 세상의 인심은 대체로 이와 같은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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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란은 열아홉에 과부가 된 후 재가하지 않고 아들을 훌륭하게 키운 공로가 조정에 알려져 열녀 칭호를 받게 되었다. '권세가 높고 돈이 많으면 열녀 칭호 받기도 쉬운 모양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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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미화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추리소설처럼 결과를 예측못할 배배 꼬인 스토리도 아니고, 그러나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게 읽어낼 수 있는 이 유쾌한 고전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신선함. 오늘날의 글쟁이들이 읽어보아 반성하고 새겨볼 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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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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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세계 특히 미국에서 만연하는 이러한 정신계도형 책들을 혐오하는 사람으로서, 무슨 마음으로 이 책을 샀는지 모르겠다. 알라딘을 이리저리 뒤적이던 중에 눈에 잔 가시처럼 걸려든 이 책의 제목때문이었을까? 그래, 난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불량식품 청량과자를 먹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역시나 앞부분에 등장하는 지은이의 성과 자랑이 지겨웠다. '헤이구, 그럼 그렇지.'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다 보니 뭔가 알 수 없는 욕구가 용솟음친다. 어쩌면 이제 나도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내 방에 내 집에 쌓여가는 쓰레기들, 그리고 내 맘에 켜켜히 쌓여가는 묵은 것들... 그렇게 홀라당 버리고 나면 뭔가 달라질 것도 같다. 대대적인 '버리기'가 시작되었다. 한 며칠 묵은 잡동사니들과 씨름을 하고 나니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버릴 물건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신바람이 났다. 막연히 나쁘다고만 알고 있는 어떤 물질,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같은 것이 몸 안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개운함을 만난다.

이 책의 미덕은 당신으로 하여금 무언가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있다. 그러한 기회를 빌어 얼마나 변화하는가는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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