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한번쯤은 지금의 나의 생활에서 벗어나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현재 속해 있는 가정, 직장, 학교 등의 사회속에서 나의 위치를 규정짓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해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여기 그런 여자가 있다. 아나운서 손미나. 언제나 TV를 통해 만나보던 그녀가 갑자기 스페인으로 떠난 것이다. 누구나 떠나고 싶은 욕망은 간절할 것이다. 다만, 떠나고 나서 돌아올 때, 과연 자신에게 남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막막함이 자신의 발목을 잡아둔다. 지은이도 이 책의 앞부분에서 그러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사실 아무도 나를 잡는 사람은 없었다.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일 뿐, 내 마음속에 끌어 오르는 열정과 꿈을 위해 용기를 내지 못하는 나야말로 코엘료 소설 속의 목동 산티아고를 닮지 않았는가 내 고민에 대한 진정한 답은 내 마음 속에 있다는 소중한 진실을 몸소 깨닫기 위해서는 나도 나의 양들을 포기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본서 제8쪽 참조)

이렇게 출발한 지은이의 스페인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들을 점점 스페인의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이야기는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은이가 들려주는 스페인의 명소와 자신의 대학원 생활, 방학 기간 중의 여행 등에서 겪게 되는 스페인 사람들과 스페인에 대한 에피소드는 삶에 대한 지은이의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들이었다. 

애국가를 작곡한 고 안익태 선생의 부인인 로리타를 방문한 이야기, 까딸루냐 광장에서 벌어진 우리나라의 사물놀이 취재 이야기, 프랑코 정권이 남긴 지울수 없는 아픔에 대한 이야기 들은 여타의 여행서와는 다른 이 책만이 가진 특별한 것으로, 신선하면서도 가슴 찡한 훈훈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들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살아 숨쉬는 이야기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 내어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지 않았나 한다. 물론 스페인 사람들만이 가진 기질에 대해서는 지은이도 이해못하는 부분, 예를 들면 시간 관념이라든지 사랑에 대한 생각은 역시 문화적인 차이로 와닿았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적인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해주고 온몸으로 끌어안을 때만이 진실로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지은이는 하나의 인격체로서 다른 나라 사람이 아닌 그네들의 친구로 동생으로 언니로 아니면 때로는 누나로 진솔하게 그들을 끌어 안음으로써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잠재해 있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고,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도 지은이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지은이의 재기발랄한 글과 현지의 모습을 담은 많은 사진은 내가 마치 스페인의 한 도시를 거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묘한 매력을 가져다 주었다. 

“스페인 사람들은 웬만한 햇빛은 양산이나 모자로 가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해가 비치는 쪽을 따라다니며 그 따스함을 즐긴다. 아무래도 스페인 사람들은 그런 방식으로 식물처럼 광합성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식물이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산소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지나간 일이나 우울한 일은 모두 햇볕에 태워 날려버리고 기분 좋은 생각과 유쾌한 웃음으로 자신을 채우는 '인간 광합성 작용'.(본서 제51쪽 참조)”

이말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하게 와닿은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여행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 나를 모르는 사람들 틈 바구니에서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않고 자유로이 생활할 수 있고,  복잡하고 꽉짜인 일상을 탈피하고 여유를 가진다는 점에 있는데, 스페인 사람들이 보여준 이러한 여유롭고 정열적인 모습은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우리들 가슴속에 뭍어 두었던 우울하고 슬픈 일들을 날려 버리고 싶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우리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들 가슴속에 잠재해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불러 내야 할때가 아닌가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가 여행을 마치며 “이거야말로 더 흥미로운 인생이잖아1”라고 외쳤듯이(본서 제6쪽 참조), 우리도 우리들 인생에 있어 가장 흥미롭고 즐거운 때를 찾아,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꼭 이 책에서와 같은 여행이든, 아니면 공부든, 아니면 자신이 진정하고 싶은 다른 일이든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진정 자신이 간절히 원하고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집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안의 앨리스를 불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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