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소폰의 거인, 존 콜트레인 대표작 10선

1967년, 4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색소폰의 거인 존 콜트레인은 재즈사가 기억하는 대가들 중 하나다. 1955년,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멤버로 가입한 존 콜트레인은 주류 재즈 무대에 등장하며 얼마 후에 맞게 될 무한한 비상을 위한 치열한 연주 내공을 쌓아간다.

그로부터 10년, 존 콜트레인은 짧지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신화로 남게 된다. 쉬츠 오브 사운드(Sheets of sound)라 명명된 스피드와 테크닉의 한계를 뛰어넘은 한 연주 기법, 재즈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펼쳐놓은 그의 클래식 쿼텟 (Classic Quartet) 을 통해 존 콜트레인은 모던재즈의 가장 찬란한 분수령을 일궜다.

이런 가공할만한 음악적 성과에 더해 존 콜트레인은 '재즈 정신'(Jazz Spirit)의 표상이기도 했다. 1960년대 초, 공민권 운동으로 대변되는 흑인 민중들의 아우성을 존 콜트레인은 자신의 색소폰 연주로 승화해 낸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1964) 은 무한 자유의 예술 재즈를 통해 억압과 차별로 얼룩진 흑인 사회에 찬란한 서광이 되 주었다.

올해 9월 23일은 존 콜트레인 탄생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짧지만 굵었던 그의 발자취를 지금 소개하는 10장의 대표작을 통해 찬찬히 음미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한다.



1. Lush life(1957) -Fantasy/Prestige

마일스 데이비스의 그늘을 벗어난 존 콜트레인의 독자적인 음악성이 감지되는 작품. 유창하고도 감성 짙은 테너 색소폰의 울림을 선사한 앨범은 발라드 연주 'Like some in love' , 'Lush Life'로 모던 재즈사의 위대한 출발을 감행한다.




2. Blue Train (1957) -Blue Note

블루노트에서 발표한 그의 유일한 작품이자 모던 재즈계에 길이 남을 명반으로 칭송되는 작품. 진한 여운을 발하는 대곡 'Blue Train' 하나만으로도 앨범의 가치는 빛난다. 50년대 후반, 주류 재즈계의 콜트레인 돌풍을 예고한 앨범 'Blue Train'은 향후 10년간 이어질 존 콜트레인 신화의 신호탄이었다.




3. Soultrane(1958)-Fantasy/Prestige

국내에 처음으로 라이센스로 소개된 콜트레인의 앨범. 'Lush life'에 이어 레드 갈란드(p)와 폴 체임버스(b)의 공력이 진가를 발휘하며 하드 밥의 열기를 뿜어낸다. 종횡무진 리듬의 생기로 넘실대는 'Russian Lullaby', 'You say you care' , 사랑스런 발라드 연주 'Theme for Ernie'가 귀에 아른거린다.




4. Giant Steps(1959)-Antlantic

같은 해 마일스 데이비스가 발표한 문제작 'Kind of Blue'에 비견될 모던 재즈의 위대한 발자취다. 파격적인 대우로 소속사를 아틀랜틱으로 옮긴 존은 코드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파격적인 즉흥연주를 창조해낸다. 타이틀 곡 'Giant steps'는 코드를 여러 겹 쌓아올린듯한 음의 장관을 그려낸 존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훗날 음의 덩어리, 이름 하여 '쉬츠 오브 사운드(Sheets of sound)' 로 명명된다.


5. My favorite thing(1960)-Atlantic

대중적인 레퍼토리로 포진되며 지금껏 가장 사랑받는 존의 걸작. 그가 작곡한 아름다운 발라드 연주 'Everytime we say goodbye'가 주목받았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도 소개된 사랑스런 연주 'My favorite thing'은 싱글로도 커팅되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도 올린다. 당시로선 5만장이란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은 그가 본격적으로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를 소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6. Avant-Garde(with Don Cherry; 1960)-Atlantic

프리재즈 운동의 기수였던 트럼펫터 돈 체리와 협연한 존 콜트레인의 프리 재즈 신고작. 모던 재즈계의 파란을 일으킨 색소폰주자 오넷 콜먼과 그의 친구들을 향한 오마주격인 이 작품은 향후 프리-아방가르드로 변모해 갈 그의 음악성을 예고해줬다. 앨범은 대중성 부재라는 취약성으로 인해 녹음된 지 6년이 지난 1966년에서야 발매됐다.



7. Afric/Brass(1961)-Impulse!

맥코이 타이너(p), 엘빈 존슨(dr), 지미 개리슨(b)로 구성된 존 콜트레인 클래식 쿼텟(Classic Quartet)의 실체를 드러낸 임펄스! 레이블 데뷔작. 재즈야말로 흑인성의 진정한 발현이란 나름의 고민을 야심차게 표출한 앨범은 아프리카 리듬과 인도 라가 선법을 소개하며 이전 그의 작품서 접할 수 없었던 실험적 사운드로 가득하다. 다양한 관악기가 이합 집산되며 장엄한 스펙터클을 발하는 'Greensleeves'는 앨범 중 단연 백미다.


8. John Coltrane & Duke Ellington(1962)-Impulse!

재즈 스탠더드 본연의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킨 걸작. 거장의 반열에 등재된 듀크 엘링턴과 젊은 대가 존 콜트레인의 협연은 'In a sentimental mood'를 통해 재즈사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승화된다.





9. John Coltrane & Johnny Hartman(1962)-Impulse!

재즈 보컬리스트와 협연으로 꾸며진 그의 유일한 작품. 크루너(Crooner)의 대사 자니 하트만과의 만남은 재즈 발라드 연주의 전형을 제시했다. 'My one & only love', 'Autumn Serenade'등 포근하게 감싸는 가을빛 재즈 발라드의 진수를 담은 존의 히트 앨범 중 하나.




10. A Love Supremes(1964)-Impulse!

신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을 재즈로 구현한 존 콜트레인의 음악성의 분수령. 아울러 공민권 운동을 통한 흑인 사회의 아우성을 표출한 4부작 컨셉 앨범. 재즈를 통해 흑인 음악의 본령 가스펠의 심오함을 담아내는 'A love Supremes'는 재즈의 영역을 뛰어 넘어 아프로 아메리칸 뮤직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추대되고 있다.



  2006/09 정우식 (jasbs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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