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윌러 지음 / 시공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 8월의 찌는 듯한 더위는 사람을 엄청 지치게 만든다. 저녁에도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설치게 하니 낮인들 제대로 된 생활이 가능하겠는가. 누구나가 이럴때 쯤이면 푸른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와 아니면 싱그러운 숲들이 어우러진 계곡과 산을 그리워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찌는 듯한 무더위의 8월이면 으레히 이 책이 떠오른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계절도 한 여름 정확히 8월이다. 중년의 두 남녀가 그것도 하룻만에 가까워진다는 설정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랑이라고 포장한 불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ꡐ옛날에 꿈이 있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내게 그런 꿈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ꡑ라고 말하는 프란체스카와 자신의 시대에 뒤쳐진 카우보이라고 하는 킨케이드. 예이츠의 시를 읊으며 서로의 이상을 이야기하며 어느새 서로에게 빠져버린 두사람.


프란체스카가 자식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얘들아, 내가 말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렴.” 이라는 대목이 주인공들의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문구가 아닐까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게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당사자들도 잘안다. 프란체스카는 무료하고 따분한 생활이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식들과 남편을 염려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하고, 이를 이해하는 킨케이드.


마치 한편의 하이틴 로맨스를 성인물로 둔갑을 시킨 듯한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필체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할만큼 매력적이다. 허구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구성한 스토리는 읽으면서도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장면을 연상시키게 하는데, 이는 남자 주인공 킨케이드를 사진작가로 설정한 것도 한몫을 한다고 하겠다. 사진은 순간을 포착하여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특히, 추억이라는 감정에 빠뜨리는 매력적인 매개체이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 것이 다르듯이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의견은 분분할 것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점을 되집어보면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싶은 사랑에 대한 목마름 내지는 믿음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처음의 불같은 사랑이 점점 옅어지는 남녀간의 관계에서 이런 사랑이야기는 단순히 불륜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자신들의 사랑에 대한 열정이 아직도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수려한 글들을 따라 읽다보면 이 무더위도 잠시 가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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