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음악 - 지식의 초점 6-006 (구) 문지 스펙트럼 6
구경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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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미술, 건축, 음악, 문학, 연극 등 모든 장르들이 영화라는 하나의 장르안에 용해되어서 새로운 예술 장르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화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영상과 소리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지각하는 것은 영상과 소리이다. 보이는 것은 사물 자체의 모습이 아니라 투영에 의한 허구적인 이미지이며 들리는 소리 역시 선택적으로 녹음되어 편집된 사운드이다. 영화는 이러한 이미지와 사운드의 인위적인 조합인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지각 자료는 이 두 가지 밖에 없다(본서 13쪽)."라고 지은이가 밝히고 있듯이 우리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직접 접하게 되는 것은 영상과 소리 이 두가지인 것이다.

이 책은 그 가운데 하나인 음악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지은이가 음악작곡가 출신이다보니 음악적인 측면에서 영화에 접근해가는 방식은 이제까지의 영화음악에 대한 책들이 천편일률적이었던 것에 비해 조금은 색다르고 참신함이 뭍어나오는 내용들이 눈에 띄였다.

지은이는 자신의 전공을 100%살려 음악이론을 우리에게 쉽고 편하게 설명하면서, 이를 영화음악에서 살펴보는 단계를 거치는 식으로 이야기해주어, 막연하게만 느끼던 것들을 좀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하고 있다. 특히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쓰여진 음악이라든지 '사운드 오브 뮤직'에 실린 음악 등 여러 영화에 실린 음악들을 분석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은 무척 재미난 경험이었다.

영화 한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지은이의 주관적인 느낌을 영화에 실어서 이야기 하던 다른 책들과 달리, 지은이는 영화에서 음들이 어떤 식으로 쓰이고 있는지를 직접 보여주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1편에서 사운드의 유형, 기능 등은 일반론적인 이야기이지만 기본 특성이나 음정의 계단, 조성의 공간 등에 대한 이야기는 지은이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2부에서 음악의 시간적인 개념을 영화에 접목시켜 설명하는 글들은 재미난 부분이었다. 물론 여기에 실린 글들이 색다르다거나 여태 들어보지 못한 내용의 이야기들은 아니다. 다만 글을 이끌고 나가는 방식이 참신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3부에서는 '영화에 음악이 없다면' 이라는 제목아래 음악이 영화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인물, 이미지, 내러티브, 주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음악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영화를 사례로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지은이가 음악에 대한 전문가라는 이점을 잘 살린 책으로, 영화음악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다. 하지만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이 전혀 새롭거나 아니면 새로운 주장이라거나 하는 파격적인 내용의 글은 아니다. 단지 영화음악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참신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피날레 부분에 실린 '너'와 '나'의 소통에 대한 글은 솔직히 지은이의 감상에 치우친 글로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영화와 음악이라는 소재의 글에 굳이 이 이야기가 들어설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갑자기 이야기의 주제가 급선회한 탓에 글의 전체적인 흐름이 갑자기 끊겨 버린 느낌이다. 지은이는 자신의 음악생화에 많은 영향을 준 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이야기의 전체적인 주제가 흐트려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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