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방송의 화두, HD
2006 월드컵을 위한 AV 완벽 가이드 2
2006.05.16 / 황준호(AV 칼럼니스트) 

지금 세계 방송계의 가장 큰 이슈는 HD와 디지털이다. 스포츠 중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HD방송의 높은 퀄리티는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거역할 수 없는 HD방송, 이번 월드컵의 쟁점과 활용 방법을 안내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비교해 지금 AV 분야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HD방송과 HD 시스템이 일반화되었다는 점이다. 4년 전에도 HD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판매되긴 했지만, 당시는 대부분 프로젝션 TV가 많이 팔렸다. HD수신기 역시 대부분 일체형이 아닌 분리형으로 되어있었으며, 수신기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AV 애호가들에게는 이번 월드컵이 HD 시스템을 구축할 절호의 시기가 될 것이다. 지난 월드컵을 20인치 저화질 TV로 지켜봐야 했던 유저라면, 통장 잔고를 확인하며 별러왔던 ‘지름’ 프로젝트를 발동할 때인 것이다.

월드컵 중계, HD로 봐야 하는 이유

HD 중계라는 큰 틀은 같지만 독일 월드컵은 방송 준비 상황에 있어 한일 월드컵 때와는 차이가 있다. 자국 개최의 특성상 4년 전에는 방송사들이 HD는 물론 양방향 데이터 방송과 자체 제작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실시간 제공할 수 있었다. 반면 올해 월드컵은 독일에서 제작된 HD 소스를 일본을 거쳐 전송받는 형태인 만큼 특별한 부가 영상 없이 단출한 차림새다. 공중파 3개 채널 이외에 스카이HD와 케이블 방송, 여기에 디지털 전용극장과 DMB까지 가세해, 영상의 접근 경로는 다양해졌지만 동일한 소스를 사용하는 만큼 예전 같은 풍성함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질적인 측면. HD만의 특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와 기술적 뒷받침이 한층 무르익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HD 전송 규격의 확정과 HD급 평판형 TV의 급속한 대중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이번 월드컵이야말로 진정한 HD의 고화질을 가감 없이 만끽할 수 있는 시발점이라 할 만하다.

따라서 월드컵 체험을 위해 독일까지 날아갈 필요는 없다.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 HD 중계방송이 현장 못지않은 사실감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소스를 막론, HD의 화질은 탁월하다. 하지만 현장감 측면에서 월드컵을 HD로 보는 것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16:9의 와이드 화면은 경기장 전체를 무리 없이 하나에 담아내며, 거의 모든 선수들의 움직이는 모습 또한 한 번에 펼쳐낸다. 두루뭉술하게 보였던 붉은 무리의 응원단은 비로소 하나하나의 표정과 움직임을 가진 생명체로, 녹색 카펫은 생기를 머금은 6월의 잔디로 변모한다. 어디 그것뿐인가? 선수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는 물론, 근육의 움직임과 흐르는 땀방울까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며 멀티채널 사운드는 현장의 열기와 함성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자, 그렇다면 지금 당신의 AV 환경에서 HD방송을 수신하려면? 먼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분리형 HDTV를 이미 가지고 있으며 TV 자체를 바꿀 계획이 없다면 셋톱박스 구입을 고려해보자. 두번째로 PC 환경에 익숙하며 훨씬 저렴한 가격에 보다 개인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면 HD 수신카드가 적당하다. PC 사양이 낮다면 하드웨어 방식이 필요하지만, 어지간한 경우라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프트웨어 방식도 무리가 없다. 하드웨어 방식은 컴퓨터 본체 CPU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작동하므로 다소 비싸지만, 소프트웨어 방식은 본체를 거쳐야만 방송 신호를 HD급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응용되는 셋톱박스와 수신카드 공히 DVI 등의 디지털 출력 단자를 갖추고 있는지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셋톱박스는 일반 가전기기처럼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 손쉽게 설치와 이용이 가능하다. 스카이HD나 케이블TV를 통해 HD방송을 수신할 때, 케이블 연결과 출력 해상도의 선택만으로도 간단하게 시청할 수 있다. 셋톱박스는 제품의 등급에 따라 기능도 크게 달라지는데, 대개 타임시프트와 EPG, 업스케일링 등을 공통적으로 지원한다. 최근의 제품들은 i.Link를 통한 D-VHS 외부녹화와 예약녹화, 영상 편집이 가능하며, 자체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녹화가 가능한 PVR도 각광받고 있다. 다행히 HD 셋톱박스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출시 초기 100만 원에 육박했던 LG의 LST-3430은 현재 80만 원 선. 이 제품은 i.Link를 통해 외부녹화는 물론 자체 내장된 120GB 하드디스크를 통해 동영상 저장이 가능하다. 디지털 녹화가 필요 없다면 최근 30만 원대로 출시된 LST-5200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외에도 스카이HD를 수신할 수 있는 겸용 제품과 DVD 콤보형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HD 수신카드를 이용하려면 PC 사용에 대한 기본적 지식은 물론, 사용하는 PC 및 비디오카드의 사양 및 호환성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케이블 연결을 통한 수신 방법은 셋톱박스와 동일하며, 최근 출시된 외장형 수신카드는 보다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HD 수신카드의 기능은 제공되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달라진다. PC의 하드디스크를 통한 동영상 저장과 편집도 상대적으로 간편하며,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능을 보강할 수도 있다. 셋톱박스에 비해 기능별 선택 옵션과 설정이 다양해 보다 많은 지식을 요하며, 외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기능 확장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HD 수신카드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10만 원 이내에서도 얼마든지 만족스러운 제품을 찾아볼 수 있지만, 워낙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는 만큼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5~10만 원대인 Fusion HDTV5 시리즈(디비코)가 눈에 띄며, 하드웨어 방식의 경우 매크로영상기술의 MyHD 시리즈를 2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TV까지 바꾼다면 HD 일체형 제품으로

물론 셋톱박스와 HD 수신카드 모두 화질 면에서는 연결되는 디스플레이 장비의 성능과 단자에 영향을 받는다. 수신율 또한 지역과 제반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셋톱박스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신과 화질을 보여준다. 반면 HD 수신카드의 경우 PC와의 궁합에 따라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방식의 경우 메인보드의 칩셋에 따라 영상과 음성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이참에 TV까지 새로 구입할 예정이라면 HD 셋톱박스 일체형 TV도 나쁘지 않다. HD 전송 방식이 확정된 만큼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또한 최신의 진화된 TV들은 대개 HD 일체형 방식의 제품이 많다. 현재 갖추고 있는 AV 사양에 따라 HD방송을 즐길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월드컵을 위한 홈시어터 튜닝법

당신이 프로젝터로 HD 중계방송을 시청한다면, 역동적인 영상을 재현하는 데 있어서는 단판식 DLP보다 LCD가 유리할 수도 있다. 콘트라스트와 샤프니스, 감마값은 영화를 볼 때보다 약간 높게 설정하되, 윤곽선과 그라데이션을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조정하도록 하자. 색온도의 경우 푸른 잔디밭을 더욱 생생히 강조하고 싶다면 통상의 6500K보다 좀더 높은 7000~7500K를 고려해볼 수 있다. 단 색온도 역시 수치가 올라갈수록 붉은악마의 적색이 주황색에 가깝게 보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TV의 경우는 높은 콘트라스트와 풍부한 색감, 빠른 응답속도를 지닌 PDP가 LCD TV에 비해 좀더 유리하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프로젝터는 물론 PDP, LCD TV 모두 스포츠 시청에 좀더 유리한 Dynamic, 혹은 Sports 모드 등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운드의 경우 스포츠 중계만을 위한 특별한 설정은 없지만, 경기장의 한가운데에 서있는 듯한 포위감을 맛보고 싶다면 리어 스피커의 출력 레벨을 좀더 높여주거나, 각 스피커 유닛이 시청자 쪽을 향하도록 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멀티 사운드를 제공하는 축구 중계의 경우 프런트에서는 공과 몸이 부딪치는 소리를, 리어에서는 관중들의 함성소리를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소리에 더 비중을 둘 것인가에 따라 각 채널의 출력 레벨을 조절해주면 취향에 맞는 서라운드를 구성할 수 있다. 더불어 DSP 모드를 갖춘 리시버의 경우 Stadium 모드 등을 통해 사운드에 잔향을 부여함으로써 아나운서의 멘트나 관중들의 함성이 마치 장내에 울려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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