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세계화, 비판을 넘어 대안으로, 확대개정판
세계화국제포럼(IFG) 지음, 이주명 옮김 / 필맥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전 홍콩에서 열렸던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서 한국 시위대는 과격한 시위로 인하여 구속이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며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다. 세계화를 반대하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그들이 갑자기 과격한 양상을 띠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만 봐서는 시위대가 무조건적으로 잘못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화관련 행사장에서의 시위를 담은 사진이나 글들을 많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지만, 실상 세계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많은 각국의 사람들이 세계화에 반대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 매스미디어들도 그러한 것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시위장면만을 보여줄 뿐이다(이 책은 이러한 매스미디어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오늘날의 대부분의 매스미디어들이 대기업들에 의해 장악당한 상황에서 정확한 보도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하겠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아무 생각없이 매스미디어에서 보도하는대로 받아들이는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세계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세계화"....


이전 김영상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세계화는 세계화가 지니는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켰지, 그 이면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아 일반인들은 세계화는 좋은 것이다라는 공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연한 명제가 아니라 우리의 요구에 따라 취사선택되어져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지은이가 "세계화 국제포럼"이라고 되어 있듯이 이 책은 한 사람에 의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세계화와 관련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 온 사람들이 세계화의 본질과 그 폐해, 그리고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서 다각도로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지역화"라고 하겠다. 소위 다국적기업으로 불리는 거대기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재의 상황은 인간과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위해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고, 그 중심에는 세계무역기구,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이 있으며 그 배후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버티고 있다. 이러한 체제는 더 이상 유지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소위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개발도상국들이나 후진국들에 대해 그들만이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동질화, 획일화하려는 기업들의 횡포는 모든 분야를 한손에 거머쥐고 자신들에게 맞는 체제로 만들어 버리려는 아주 위험한 발상인 것이다.


이로 인해 각 국가간의 빈부차는 더욱 심해지고 그 나라가 오래전부터 영위해온 자연은 세계화를 위해 파괴되고 인간은 하나의 부속품처럼 취급되어져 간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것들에 대해 많은 인용자료와 글들을 통해 아주 세세할 정도로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감정적으로만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쓴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한 글쓰기는 때로는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언급한 측면이 있지 않나하는 의문을 가지게 하며 책읽는 재미를 반감시키기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근자에 읽은 책 중에서 많은 시간을 요구한 책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세계화를 무조건적으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화를 대신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가진 흡입력은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고 하겠다. 단순히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에 대한 대안을 학자들에 따라 다양하게 소개하고 이에 대한 우리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들이 지역적인 목소리를 낼때가 왔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일 앞장에 하얀 여백에 쓰여진 "지구가 가진 자원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소수의 탐욕을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간디의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세계화"는 몇몇 기업과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으로 바꾸어져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