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6 - 마지막 김장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식객 6은 3권 이후로 약간 힘이 처지는 듯한 식객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3권 이후부터는 음식에 대한 소개 위주로만 되어 있거나 아니면 지은이의 감정을 과다하게 표출하다보니 독자들과의 사이에서 중립선을 유지하기가 많이 어려운 듯 해보였는데 이 6권에서는 그러한 우려를 말끔이 씻어내는 그야말로 식객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26화인 마지막 김장은 겨울철만 되면 우리네 김장 문화의 독특한 협동정신과 가족애가 느껴지는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다. 요즘은 예전처럼 대가족이 아니고 핵가족이다보니 김치를 집에서 직접 담궈먹기 보단 마트나 할인점 등에서 구입해서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솔직히 김치가 가지는 깊은 맛은 없다. 다만 편하고 잠깐 먹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하여 우리들의 김치문화를 조금씩 알게 모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문화도 거기에 맞추어 변해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가 갈수록 자꾸만 아쉬워지는 것은 이처럼 우리네의 정서가 느껴지는 문화가 차츰 퇴색되어 간다는 것이다. 쉽고 편하고 빠르다는 것만으로 이런 우리의 좋은 문화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올 겨울 우리들 집밖으로 가족들의 웃음이 번져나가는 김장김치를 생각해본다.

그 외에도 빙어, 대게, 구룡포에 대한 바닷냄새 물씬 풍기는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으며 특이하게도 '여기는 8000M'라는 에피소드에서는 지은이가 직접 산악 등반을 하면서 거기서 느낀 것을 음식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데 그야말로 지은이의 정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만화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이란 현실을 벗어난 허구화된 것이나 과장된 소재등을 통하여 현실비판적인 의식을 담을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마치 한권의 음식기행 전문서와도 같은 사실적인 이야기를 통하여서도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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