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투자들 SE - [할인행사]
리들리 스코트 감독, 에드워드 폭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 '결투자들'은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비주얼의 대가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데뷔작품이다. 조셉 콘라드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나폴레옹집권기의 프랑스를 주 무대로 하고 있다.

시장의 조카를 상대로 결투를 벌여 큰 상처를 입힌 가브리엘 페로(하비 케이틀 분)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은 알몬드 듀베르(키이스 캐러딘)는 자신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결투를 신청한 페로에게 부상을 입힌다.

페로는 결투에서 부상을 입자 자신의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는 집념 하나만으로 전쟁 중에는 결투를 금지하는 프랑스 법으로 반년을 기다리면서 까지 결투를 신청하는 집요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듀베르는 처음엔 페로의 이러한 계속되는 끈질긴 결투 신청을 피하려 이런 저런 궁리를 하지만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차츰 결투에 집착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결투는 무려 1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계속된다.

이 과정에서 두 주인공은 결투의 이유에 대해서는 잊어 버린 채 결투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 즉 주객이 전도되어 서로에 대한 강한 집착과 증오만이 남게된다. 어떤면에서는 지루하기 그지 없는 계속되는 결투 장면이지만 결투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공명심에 대한 이상심리를 잘 드러낸 스토리 구조와 1800년대라는 시대상과 맞물려 당시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세트와 미술 등은 과연 비주얼의 대가라고 평할만한 리들리 스콧의 재능을 보여준다. 너무나 완벽에 가까운 화면 구성은 정지된 상태에서는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았으며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광고계에서 쌓은 리들리 스콧의 감각적인 영상이 빛을 발한 영화였다. 최근의 리들리 스콧의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들과는 달리 '블레이드 러너'와 더불어 초기 리들리 스콧의 작가주의 정신이 잘 드러난 수작이라고 하겠다. 젊은 시절의 하비 카이텔과 키이스 캐러딘이 프랑스 군 장교로 분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디비디 타이틀의 화질이나 사운드는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리들리 스콧의 뛰어난 영상을 감상하는데 큰 지장은 없으며, 스페셜 피처로 제공되는 감독의 코멘터리와 그의 단편 영화도 이 타이틀을 감상하는 재미를 붙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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