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만화의 세계 살림지식총서 120
박인하 지음 / 살림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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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문에서 지은이는" 장르 만화는 만화와 독자가 만나는 교집합에 위치한다.하지만 우리는 애써 이 장르 만화의 존재를 무시해왔다.장르의 다양한 의미와 만화에서 장르의 특별한 의미,그리고 장르 만화로 만화가 존재하며 재생산되는 모습을 정리하고 싶었다.이 책은 그 첫 걸음이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문화의 다른 영역과 달리 만화에서 장르가 가지는 의미와 그러한 장르의 구분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다른 창작물들과 달리 우리는 만화에 대해서만 유독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으며 아직도 그러한 시선의 변화는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합니다.지은이는 이러한 만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과 그에 따른 만화에서의 장르의 무시는 만화라는 창작물이 하나의 문화적 매체로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지은이가 밝히고 있듯이 만화에서 장르는 수용자의 반복 체험을 통해 특정한 의미체계를 구성하고, 이 특정한 의미 체계는 수용자의 기대감을 만들어내고,장르 만화의 서스펜스를 즐기게 합니다.이처럼 장르 만화에서 만화를 소비하는 이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장르만화의 출발점이자 끝이고 장르만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인이 됩니다.

우리 만화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6,70년대의 어린이 잡지를 통한 만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80년대의 여러 종류의 만화잡지들이 생겨나면서 독자층도 연령대별로 확산되고 '만화도 사서 본다'는 식의 생각이 형성되면서 차츰 만화의 정착을 이루는가 싶더니만 도서대여점이 생겨나면서 한창 망울을 피우려던 만화시장은 또 다시 침체기로 접어들고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점들은 장르만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지은이는 만화를 이끌고 나가는 사람들이 먼저 장르만화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연구를 통한 문제를 적시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다보니 장르만화는 불완전한 정착을 하게되고 이는 제작,판매,평가시스템의 왜곡을 낳게 하였으며 우리 만화의 유통,마케팅에서의 고질적인 병폐를 낳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만화시장이 침체하게 된 원인의 선,후가 무엇인지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만화를 창작하는 사람들이나 이를 소비하는 독자들의 만화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장르만화라는 것을 언급하기도 전에 우리 만화시장은 고사하고 말 것입니다.지은이의 말대로 무엇보다도 만화를 제작,유통시키는 쪽에서의 이러한 문제점들에대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지 무조건 독자들에게 만화를 보아달라는 식의 감정적인 대응은 이제는 더 이상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은 많지 않은 분량의 지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르만화에 대한 지은이 나름대로의 분석과 연구가 이루어진 독창적인 책으로 우리가 여태 간과하였던 부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습니다.다만 지면관계상 언급되는 만화에 대한 단편적인 소개와 SF만화에 대한 많은 지면의 할애와 같은 지면 분배의 균형감각이 모자라는 듯합니다.아마 이는 이 책이 지은이의 원고를 초안으로해서 재작성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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