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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부일체 SE (2disc)
윤제균 감독, 정웅인 외 출연 / 아이비전 엔터테인먼트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한동안 조폭영화가 영화의 한 장르인 것처럼 인식될 정도로 많은 양의 조폭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만 대부분의 영화들은 볼거리에만 주안을 둔 나머지 액션에만 치중한다든지 아니면 조폭을 희화화하여 과도한 웃음을 유발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일련의 조폭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은 외형만 조폭영화라는 형식을 빌려왔을 뿐 그 내용은 사학비리라든지 학교내 폭력이라든지 하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어 기존의 조폭영화에서 보아왔던 것들과는 다른 면을 부각시킴으로써 영화가 추구하는 재미와 더불어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우리사회의 교육현실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전달해주고자 하는 의도가 잘 소화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영화는 평소 ‘두목과 스승,부모는 하나다’라는 ‘두사부일체’를 조직의 계율로 삼고 살아가는 단순 무식한 조폭 정준호가 조직 보스의 명령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하여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학교내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아두고 있는데 다른 조폭영화와 달리 이 영화가 흥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조폭이나 학교와 같이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가지의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과 영화에 등장하는 정웅인이나 정운택등의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는 특성을 아주 잘 포착하여 스크린에 그대로 투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언제나 깔끔하고 준수한 역으로만 출연하던 정준호가 조폭으로 그것도 아주 무식한 조폭으로 나온다는 캐릭터의 설정은 신선한 발상이었으며 또한 수많은 졸개를 거느리는 조폭의 두목인 정준호가 학교내에서 어린 깡패들에게 쩔쩔매는 모습은 웃음을 머금게하는 재미난 설정이었습니다.
영화는 초반부의 코믹한 장면들이 후반부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가슴 찡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억지로 그러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 아니었으며 또한 우리의 현실과도 너무나도 닮아있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에 대한 흡입력은 여타의 조폭코메디 영화에서 느끼는 억지식의 휴머니티와는 질적으로 다른 감동을 관객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그간 수없이 쏟아져 나온 많은 조폭코메디중에서도 단연코 그 빛을 발하는 잘 만들어진 수작임에는 틀림없다고 할 것입니다.물론 이 영화가 세부적으로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스토리의 전개과정이 눈에 안띄는 것은 아니나 그러한 점도 이 영화가 가지는 위와 같은 매력으로 인하여 충분히 감내하고도 남을만한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디비디 자체의 화질이나 사운드는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수준이며 스페셜 피처로 수록된 삭제장면이나 감독과의 대화등은 별다른 점은 없습니다.실제있었던 사학비리를 모델로 하여 조폭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그 부분을 터치한 감독의 재능은 높이 살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