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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위 가오가이가
가장 순수하게 로봇에 열광하는 것은 아이들이다. 그래서 로봇이 어린이 친구와 함께 악을 무찌르는 정의의 용사로 나오는 작품은 방송국 단골 메뉴이다. 가오가이가는 끝없는 용기와 정의감에 불타는 주인공, 변신 합체를 통한 파워업, 말을 할 줄 알아 친밀한 감정 교류가 가능한 일련의 용자 로봇 미학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정해(치유)를 맡는 초등학생 마모루와 전투를 전담하는 20대의 청년 가이로 이원화된 주인공 시스템. 이는 가혹할 만큼 격렬한 전투를 치르는 것이 어린이가 아니라는 해법으로 표현 수위의 한계를 확장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아동은 물론 청소년층 이상까지 매료시켰다. 화려함이 극치에 달한 합체씬, 풍부한 조역 메카, 공구형 무기 디자인의 참신함, 개성 만점의 등장 인물 역시 장점이다. 호기롭게 선언한 "용자왕"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송로사)
17위 황금날개
김청기 감독 등 <로보트 태권V>를 만든 주요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1978년 선보인 <로보트 태권브이와 황금날개 1.2.3(이하 '황금날개')>의 주인공 캐릭터. <황금날개>는 지구를 지배하려고 하는 외계인과 황금날개 삼총사가 벌이는 한판 승부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평소 소심하고 겁 많은 고아이지만 한번 변신하면 절대적인 초능력을 발휘하는 황금날개 1호, 표범의 모습을 가진 황금날개 2호 검은표범, 지구를 수호하기 위해 산업용 로봇에서 공격용 로봇으로 개조된 황금날개 3호 청동거인 등이 외계 무리에 맞서는 주인공이다. 특히 드라마의 갈등 구조 등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탄탄한 스토리로 어린이 관객을 더욱 매료시키기도 했다. <로보트 태권V>의 전성기에 '태권V' 제작진의 손에 탄생한 황금날개 삼총사는 <로버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에서 강적 태권V와 맞붙게 된다. 그러나 3호 조종사 뚝심이가 죽고 황금날개 1호의 정체가 드러난 후 황금날개 시리즈는 더이상 탄생하지 않았다. (김영훈)
18위 골라이온
강력한 힘을 믿고 신에게 대항하다 신체를 5개로 분리당한 비운의 로봇. 검은색, 붉은색, 녹색, 푸른색, 노란색의 다섯 마리 사자가 각각 머리와 양쪽 팔, 양쪽 발로 합체하는 대표적인 변신 합체 로봇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어떤 물체라도 한번에 벨 수 있는 ‘십왕검’과 가슴에 새겨진 마크에서 발사되는 ‘크로스 빔’ 등의 필살기뿐만 아니라 조종사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비범한 재주까지 발휘해 로봇계의 절대 강자가 됐다. 반인 반수의 가르라 제국에 대항하는 다섯 청년이 이웃 혹성 알테이어 왕국으로 도망가 골라이온을 만나면서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시작된다. 다섯 명의 청년 중 푸른 사자에 탔던 김인식이 전사한 후 알테이어의 팔라 공주가 직접 푸른 사자의 파일럿으로 나서기도 했다. 깔끔하고 파워 있는 메카닉 디자인과 박진감 넘치고 판타스틱한 출격 장면 그리고 ‘다섯이 하나의 길을 간다~’로 이어지는 주제가도 빼놓을 수 없는 골라이온의 백미. 특히 80년대 초 비슷한 시기에 출현한 골든라이탄, 갓마즈, 브라이거 등 다른 로봇에 비해 완구와 프라모델 시장에서 유독 인기가 많았다. (윤혜정)
19위 게타로보
합체 변형 로봇의 원조 로봇. 1972년 마징가 Z보다 2년 늦게 선보인 게타로보는 일본에서도 처음으로 변형, 합체의 획기적인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인디언 전사의 이미지를 로봇 디자인에 도입하고 전대미문의 특수 효과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뒤따랐다. 보통 일체형 로봇과 이를 조종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기존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세 명의 주인공과 세 대의 로봇이 등장하고 훨씬 다각화된 드라마가 펼쳐진다는 점도 게타로보가 일군 성과다. 특히 게타로보의 개성 만점 삼총사 열혈(료우마), 냉소(하야토), 코믹(무사시)이 만들어내는 청춘 드라마는 로봇에 더욱 신선한 힘을 불어넣었다. 게타로보는 원래 3단 가변식 우주 개발용 로봇으로 개발됐지만 갑작스런 공룡 제국의 공격을 계기로 전투용으로 개조되며 그 진가를 발휘한다. 출동할 때 이글호, 재규어호, 베어호 세 대의 전투기로 출격하며 합체 순서에 따라 게타 1,2,3호라는 세 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변형된다. 국내에서는 TV로 방영된 적이 없는 터라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슈퍼 로봇 대전>과 같은 게임 마니아들의 열혈 지지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윤혜정)
20위 게타로보G
전작 게타로보가 선보였던 '변신과 합체'의 미학을 계승 발전시킨 작품. 원작자 나가이 고가 자동차 추돌 사고에서 얻었다는 '로봇 3대 합체'의 아이디어는 단순한 합체가 아니라 평소에는 3명의 파일럿이 따로따로 운용하는 3대의 메카닉이 합체하여 하나가 되는 것이다. 게타의 이러한 획기적인 성능은 <게타로보G>에 이르러 더욱 다이내믹해진다. <게타로보>의 게타 1, 2, 3 세 로봇은 각각 게타 드래곤, 게타 라이거, 게타 포세이돈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과거의 게타와 달리 처음부터 전투용으로 제작된 터라 성능도 더욱 강해졌다. 게타로보G의 'G'는 'GUTS', 즉 용기, 기력, 베짱, 근성이라는 뜻의 속어인데, 이는 게타로보 시리즈가 '열혈과 근성'을 모토로 삼는 거대 로봇물의 컨셉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정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