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거장들의 내한 공연이 줄을 잇는 것 같다. 얼마 전에 그룹 Chicago가 다녀갔었는데, Jeff Beck과 Bob Dylan도 온다고 한다. 그림의 떡이다. 보러가기는 거의 힘든 상태다. 시디나 디비디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거기다가 Jimi Hendrix의 미공개 음반이 40년 반에 발매된다고 한다. 힙합으로 도배되다시피 한 팝씬에 거장들이 돌아오고 있다. 

 

 

 

 

 

지미 핸드릭스는 살아 생전에 3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그가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공연 중 기타를 부수거나 불사르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번에 새앨범이 발표되면서 그가 발표했던 3장의 앨범을 CD와 DVD로 묶어서 패키지로 발매한다.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것 같다. 요즘은 기존에 발매된 시디에 라이브 음악을 보너스로 넣는 것 뿐만 아니라 디비디까지 끼워준다. 거기다가 디지팩이고.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패키지다. 

그의 음악은 한 마디로 록 음악이 가진 반항과 저항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 음악이었다.백인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한 록 음악과 기타에서 전무후무한 사운드를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도 그가 가진 상징적인 이미지는 남다르다. 닉슨 대통령이나 흑인 단체들이 그를 끌어들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그가 가진 영향력은 대단했다. 물론 그는 음악만을 고집했다.  

기존의 질서를 철저히 해체하는 듯한 그의 연주 방식은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강한 디스토션이 걸린 피드 백과 와우 와우 주법은 소음을 소리로 만들어냈다. 그의 이런 사운드는 현재까지도 록 씬에서 많은 후배들에 의해 답습이 되고 그 정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미 헨드릭스가 정제되지 않고 거친 듯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그에 비해 제프 벡은 아주 깔끔하고 산뜻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한때 지미 페이지, 에릭 클랩톤과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에 언급이 될 정도로 기타에 있어서는 신도 서러워 할 정도다. 아직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지미 헨드릭스처럼 충격적인 사운드나 장면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프 벡은 즉흥적인 연주를 잘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그가 발표한 앨범 'Blow by Blow'는 기타의 교본이라고 불릴 정도이며,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고 수많은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한 사람은 이미 오래 전에 고인이 되었고, 한 사람은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 인생이라는 것은 알 수 없다. 그래도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그가 보여준 실험적인 사운드와 정신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록 음악이 가져다 주는 가장 큰 기쁨은 신난다는 거다. 반항과 저항의 정신도 신명이 나야 하는 거다. 우울하고 침울한 반항은 더 이상 진전과 발전이 없다. 오히려 극단적으로 치닫다보면 허무주의로 빠질 염려가 있다.  

예전에 비해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많이 지쳐있다. 경기가 안좋다보니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대학을 들어가는 것도 힘들지만 대학을 나와서 취직하는 것이 더 힘든 세상이 되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럴 때 일수록 록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 젊은이들이 록 음악처럼 즐겁게 이 사회에 반항하며 이 사회를 좀 더 개방적이고 다원화된 사회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그래서 왠지 이 밤에 제프 벡보다 지미 헨드릭스가 더 듣고 싶어진다. 물론 제프 벡도 좋다. 

 

 

 

 

 

저항, 반항이라고 하면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밥 딜런이다. 미국 대중음악에 있어서 포크 음악이 가지는 위치는 남다르다. 60년대 히피 문화와 함께 반전운동을 주도하며 젊은이들의 정신을 대변했던 음악은 바로 포크 사운드였다. 이 포크 사운드는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서 군부 독재시절 젊은이들의 아픈 영혼을 달래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발표한 앨범 'Blowin’ in the Wind'는 밥 딜런의 본의와 달리 당시 학생운동에 널리 불리면서 상징적 존재가 되어 버렸는데, 후일 자신은 자신의 노래가 그런 운동권과는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해서 화제가 되었다. 여하튼 그의 음악은 그의 본의가 아니든 말든 당시 젊은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그의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애청되고 있다. 

3월 봄이 오는 길목에서 거장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그들이 한참 활동하던 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다만 그들이 나이가 자꾸 먹는다는 거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이 있어서 팍팍한 이 일상도 그래도 견딜만 하다. 이번 주는 이들의 음반을 들으며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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