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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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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그 어느때보다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높은 물가, 실업률, 주식시장 침체, 그로 인한 자살률 증가 등. 그런데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융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으로 어느 나라없이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웃나라 일본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이 책은 무한경쟁시대로 내몰린 채 경제적 위기로 괴로워하는 일본 100만 독자를 일으켜 세운 책이라고 한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서점가에는 처세서와 경제서가 대세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술을 강조하는 책들이나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현실도피적인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물론 이런 책들을 싸잡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빠진 채 일단 이기고 보자는 식의 사고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들에게 만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힘이 들더라도 고민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고민이 바로 힘이 된다는 것이다. 
   

재일 한국인이었던 지은이는 일본과 한국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으로서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것들을 고민했다고 한다. 일본인으로서 현재를 살아가기도 힘든데, 재일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말을 안해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오히려 지은이는 더 강해졌다고 한다. 자신의 그런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강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고민의 힘이 살아가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지은이는 자신의 청춘을 지배했던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모델로 삼아 고민하는 삶의 방법을 설명한다. 나쓰메 소세키나 막스 베버는 모두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근대가 시작될 무렵 동시대를 호흡한 인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제국주의가 발흥하는 모습이나 급격한 변화와 발전으로 인간은 점점 소외되고 고립되어 가는 모습이 현재 세계화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사회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어서, 그들이 당시 고민한 것들을 통해 현재 우리들의 삶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자아, 돈, 지성, 청춘, 종교, 일, 사랑, 죽음, 노년 등 하나같이 만만하지 않은 주제다. 지은이는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하기를 바라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과 막스 베버의 이론을 위 질문들에 대입하여 설명하는 지은이의 통찰력은 눈부시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쓰지 않고 아주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 느낌이 들 정도다. 어떠 면에서는 많은 고민이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간단하게 답할 수 있는 지은이만의 혜안을 길러준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은이가 재일 한국인이어서인지 책 중간 중간에는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무척 설득력있는 글들이 많다. 얇은 책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인생의 무게감은 하루 이틀 고민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지은이는 아직도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일본과 한반도를 종단하거나,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한다. 아직 지은이는 청춘이다. 그만큼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을 통해 강해졌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뻔뻔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시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꿰뚫고 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 지식의 세계가 모두 가득 차 있습니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간섭을 하거나 옥신각신해도 폐쇄감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 젊은 사람들은 더 크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계속해서 결국 뚫고 나가면 뻔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새로운 파괴력이 없으면 지금의 일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본서 제170쪽 참조)”

이 말은 비단 일본에만, 그리고 젊은이들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뻔뻔해질 수 있는 성찰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기존의 처세서들과 달리 잔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하는 삶의 자세를 가르치는 것이어서 깊은 맛이 나는 책입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지금 현재 많이 힘들어하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사실 지금의 시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꿰뚫고 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 지식의 세계가 모두 가득 차 있습니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간섭을 하거나 옥신각신해도 폐쇄감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 젊은 사람들은 더 크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계속해서 결국 뚫고 나가면 뻔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새로운 파괴력이 없으면 지금의 일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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