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의 유혹>을 리뷰해주세요.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 / 난장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미국의 전(前) 부통령이었던 엘 고어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고발한 다큐멘터리로 상을 받으면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폐해에 대한 심각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어제, 오늘 다루어진 문제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그 위험성을 경고했지만 미국 뿐만 아니라 서방 선진국들은 자국 산업의 발전을 위해 등한시해오고 있었던 문제였다. 그런데 최근 지구 곳곳에 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와 그로 인한 자연재해 등으로 많은 나라들이 친환경, 녹색성장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다.

친환경, 생태친화, 녹색성장이라면 누구나 반길일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친환경, 생태친화라는 유령이 우리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식물유전학 박사이자 20년 넘게 인도와 미국을 오가며 생태문제를 연구한 지은이는 친환경, 녹색성장에 은폐된 우리들의 일상과 그 모순을 드러내 보여주며, 친환경, 녹색성장을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지구와 인간을 파멸의 길로 몰아가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고발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우리 인간 생활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와 식품이다. 의료와 식품이라는 두 주제를 다루면서 병원, 제약회사, 식품, 농업, 화학, 천연가스, 다이어트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의 목숨에 직결되는 의료와 식품에 대해서까지 녹색이라는 단어를 악용하여 무한성장을 지향하는 다국적 기업의 추한 이면을 실증적인 데이터와 자료들을 동원하여 속속들이 파헤치고 있다. 책장을 넘기면서 밝혀지는 다국적 제약회사와 거대 식품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해악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본주의의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할 수록 파국적 영향이 더 커진다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무기력증을 극복하려면, 현존 체계에서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 즉 타인의 노동으로 생산된 자본의 축적 때문에 살기가 어려워진 다수의 사람들이 다음의 두 가지 가정을 실행에 옮겨야만 한다. 첫째, 자본주의는 사물의 자연적인 상태도, 필연적인 상태도 아니다. 둘째,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본서 제285,286쪽 참조).”

지은이는 자본주의가 사물의 자연적, 필연적 상태가 아니고,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경장성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가정한다. 10장에서 칼 마르크스(Karl Marx)의 ‘자본’, 니콜라스 제오르제스쿠-뢰겐(Nicholas Georgescu-Roegen)의 ‘엔트로피 법칙과 경제과정’,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William Stanley Jevons)의 ‘석탄문제’라는 세 권의 위대한 책을 소개하고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경제체제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물론 오랜 세월동안 자본주의 체제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가정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현실적으로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감안한다면 지은이가 주장하는 내용이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면 인간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 추구 앞에 공공의 이익은 무참히 희생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현실을 직시하고 무엇이 우리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

지은이는 지구 전역의 모든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노동자 소유, 환경세(특히 무거운 탄소세),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반독점법 시행, 부의 재분배를 촉구하여야 한다고 하며, 아직은 건립되지 않은 친환경 보건의료센터, ꡐ악시온 프라테나ꡑ와 아난타푸르 지역 공동체의 노력, 오클랜드에서 활동 중인 ꡐ서민의 식료품점ꡑ 같은 운동이 세계 모든 대륙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글을 맺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주장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 책은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녹색성장’의 이면에 드리워진 것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과연 자본주의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최상의 체계인지, 그리고 우리, 그리고 우리의 후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를 질문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최근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녹색성장’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실증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1. 살림의 경제학/강수돌/인물과 사상사
1. 불편한 진실/엘 고어/좋은생각
1.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로완 제이콥슨/에코리브르
1. 지구온난화 충격 리포트/Think the Earth Project,야마모토 료이치/미디어윌
1.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존 라이언 등/그물코
1. 즐거운 불편/후쿠오카 켄세이/달팽이
1. 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반다나 시바/울력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사람들은 대체로 자본주의의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할 수록 파국적 영향이 더 커진다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무기력증을 극복하려면, 현존 체계에서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 즉 타인의 노동으로 생산된 자본의 축적 때문에 살기가 어려워진 다수의 사람들이 다음의 두 가지 가정을 실행에 옮겨야만 한다. 첫째, 자본주의는 사물의 자연적인 상태도, 필연적인 상태도 아니다. 둘째,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285,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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