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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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원제는 Freak와 Economics의 조합어인 Freakonomics다. 일단 제목 자체에서 예사로운 책이 아니란 걸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경제학 책과는 구분을 짓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책제목이다. 그 주역은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과 뉴욕 타임스 매거진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스티븐 더브너이다.

그래프나 수식이 등장하는 일반 경제학 책들과는 다르다. 대신 지은이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조사한다. 지은이가 조사한 데이터를 따라 가다보면 우리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의도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모든 것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면 속에 숨겨진 새로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다.

그런데 지은이가 던지는 주제는 기존의 그 어떠한 경제학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주 기발하고 독특한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던져주는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고전경제학에서 보여지는 이론들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곁가지일 뿐이다. 파격적인 질문인만큼 그 결론도 아주 신선하고 재기넘친다.

시험성적을 조작하는 교사와 시합에 져주는 스모 선수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제학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인센티브에 대해 이야기 하고, 닮은 꼴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가 보여주는 행태분석에서 정보가 가지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으며,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을 통해 성인이 되어서도 마약 판매상이 어머니와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며 이에 대한 사회통념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내용인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율을 줄였다는 부분에서는 기발하다못해 너무나 어이없는 결론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지은이가 보여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은 지은이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에게 총과 수영장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부모가 지어준 아이의 이름은 아이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라고 하는 기발한 질문들을 계속해서 쏟아내며 우리들의 상식과 통념에 도전하고 있다.

지은이가 위와 같은 상상을 불허하는 기발한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데이터 못지 않게 사회를 바라보는 정확한 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이 보여주던 수식과 이론을 거부하고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것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은이는 윤리학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대표한다면, 경제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 세상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지은이가 경제학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위와 같은 다양한 질문들을 하는 이유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일정한 주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저 손가는 대로 아무 페이지라도 넘겨 읽으면서 지은이의 기발한 생각에 동참을 하면 된다.

그렇게 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다보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건져 올린 진실은 아무리 복잡한 사회 현상이라도 거기에는 일정한 패턴과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물을 한 쪽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경제이론 틀 속에서만 움직일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난해한 이론과 수식을 통해 오랜 시간동안 형성되어 온 경제학적인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현실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해주는 이야기도 좋을 것 같다. 지은이의 탁월한 시각이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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