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의 이론과 현실
박성호 지음 / 현암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는 거의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술발전의 모습은 어떤면에서는 기술이 법을 선도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저작권법이나 특허법 등에서는 새로이 등장하는 기술로 인해 이전의 법규로는 도저히 새로운 기술을  규제할 방법이 없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최근에 저작권법의 개정이 있었다.

하지만 저작권법의 개정이 저작권자와 일반 소비자들을 모두 만족시킬만한 것은 아니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졌지만 그에 비례하여 기술보호조치나 저작권자 권리의식으로 인해 정보가 오히려 통제되는 기이한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과 공유라는 인터넷 본래의 취지는 갈수록 퇴색되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은 그러한 저작권 분야에서의 논쟁들을 모아서 지은이의 생각들을 정리한 책이다. 시중에 출간된 많은 저작권법 책들이 교과서적인 면에만 치중하여 법과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미흡하였는데, 이 책은 법과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정보공유와 인권을 위한 모색으로 되어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의 처음부터 지적재산권의 인권적 배경과 인권의 갈등 양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책의 기본적인 흐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 있어서 저작권법제의 도입과 전개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 법제사에서 왜곡 수용된 저작권법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지은이의 고민이 담겨진 부분이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판권이라는 말이 일본 명치연간에 사용되었던 것이라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작물의 보호범위, 2차적 저작물, 공동저작물, 편집저작물, 북한저작물, 업무상 저작물, 저작인격권과 같은 일반론적인 쟁점에 대해 살펴보고, 정보의 디지털화에 따른 지적재산권의 대응방향이라든지, 정보공개제도와 저작권법의 관계, 지적재산권과 정보공유와 같은 디지털화 시대에서의 정보의 공유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언급한다.

그리고 최근에 문제되고 있는 전자책과 설정출판권 제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불법행위책임이라든지 포스트모던 시대의 예술과 저작권이나 아바타의 법적 책임과 같은 새롭고 독특한 문제를 언급할 정도로 지은이의 우리 저작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앞서가는 시각이 돋보인다.

저작권 전반을 언급하면서 부피만 키우는 여타의 책들과 달리, 저작권에 있어서 우리가 흔히 간과하기 쉬운 인권과 정보공유에 대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소신있는 지은이의 글쓰기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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