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이력서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오영욱 그림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하늘도 만들고, 땅도 만들고, 짐승도 만들고, 마침내 인간을 만들어 천지창조의 위대한 과업을 마치신 하느님,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 것 같은 무력감에 어느 날 갑자기 깊은 우수에 빠져 들었다. 하느님은 새로운 일거리를 ?아보기로 결심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여, 일반인들처럼 대기업 인사부에 접수하였고, 대기업 인사부장으로부터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지상으로 내려 온다.

하느님이 입사면접을 본다는 독특한 설정으로부터 파생되는 각종 유머와 위트를 통하여 우리 인간들에 대한 통렬한 일침을 가하려는 것이 지은이의 의도가 아닌가 한다.

하느님은 자신이 공들여 만들어 낸 별이 빛나는 밤대신 인간들은 텔레비전이나 바라볼 뿐이고, 인간들을 위해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었지만 자동차라는 것을 만들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고 불평을 하며 인간이 자신이 만들어 낸 피조물 중에서 가장 큰 실패작이라고 하소연 한다.

하느님을 입을 통하여 인간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지만, 이 책은 종교서적은 아니다. 단지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인간들이 보지 못하고 있는 아니, 무시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되돌아 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구의 법정 용익권을 인간들에게 넘깁니다. 인간들은 자기들의 비용으로 지구를 관리하고 고장 난 곳은 고쳐야 합니다. 허유권은 내 아들에게로 갑니다(나는 내 아들로부터 상속권을 박탈하고 싶지만, 현행법으로는 나한테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
인간들은 자기들로 인해 상아가 잘린 모든 코끼리들과 뿔이 잘린 모든 코뿔소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인간들은 또한 이 지구를 자기들이 처음 물려받았을 때처럼 늘 깨끗하고 청결하게 유지해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본서 164쪽 참조)“라는 하느님의 유언을 남겼다.

인사부장과의 면접을 볼 때 인간이 자기가 만든 것 중에서 가장 큰 실패작이라고 이야기 하였던 하느님은 하늘나라로 올라가며 인간들에게 위와 같은 당부를 하며, 여전히 인간들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전지전능한 신으로서 보다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하느님의 모습은 이 책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아주 설득력있게 전해 주고 있다. 다만 프랑스식 위트와 유머는 문화권이 다른 우리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작은 문고본인데다 그림도 많고 여백도 많아 읽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사족으로 하느님은 대기업 면접시험에 불합격 했답니다. 인사부장은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과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경제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며 불합격결정하기로 하였다고 통보합니다. 하느님이 인간에 대해 보이는 애정에 비해 인간은 하느님에게 너무 박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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