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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시즌 2 돌입 |
2007.02.09 / 박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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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답답해. 똑같아. 여기저기서 불만이 불거졌다. 그리고, 드디어 시즌 2가 시작됐다. 네이버 블로그 시즌 2, 싸이월드의 또 다른 홈페이지 C2. 여기에 보다 편리해진 설치형 블로그 티스토리도 가세했다. 선택은 자유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1인 사이버 커뮤니티는 단연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다. 각각 1,900만, 700만으로 둘이 합쳐 2,500만 인구가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다. 싸이월드는 지난해 5월 미니홈피를 답답해하며 블로그로 이탈하려는 이들의 불만에 착안해, 새로운 버전의 홈페이지 C2 개발에 착수했다.
C2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C2 제작과정을 보고하는 홈페이지 싸이월드 팩토리(c2.cyworld.com/factory, 이하 '팩토리')를 통해 간간이 신규 서비스의 조각조각을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일 베타테스트를 완료하고 블로그 시즌 2를 선보였다. 블로그 시즌 2는 업체가 고정된 틀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블로그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디자인의 다양성을 꾀하되, 이를 쉽게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서비스형 블로그의 장점은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한 것. 여기에 사용자가 마음대로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게 하는 설치형 블로그 방식의 티스토리까지 진입해 한국 1인 미디어시장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블로그와 미니홈피가 답답하고 식상해진 이들, 그러나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정보의 저장고인 1인 미디어를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싸이월드 C2나 네이버 블로그 시즌 2, 티스토리 등 각자의 특성을 진화, 발전시킨 새로운 1인 미디어들을 눈여겨보자.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싸이월드의 새 프로젝트 C2다. 싸이월드가 두 번째 홈페이지를 준비한다는, C2에 대한 소문은 지난해 4월부터 업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공개될 때까지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IT업계의 분위기와는 달리, 오히려 홈페이지 팩토리를 통해 제작과정을 보고하며 사용자들과 호흡했다. 이 팩토리를 통해 야금야금 공개한 C2의 밑그림이 사용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끌어 모았던 것이다.
싸이월드 측이 밝히는 C2는 ‘홈’과 ‘마이 베이스’라는 두 개의 구성요소를 갖고 있다. ‘홈’은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장점을 결합해 유연성을 가미한 플랫폼으로써의 홈페이지를 지향한다. '홈' 메인 화면에는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을 늘렸다. 또한, 기존의 미니룸, 스토리룸이라는 미니홈피를 꾸미는 방식 대신 시계, 메모, 달력, 사진 등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해 홈페이지의 자유도를 높였다. 여기에 업데이트된 정보를 자동적으로 제공하는 블로그의 RSS 기능을 추가했다. 이런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조화 외에 C2 개발팀이 초점을 맞춘 것은 C2 홈페이지의 확장 가능성이다. C2의 홈은 개인 블로그를 넘어서, 전자상거래나 쇼핑몰 같은 다른 기능을 가진 홈페이지로 넓힐 수 있다.
C2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혁신그룹 박지영 부장은 “김유식 씨의 디씨인사이드도 처음엔 개인 홈페이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거대한 하나의 커뮤니티가 된 것이다”라며 “C2는 무한히 확장가능한 개인 홈페이지의 가능성을 지원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C2의 또 다른 구성요소인 ‘마이 베이스’는 말 그대로 개인 진지 역할을 한다. 눈에 띄는 역할은 창고 기능. 남자친구와 헤어졌거나, 직장을 바꾸는 등 신변상의 변화로 홈페이지를 삭제하고 싶을 때, 데이터들은 '마이 베이스' 보관함에 저장하고 홈페이지는 새로운 게시물들로 채워 자체 리뉴얼을 가능하게 했다. 이전 기억을 숨기고싶어 탈퇴하는 사용자들을 배려한 것.
우리 시대 지킬/하이드 박사도 배려했다. 두 가지 관심사, 혹은 두 개의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두 개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도록 멀티계정을 허용한 것. 멀티계정 서비스는 기존의 설치형 블로그 방식인 태터툴스에서나 제공했던 것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그럼, 미니홈피는 사라지나? 박지영 부장은 " C2는 또 다른 홈페이지의 형식일 뿐 미니홈피 서비스는 그대로 간다. 다만, 미니홈피 이용자가 C2로 옮기려 할 경우, 콘텐츠 공유나 1촌 초대 모두 손쉽게 가능하다"며 C2와 미니홈피의 관계를 설명한다.

지난 4일 베타테스트를 끝내고 1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네이버 블로그 시즌 2는 서비스형 블로그의 획일성을 다양한 디자인 툴로써 극복하려 했다. 그러나 이런 다양성 확보 못지않게 염두에 둔 것은 7천만 국민 모두가 블로거가 될 수 있도록 쉽게 만든다는 것. 블로그 시즌 2는 편의성과 다양성을 함께 고려했고, 업계는 서비스형 블로그로써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블로그 시즌 2에서 단연 눈에 띄는 기능은 리모컨 기능.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스킨, 메뉴 디자인, 레이아웃, 로고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클릭하면 구현된다’라는 마우스를 이용한 웹 마술이 실현됐다고도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07년 12월까지 에피소드 1에서 4까지 단계별로 구분해 4번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에피소드 1은 외형만 바꾼 것. 오는 4월 선보일 에피소드 2에서는 ‘쉬운 글쓰기’를 구현할 계획이다. 온라인 글쓰기에서 워드 프로세서나 한글 같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문단 편집, 표 삽입, 맞춤법 검색 등이 다 지원된다.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다. 여기에 네이버 블로거들의 모든 게시물을 한데 모으는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만들고 마지막으로 저작권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이 2007년 완료될 블로그 시즌 2의 모습이다.
물론 제공하는 스킨의 종류, 글씨체 등 아이템들이 썩 다양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개발을 담당한 NHN 이람 매니저는 “전문적인 블로거 사용자인 파워 블로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지식이 부족한 모든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블로그를 지향했다”라고 취지를 설명한다.
똑딱이 디지털카메라에서 DSLR로 진화하듯, 주어지는 틀 안에서 노는 홈페이지나 서비스형 블로그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은 티스토리를 주목할 만하다. 태터툴스라는 설치형 블로그 제작회사인 태터앤컴퍼니가 다음과 합작해 선보인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는 태터툴스와 기능은 거의 같다. 다만 돈 주고 도메인을 사고, 호스팅을 받아야하는 불편을 없앴다. 네이버에 가입해서 블로그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처럼 티스토리에 가입하면 계정은 저절로 생기고 여기에 각자의 취향대로 설치해서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들면 된다. 도메인도 회사 도메인이 아닌 개인 도메인을 쓸 수 있다.
이런 서비스로 인해, 티스토리는 지난 12월 7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매일 7~8,000건씩 사용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싸이월드 홈페이지나 블로그 시즌 2에서, 약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티스토리까지. 2007년은 다양한 사이버 커뮤니티 서비스들로 인해 자기표현의 방법과 가능성의 폭이 넓어질 예정이다. 어디에 둥지를 틀지 고민하는 일만 남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