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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평점 :
책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은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지식을 늘리거나 아니면 여가 시간을 즐기거나 나름대로 자신만의 독서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책만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특히 이 책처럼 여행과 관련하여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책들은 흥미만점이다. 지금 당장은 회사, 집, 학교에 묶인 몸이라 어쩔수 없지만, 더넓은 세계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다. 그런 점에서 한비야의 책들은 읽을때마다 새롭다.
이 책은 한비야가 중국을 1년동안 다녀오면서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옮겨 놓은 에세이 식의 글들로,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데, 여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공부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재미를 더해준다,
사람은 누구나 남의 생활을 엿보기 좋아한다. 그게 심해지면 병적으로 되지만 그렇지 않은 다음에는 남의 생활을 통하여 자신의 샐활을 반추하고 새로운 생활을 설계할 수 있다면 건강한 엿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여행서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지은이는 “그야말로 튀어봐야 지구 안이다. 그러니 그 안에서라도 두 날개를 활짝 펴고 살아야 마땅하지 않은가(본서 제24쪽 참조).”라고 이야기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리 저리 재고하다보면 어느세 원래 잇던 그 자리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말이다.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나 자신과 나 이의 바깥 세상을 알아보려는 시도는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물론 위의 것들이 전부가 아니다. 지은이의 글을 통해 느낄 수 잇는 것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목푤르 정했으면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생활하는 것이다. 그게 여행이든 아니면 공부든 아니면 사업이든 말이다. 그런 점에서 지은이의 글들은 무척 가슴에 와닿았다.
“잊지 말자. 꿈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있어도, 목표는 하루에 한 발짝씩 걸어가야만 도달할 수 있다(본서 제33쪽 참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잔뜩 긴장한 채 싸웠던 실체는 일 자체가 아니라 ‘남’이었다. 남보다 늦었다는 생각,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그러나 기초 공사가 잘 되지 않았다는 불안감. 긴장된 표정과 태도는 다름 아닌 부실한 자신을 감추기 위한 갑옷이었다(본서 제46쪽 참조).”
지은이도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여자이면서 만만치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인생관과 철학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행이든 아니면 여행이외의 다른 것이든 자신을 찾아가는 길에서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