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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릉 - 개정판
위에 난 지음, 유소영 옮김 / 일빛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만리장성을 직접 보거나 오른 이들은 백이면 백 다 연신 감탄사를 쏟아낸다. 과연 이것이 만리를 가는 것이요, 사람이 만든 것인지에 대해. 경제논리로는 전혀 납득이 안 되는 그런 구조물이다. 그 밑에는 강제부역으로 인하여 희생된 많은 민중의 피와 뼈가 묻혀 있다. 한 인간의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갔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다.
진시황릉이라 불리우는 병마용도 다를 바 없다. 시황제는 생전에 아방궁을 비롯한 대규모 건축물은 물론 양자강과 황하를 연결하는 대운하와 만리장성, 죽어서는 지하의 아방궁이라는 병마용 건설을 통해 국고를 탕진하고 결국엔 수성(守成)에 실패하는 가장 악명 높은 황제로 남는다. 그가 이룩한 업적도 결코 녹녹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하세계에서 불멸을 꿈꾸며 건설에 동원된 기술자와 인부 모두를 주살하며 만들었다던 지하의 아방궁, 병마용에 관한 기록들이다. 거대한 지하공간의 크기뿐만 아니라 정교함에 있어서도 유물 하나하나가 다 예술품인 병마용은 시황제 사후에 백일도 넘게 불을 지르고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도굴을 거치면서도 살아 남은 유물들이니 그 규모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하겠다. 거기엔 진나라 백성들의 탄식과 피와 땀이-그 규모의 몇배가 될 지도 모르는- 서려 있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건축공사를 하면 나라는 망한다는 격언을 몸소 보여준 시황제의 병마용에 감탄을 하자. 충분히 감탄사를 지어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거기에 한을 묻어 놓은 이름없고 힘없는 이들을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