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는 올해 5살입니다. 운이 5살 짜리 남자아이입니다. 4살짜리 여동생이 있습니다. 둘이서 즐겨 하는 놀이중에 하나가 호랑이 놀이입니다. 무서운 오빠 호랑이가 나타나서 '우아아앙!'하고 소리치면 린이는 '무서워!'하면서 애교있게 도망칩니다. 그리고 이불속에서 서로 쫓고 쫓기며 놉니다. 가끔 역할을 서로 바꾸기도 합니다. 제가 호랑이가 되기도 하고, 지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적절하게 즐기곤 합니다. 밤마다 책을 몇권씩 읽고 이야기를 두세편씩 들어가며, 끝내는 노래마저 대여섯 곡을 들어야 잠을 자는 아이들이어서 가끔 무서운 이야기로 위협하여 재우곤 합니다. 그 단골 메뉴가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끝내면서 말합니다. 지금 저 밖에 호랑이가 와 있다. 왜? 잠 안 자는 아기 잡아갈라고...그러면 아이들은 품에 파고 듭니다. 그리고 쌕쌕거리다 잠이 들곤 합니다.

저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이런 상황과 유사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4살쯤 되면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은 로봇이나 공룡, 괴물에 대해 흥미를 느낍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괴물이나 공룡에 대해 통달하게 되는데, 맥스에게 맥을 추지 못하는 괴물들 정도는 아주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약간은 무서운 척도 해줍니다.하지만 맥스의 커다란 호통소리에 꼼작 못하는 것을 보고 금방 안심을 합니다. 그리고 괴물 놀이를 즐깁니다...그리고 엄마의 따뜻한 밥에 금방 응어리가 풀리면서 앵기게 됩니다..

우리아이들은 '우앙,잡아먹겠다..'는 말을 아주 애교 있게 잘 합니다. 그리고 엄마,아빠에게 야단을 맞고 울고 난 후에는 반드시 그 야단친 당사자와 화해를 해야만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맥스도 엄마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레인저 선생님 같은 선생이 되고 싶어하는 34살의 아저씨입니다. 국어에 대한 애정, 거기에서는 영어에 대한 애정이겠지요.무척 부러운 일입니다. 누가 우리나라에서 국어를 그렇게 열심히 사명감을 가지고 가르친다면 학부모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영어나 수학을 더 공부해야 할 시간에 국어 공부를 한다면 탐탁하게 여기지 않겠지요. 그리고 국어란 그저 그냥 하는 것이지 특별하게 사전까지 찾아가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요. 우리나라에서도 국어사전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어휘력을 늘려가는 시간이 초등학교 5학년 과정정도엔 꼭 있었으며 좋겠습니다.

사전은 쉽게 변하지 않고, 유용하기도 하다는 말, 사실이겠지요. 그런데 저는 학교 다니면서 국어사전을 이용해서 공부한 기억이 별로 없군요. 영어사전을 아마 수십 배는 더 이용했던 것 같아요. 국어사전을 이용해서는 단어의 뜻을 이해하기가 더 힘이 들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닉이 찾은 사전의 첫머리에도 아주 어려운 말이 나오듯이요. 그리고 닉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어의 뜻을 모르면 주위의 어른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아주 드물게 국어 사전을 이용했고 만일 국어 숙제로 뜻을 찾아봐야 한다면 전과라는 것을 이용했던 것 같군요.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요? 대부분 학교 공부는 전과를 이용해서 아주 손쉽게 한 기억이 나네요.

미국하고 우리나라하고는 교육여건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학교에 개입하는 방식에 조금은 차이가 있는 것 같군요. 그리고 닉이 나중에 선생님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기부하는 것에서도 사회문화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부러운 환경이네요. 사회의 분위기가 다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무리없이 잘 이끌어진 아주 재미난 이야기였습니다. 국어시간에 아이들에게 언어의 성격에 대해 말해주기 좋은 책인것 같네요.꼭 한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세요. 그리고 국어사전을 이용해서 공부도 해보시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엘리너 파전의 <작은 책방>은 정말 훌륭한 작품이었다. <클럼버 강아지>라는 제목에서는 전혀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지만 <작은 책방>과 함께 수록되어 있던 단편이라는 소개에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작은 책방>에 못지 않은 재미와 감동은 얻었다. 책의 제목을 차라리 <작은 책방2>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클럼버 강아지'라는 옛이야기의 진수를 읽는 즐거움 못지않게 '코네마라 당나귀'의 절절한 현실성이 파전의 다른 면모를 느끼게 해주었다. 아일랜드라는 영국의 변방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살려서 아이들이 지닌 순수한 상상력과 갈망, 꿈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풀어내는 솜씨는 소설의 진실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꾸며낸 이야기인 소설이 꾸며낸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사실이 아닌 소망의 실제적 실현과정을 깊이 있게 다루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이들의 집단적 성향과 왕따 현상, 아이들이 지닌 순수한 믿음의 진실성, 어른들의 이해심이 어울려 서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전망까지도 생각하게 하였다. '배럴 오르간'과 '패니키스'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름다운 환상과 꿈이 지닌 힘을 그대로 온전하게 옮겨놓은 단편들이다.

아이들이 지닌 소망은 아름답고 동시에 집요하다. 그것이 현실에서 깨어지고 사라져 버릴 때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현실의 힘은 무자비하고 냉혹한데... 과연 우리 아이들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피터팬처럼 꿈의 섬에 고립되어서 살아야만 할까? 필리파 피어스의 <아주 작은 개 치키티토>도 그런 문제의식을 계승한 듯한 이야기이다. 영국인들은 행복할 것이다. 엘리너 파전이나 필리파 피어스 같이 뛰어난 동화 작가들이 있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얼핏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모나리자라는 작품의 유명세, 그리고 그림에 얽힌 비밀이라는 수식어에 끌려 책을 잡게 되었다. 모나리자를 그리는 데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

그런데 정작 모나리자는 책의 상당한 분량을 읽었음에도 등장하지 않았다.중반부를 넘기면서 난 모나리자와 얽힌 이야길 읽으려는 것이 헛수고임을 깨달았다. 이 책은 모나리자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거짓말장이와 모나리자. 바로 모나리자의 이야기는 거짓말장이 살라이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살라이는 베아트리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나리자를 끌어들인 것이다. 그것이 세계의 교양인 다빈치에게도 어울리는 윤색이니까.

살라이는 타고난 문학가이다. 그의 거짓말은 거짓이면서도 거짓이 아닌 거짓말이다. 참말보다 진실한 거짓말이 그의 특기이다. 살라이는 인생의 진면목을 즐길 줄 아는 인물이다. 그는 다빈치나 공작부인이 지닌 지나친 진지함, 인생에 대한 너무나도 강한 진지함이 불러오는 무거움을 가볍게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에 새털처럼 가벼운 행복을 좇으며 만끽하게 한다. 바로 상상력과 허구의 탄력성에 의해 삶의 중력을 무화시키는 문학적 달콤함을 선사한다. 살라이의 무례함과 무책임은 연극적이며 경쾌한 춤의 율동을 닮아 있는 것이었으니까.

다빈치의 성격에 대한 묘사는 작가 코닉스버그의 장인 정신을 느끼게 해준다. 아마 작가 자신이 작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을까. 다빈치에게도 베아트리체에게도 필요했던 사람이 살라이였던 것처럼, 코닉스버그는 세상사람들에게 지금 살라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살라이에 주목하면서 한 번 읽어 보시길.

1318에게는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이야기도 덧붙이고 싶다. 최소한 르네상스가 중세의 무게에서 벗어난 인간들의 오만한 자기선언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상업과 재력에 휘둘리는 좌절과 방황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알고 본다면 더욱 재미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른들은 때때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을 무시하는 아주 좋지않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작가 '오이시 마코토'는 어리다는 이유하나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아이들을 대변하여 아이들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

한사코 아니라고 부인하는 아이들을 무작정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어른들때문에 아이들은 진짜 범인이 된다. 결국 아이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위하여 금천당과 싸운다. 어른들이 어리게만 보아온 아이들이, 그들에게도 명예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그들에게도 인격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위해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 무척 진지하다. 그것이 아이들한테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에.

이 책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나온다. 문제를 또 다른 범죄로 해결하려는 아이들과, 나약하지만 펜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아이들, 회사의 유명세만 믿고 아이들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지 않는 금천당의 긴베 사장,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버찌 선생님, 아이들을 위하여 자신의 잘못을 말할 줄 아는 트럭 운전수, 아이들을 미끼로 길들이는 부모,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어린 시절의 긴베 사장, 자신의 잘못을 알고 정중히 잘못을 시인할 줄 아는 긴베 사장. 그럼 나는 어느 쪽에 들어 있을까?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이 받는 부당 대우를 항변할 줄 하는 용기를 배우게 될 것이며, 폭력이 아닌 묵묵히 대항하는 언론의 힘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라도 소비자가 돌아서면 결국 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단합하면 그 어떤 블의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속에는 참으로 많은 생각거리들이 들어있다. 구성 또한 탄탄하여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할 만하다. 한 마디로 아이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알려준 책이다.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버찌 선생님같이 되어준다면 아이들은 무척 행복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