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고전 교육에 대해 상당히 거부감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졌다.  고전이란게 의외로 중요할 뿐더러 어쩌면 올바른 정서 발달에 필수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게다.

 

그래서 초등 학교 2학년에서부터 4학년까지. 그리고 5,6학년에 맞는 고전을 선정해서 읽혀 볼까한다. 그리고 중1,2과정과 중3으로 세분화 해서 적절한 책과 판본을 설정하여 여러번에 걸친 정독과 자기 테스트를 거치게 할 생각이다.

아직은 어떤 책이 정말 필요한 책인가, 그리고 어떤 판본이 적당한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없지만 한번 정리해봐야겠다.

적어도 우리나라 신화와 전설,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명문장이라 불리는 것들, 열하일기와 난중일기, 그리고 이규보의 산문들과 이태준, 권정생, 이원수의 글도 고전의 반열에 넣어서 정독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의 고전 사상서들중에서 접근 가능한 것들을 학년에 맞추어서 넣고, 서유기나 아큐도 읽혀야겠지.서양 고전으로는 그리스 로마신화와 북유럽의 신화, 그리고 성경, 아참 불경 그리고 플라톤도 읽혀야 겠다.

읽고 또 읽어서 앞으로 삶에 기반이 될 개념과 정서적 기초가 될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읽고 또 읽어야 할 책들이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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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coolman > 객관적 시각과 건강한 상식으로 바라본 미국의 모습

며칠 있으면 9.11 테러가 난 지 3년이 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대부분 세계인들이 전쟁과 부쉬를 비난하고 있지만 
막상 부쉬가 재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답답해 하던 중에 이 책을 알라딘에서 접하게 되었다.
어린이용으로 나온 책이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도 새롭고 알찬 내용이 많았다 . 특히
지은이들이 살다 보면 싫은 사람하고도 잘 지내야 할 때가 있고
친한 사람에게도 잘못을 비판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니,
미국에 대해 감정적으로 싫다 좋다 생각하기보다
차분히 알아보자고 하는 관점이 올바르다고 생각되었다.
 
책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그림, 사진 자료, 삽화가 굉장히 많았다.
차례를 보고 좀 딱딱하겠지 싶었던 생각은
그림과 사진을 먼저 훑어 보고 나니 많이 사라졌다.
 
이 책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걸어온 역사와 사회의 이모저모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맺어온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의 역사는 많은 내용을 압축하다 보니 조금 어려운 듯도 하지만
꼭 알아야 할 사실들--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며, 따라서 인디언이 아니라 원주민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
링컨이 노예 해방보다는 연방의 유지에 관심이 컸다는 점 등을
차분하게 지적하고 있다.
 
또 미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군수산업이 불황에 빠졌다가 최근 두 차례의 전쟁으로
다시 큰돈을 벌어들이게 된 사실을 지적한다.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실시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주권을 생각해서라거나 반미감정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방어 전략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 거라는 것도
냉정하게 짚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동안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고난도 겪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살아왔다.
앞으로도 주변 강대국에 휩싸이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려면
우리 스스로의 줏대를 잘 세워야 될 것이고
배타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야 될 것이다.
 
어린이에게나 어른들에게나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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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에 실린 글, '과외 안하고 키우기'를 보고서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땅에 교육현실은 정말 아이들에게 많은 압박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압박감은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모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모들의 강요에 의해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결국은 학원에 의지하게 되고 중독되어 스스로도 학원을 벗어날 수 없게 되어 있다. 대부분은...

그런 상황에서-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보자- 학원수업이나 과외를 받지 않고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거의 현실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면 학원에 보내야 한다. 단  좋은 학원에 보내야 한다.
 
좋지 않은 대부분의 학원들은 아이들에게 단기적인 성과나 한탕주의적 사고, 또는 무작정 암기하기식의  멍청이 학습법으로 가르친다. 절대 그런 학원을 보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학원에서 아주 타이트하게 시험관리해주는 학원도 그다지 좋은 학원이 아니다. 아이를 단순암기기계로 만들어버린다.  스스로 스케줄 관리를 해내거나 자기분석할 여유도 없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일종에 무기력한 무뇌아가 되어버린다.

좋은 학원이란 아이들에게 장기적으로 접근한다. 학교에서 1,2년 만에 선생님도 바뀌고 교육과정도 적당히 빼고 넘어가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5,6년 이상을 아이에 성장에 맞추어 가르치는 학원도 있다.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확실한 교육의 단계적 성장과 다음단계로의 이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한 학생을 5,6년 이상 지도하면서 그 학생이 커가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피면서 지도하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아주 체계적으로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켜가게 된다. 이것은 학생 혼자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정말로 실력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 학원이 진짜 있을까?  주위에서 몇년째 학원장이 바뀌지 않은 학원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라. 아무리 작고 영세해 보이는 학원이라도 학원장이 몇년째 바뀌지 않는다면 나름의 노하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의 전문성을 어느정도는 인정해주면 마음이 편해진다.

 


만일, 찾을 수 없다면 부모가 가장 좋은 교사일 수밖에 없다. 단 부모도 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는 어느정도 즉, 반은 진실이 있다는 걸 인정할 것.

학교성적이 아이의 실제 능력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학원에 있어서 안다. 실제로 학원 안다니고 학교에서 잘한다고 하는 아이들이 전부 학교 수업을 잘 듣기 때문에 시험을 잘 보는 게 아니다. 요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프린트와 시험직전에 힌트주기로 시험준비를 하게 해준다. 즉 평소에 전혀 공부 안하고 놀다가도 반짝해서 시험 잘보는게  가능하다는 얘기. 따라서 실력은 전혀 없을 수도 있고 그래서 고등학교가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기초가 부족해서...특히 영어와 수학.

그래서 자기 아이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해보는 게 필요하다. 그게 쉽지가 않다. 학교 시험을 통해서 검증되지도 않고 학원을 보내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알수 있을까? 그런 경우 우리가 어려서 해왔던 대로 스스로 문제집을 정확하게 풀면서 측정해보아야 한다. 시험을 대비하면서 시간을 재고 풀었던 방식으로 냉정하게 자기가 점검해보게 한다. 이것은 부모에 의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나면 부모가 해주기도 곤란한 부분이다. 수준  파악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부터 스스로 자신을 파악하게 자꾸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도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 수준을 인정하고 남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아이들이 더 잘 안다. 어떤 애가 단순히 학원에서 배운걸 써먹는지 정말로 실력이 있는지...다만  이때 지나친 부모의 기대는 아이들의 정확한 자기 파악을 막아버린다. 아이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다보면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인의 능력 평가에 인색해지고 점점 문제가 쌓여가는 경우가 많다.

자기 능력 평가를 하고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이 길러졌다면 더 이상 걱정할 것은 없다. 기본서를 충실하게 공부하고 몇권의 평가문제집 풀어보면 수학은 충분하다.  영어는 듣기를 우선으로 해서 많이 듣고 영어책을 많이 읽는  게 왕도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온 튼튼영어식의 학습이 기초를 제대로 닦아주는 학습방법이다.  국어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되 감정이입이 잘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주어야 한다. 가끔 문자중독에 가까운 경우가 있는데 전혀 공부에 도움 안된다. 잘 살펴볼 것. 그리고 책을 읽는 속도가 너무 빨라도 안좋다.  자기화할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저 단순기억에 머물다 사라져버리고  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해서 나중에 국어 능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더 궁금하면 독서기술이라는 책을 참고할 것.-
그 외 과목들은 예전에 공부하던 방법들과 별로 차이가 없다. 자기가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하면 충분히 따라 갈 수 있다. 학원에 꼭 다니지 않아도 예습하다가 모르는 게 나오면 참고 서적 찾아보면 다 해결된다.
그리고 모든 과목의 공부의 처음에는 교과서의 정독이 꼭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후 공부의 밑천이 된다. 이야기의 구조을 통한 이해와 암기가 단편적인 요약집의 암기보다 훨씬 오래가고 선명할 뿐 아니라 독해와 응용력을 동시에 길러주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교과서를 요약해보고 문제를 만들어 보았는데 확인해 보니 문제집이나 참고서와 같았다면 진짜 실력이 쌓인 것이다. 그렇게  공부하게 자꾸 유도해야한다. 교과서와 요점정리 공책을 만들것...100% 실전 검증된 공부방법이다.


다만 아이들이 이렇게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부모가 일일이 지시하고 조절해주어야 한다면 단지 학원장이 부모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그것도 과목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약간 무식한 학원장이 되어 버린다. 만일 그렇다면 학원에 보내는 게  아이의 성적을 위해서는 조금더 낫다. 아무래도 과목별로 노하우라는 게 있어서 학원 강사를 하는 거지 거저 마구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학습부담을 줄여주고 싶다면 아이가 원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의 전문학원을 한두가지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저것 하지 말고 한문이나 미술, 음악등의 전문적에 집중하는 것도 괜찮다. 다만 이 경우, 다른 부분에 어느정도 소홀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그런게 아니고 전체적으로 웬만큼 하길 원한다면 돌아가면서 1년정도씩 해주면 수행평가 정도는 스스로 감당할수 있다. 특히 이런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성을 부모가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영역은 사실 극히 앞부분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혹시 학원이나 과외도 없이, 아니면 이런 저런 부모의 노력도 없이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도둑놈과 다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들 나름대로 노력해서 결과를 얻는 거지 거저 얻을 수는 없다. 간혹 학생들은 가르치다보면 노력은 하지 않고 쉽게 좋은 성적을 얻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 살펴보면 부모도 공짜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 노력하지 않고 남 이상의 결과를 얻으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도 않다. 별 노력없이 그냥 그렇게 되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별다른 노력도 없이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그 아이의 할아버지나 할머니께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알게 모르게 그 부모에게 공부방법과 분위기를 길러준 분들이니까...자식이 공부를 잘한다면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조상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두서 없이 써보았는데, 난 공부를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각자 자기가 잘하는 게 있고, 즐기는 게 있기 마련이다. 그런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행복감을 느끼면서 생활할 수 있게 아이를 키우는 게 나의 바람이다. 공부는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안할 수도 있는 거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먹고 살고 행복을 느끼게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적당히 전집류 책 몇권 던져주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하라고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하루에 1시간씩 게임도 하게 해주면서 공부 잘 하라고 하는 건 미친짓이다. 그런일은 없다. 애들이 머리가 정말 좋다면 모를까...지나친 욕심도 문제지만 무식한 것도 문제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부모도 많이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전문성도 인정해주면서 어느정도 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다 자기가 교육 전문가인줄 아는데, 그건 착각이다...

다음에는 좀 더 주제를 세분화해서 써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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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안하면 애 망친다는데...
 
[오마이뉴스 2004-07-26 11:10]
 
[오마이뉴스 이의준 기자]아이들이 새로운 학교에 전입해 온 후 첫 기말시험을 보았다. 과연 몇 등이나 했을까 무척 궁금했다. 이러한 궁금증은 예전에는 없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옮겨와서 생긴 현상인데 학교가면 친구들이 모두 학원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친구네 집에 가도 친구엄마가 “너는 몇 등이냐, 과외는 어디서 하느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평소 아이들 교육에 대한 나의 신념이랄까 나의 생각은 과외를 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부도 적성이 맞아야하니 크게 강요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중고교 시절 6년간 아이들을 혹사시키는 입시공부는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가끔 퇴근길에 고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면 꽤 늦은 시간임에도 학생들이 몰려나와 교문 앞에 늘어선 학원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럴 때 “나도 이렇게 피곤함을 느끼는 시간인데 이 아이들은 학원으로 가서 또 공부를 해야 하다니”하며 측은하다는 생각을 한다.


 
 
▲ 과외 대신에 TV 자리에 책 가득한 책장을 놓아주다. 
 
ⓒ2004 이의준
 


모두가 경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과연 학교에서 끝나면 학원 가고 그리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새벽에 나가는 생활로 청소년시절은 다 보내야 하는가? 자연스럽게 생각은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아직까지 “신나게 놀 것, 그리고 공부할 것”이라고 배짱에 가까운 말을 해왔던 것이다. 이런 주장이 얼마나 갈까?


과외 안 하면 애 망친다?


최근 나의 생각을 흔드는 일이 생겼다. 큰아이가 학원에 보내달라고 보채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반 아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학원에 다닌다는 것이다. 아이를 달래보았다. “학원에 간다고 실력이 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자 아이는 “그럼 성적 떨어지면 아빠가 책임져야 돼요”라며 응수했다.


우리 부부는 비상회의에 들어갔다. 아내는 “쟤 저러다 커서 부모 탓하는 것 아닐까! 다 간다는데 보내줍시다”라며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아냐! 스스로 공부하는 게 최고야”라며 큰 소리는 쳤지만 역시 불안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얼마 전에는 동네 아이의 엄마가 우리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주제는 과외공부로 접어들었다. 그 엄마는 자기 딸에게 제때에 과외공부를 시키지 못해 낭패를 봤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왜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데 안 보내느냐는 것이었다.


불안한 아내는 주변에 전화를 걸어 알아보았는데 역시 반응은 같더라는 것이다. “공부 잘한다고 방심하면 안돼요. 다른 아이들은 가만 있나?”하며 불안감을 주는가 하면 “요새 민족사관고, 외고, 과학고 못 들어가면 별 볼일 없대요”라며 아예 학교를 거명하기도 하고 “똑똑한 애 바보 만들려나봐”하면서 과외 안 받으면 애 망친다는 식으로 말하더란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고민은 쌓여가고 자꾸 시간이 지나 방학에 접어들었다. 여기서 우리는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여러 가지 정황을 정리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만들어 보고 이에 답해보았다.


 
 
▲ 과외문제 고려사항(우리 집은 굵은 글씨에 해당) 
 
ⓒ2004 이의준
 


그리고 내린 결론은 과외를 시키기보다 스스로 공부하도록 지도하고 모르는 것은 도와주기로 했다. 우리가 과외보다 우리 나름의 교육방식을 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아이가 셋이라 과외비를 감당하기도 어렵다. 한 조사 결과 한 아이의 사교육비부담이 월 100만원 이상이 14.1%, 50만원 이상이 30%를 넘어섰다 한다. 봉급생활자에게 이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 과외를 하지 않고도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도시민의 80% 이상이, 농어민들의 50% 이상이 과외를 시킨다고 하니 과외는 필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반면 전체의 8%가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어 우리는 아이들을 이 범주에 넣어 보기로 했다.


세 번째, 주입식교육을 탈피하여 잘만 공부하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 같았다. 초등학교 상급생들은 1인당 평균 3개 이상의 학원 수강 및 과외를 받는다고 하는데 과연 시간적으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시간계획을 스스로 짜서 하고 싶은 것과 취약한 부분에 집중하도록 유도하였다.


우리는 이렇게 방침을 정하고 나서 틈틈이 아이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적당히 안내만 하되 필요시에만 적극적으로 지도하기로 했다. 아이들 스스로 월간, 주간, 하루의 계획을 짜도록 하고 몇 가지 당부를 하였다.


1) 학교 수업과 선생님을 최대한 활용하고


2) 친구들과 학습내용에 관한 정보를 나누며


3) 책을 많이 읽어 간접학습을 하게 하고


4) 놀 때는 신나게 놀되 TV와 컴퓨터는 1시간 이내에서 허용한다.


5) 정한 목표를 달성하며 자유시간을 늘리고 보상을 해주되 목표를 조금씩 높게 조정한다.


이러한 계획을 짜고 실천하도록 하는데까지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었다. 과연 우리의 이러한 결정이 잘 된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아이들이 학원을 오가는 시간과 경비를 절약하고 이를 자율적인 공부에 효과적으로 지원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우리 방식은 과외가 나쁘다거나 기피해야할 것으로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방식을 택해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고 과외의 압력과 학습 불안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노력일 뿐이다. 다양한 학습의 형태를 잘 활용해서 획일화된 교육환경으로부터 부모들이 받는 중압감이 다소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이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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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자소개 : 이의준 기자는 사회혁신과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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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주소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OD&office_id=047&article_id=0000048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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