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니의 일기
에마 매클로플린. 니콜라 크라우스 지음, 오현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 '뉴욕'과 '뉴요커'라는 말은 특별한 울림을 갖는다. 뉴욕은 확실히 미국 내에서도 뭔가 특별한 곳이며 뉴요커들은 뭔가 특별한 계층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은 그런 미국 사람들의 뉴욕에 대한 '이미지'를 매우 적절하게 이용한 작품이다.

사실 이 책의 원서는 굉장히 잘 팔린 책이다. 나도 여러명의 친구에게 추천을 받고 집어들었으니까. 트랜드를 따르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느낌까지 받았었다. 그러나  실제로 읽고 나니 예상보다는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은 술술 읽히지 않는다. 물론 영어로 읽었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다른 원서들에 비해 몰입도가 한참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흥미진진한 무언가가 일어나야  얼른 다음 페이지를 읽고 싶을텐데 전체적으로 맥이 빠지고 전혀 다음 장이 궁금해지지 않았다. 읽다가 팽개쳐두고 며칠 있다가 의무감에서 또 집어들고 읽기를 반복했으니 다 읽을 때까지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린 셈이다. 또한 그 주제의 모호함이라니. 주인공의 로맨스도 지지부진, 그렇다고 주인 부부의 갈등 이야기가 화끈하게 나와주는 것도 아니고, 돌보는 아이와의 관계도 뭘 얘기하고자 하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은, 궁금하던 뉴욕 상류층의 생활을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미국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건드려 무척이나 성공한 책이라는 것이다. 페이퍼백 소설에서 그다지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비행기 안에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읽기도 하고, 잠자기 전에 수면제 대용으로 읽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동안 심심풀이로 읽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뉴욕 상류층의 이야기라는 화려한 선전 문구만으로도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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