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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가면의 제국 - 오리엔탈리즘, 서구 중심의 역사를 넘어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타자화는 필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화를 가지고 옳다 나쁘다 할 수 없다. 다만 타자화가 사회적인 차별과 소외를 만들어낼 때 문제가 된다. 타자화가 문제라면 타자화에 내재된 자아 중심적인 사고가 문제다.
<하얀 가면의 제국>을 쓴 박노자는 ‘차별과 소외를 만들어내는 자아중심적인 사고’ 와 제국의 하얀 가면을 동일한 것으로 정의한다. 서구 중심적인 사고의 기저에는 오리엔탈리즘과 긍정적인 옥시덴탈리즘(서양을 정형화·범주화하는 ‘서양/비서양’ 식의 이분법적 인식. 서양을 악으로 그리면 부정적,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면 긍정적)이 내포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293P. 과거의 고전적 오리엔탈리즘은 서구인의 타자인 동양인의 본질적 낙후성과 정체성, 타율성, 타락한 모습을 강조하는 제국주의적 세계관이요. 현대판 오리엔탈리즘은 세계의 중심부로부터 통제와 착취를 당하는 주변부 문제들을 ‘문화적 본질’ 등의 ‘불가피한 문명적 장애’에 돌림으로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를 합리화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과거의 오리엔탈리즘은 비문명이며, 현대의 오리엔탈리즘은 제국주의 사다리 타기다.
박노자가 비판하는 하얀 가면은 마치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우리의 전통문화를 미개한 것으로 깎아내리고, 서구의 문화를 추켜세운다. 냉전의 종식 이후, 미국의 제국주의라는 공장에서 찍어낸 사다리에 편승하고, 뒤따라오는 다른 국가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를 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박노자의 목적은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내면에 침투해 있는 하얀 가면을 벗겨 내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루이비색 똥덩어리를 덜어내는 것이다. <하얀 가면>의 키워드는 도스토예프스키, 선불교, 동학농민운동, 조선의 유교사상, 기독교, 엘리트 학벌주의이며. 핵심 문제는 키워드 안에 잠복해 있는 긍정적 옥시덴탈리즘이다. 결국, 서양이 제공한 가치를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고 있단 것이 문제이고, 이 가치가개인의 관점에 흘러들어와 타자를 타자화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타자화는 필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화를 가지고 옳다 나쁘다 할 수 없다. 다만 타자화가 사회적인 차별과 소외를 만들어낼 때 문제가 된다. 타자화가 문제라면 타자화에 내재된 자아 중심적인 사고가 문제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와서 인간의 무의식적인 타자화는 필연적이다. 그렇지만 하얀 가면을 쓴 타자화는 차별과 소외를 불러온다. 박노자는 <하얀 가면의 제국>에서 하나하나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러므로 서구적인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의 맹목적인 찬양에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다.
37P. 작품 속에서는 '생명 존중'을 그토록 강조한 도스토예프스키가, 왜 자신의 사회 참여적인 잡지에서 이처럼 끔찍한 군사주의적·배타주의적 언어를 썼을까?
105P. 미시 집단과 타협을 가장 잘하는 둥글둥글한, 개성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출세가 잘되는 사회는 궁극적으로 장래가 밝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