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호와 아마존호 네버랜드 클래식 23
아서 랜섬 글 그림, 신수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파리대왕의 아이들은 그들 앞으로 다가올 비극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자신들을 <보물섬>, <산호섬>, <제비호와 아마존호>의 주인공에 비유했다어른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 때까지 재미있게 놀자고 했다무인도에 불시착한 그들은 소설처럼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멋지게 극복할 수 있다는 바램을 그려냈던 것이다.

 

시공사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에 분류되어 있는 아동문학. <제비호와 아마존호>는 그렇게 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스티븐슨의 <보물섬>, 밸런타인의 <산호섬>보다 이 작품에 먼저 손이 간 이유는 <파리대왕>과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운 소설이기 때문이다.

 

1930년과 1954이 짧은 시간 동안 대체 무엇 때문에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상반된 결론(간단히 말해서, <제비호와 아마존호>가 환상의 섬이라는 도구로 동심을 자극하여 그들의 모험심과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한 계몽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소설임에 반해서 <파리대왕>은 낭만적인 견해와는 다른인간의 잔혹한 야만성을 보여주는 디스토피아적인 소설이다.)이 나왔는지 궁금했다.

 

우리는 24년의 세월 동안 인류는 역사상 가장 잔혹한 전쟁의 시작과 끝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2차 세계대전의 짐승 같은 군국주의 야욕을 멈추기 위해서 원자폭탄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했다. 이처럼 전 세계는 정신적으로 황폐해져 가고 있었다이 혹한의 추위 속에서 골딩의 성향은 인간성의 폭로로 굳어졌던 것 같다.

 

<제비호와 아마존호>의 어린 친구들과 <파리대왕>의 어린 친구들의 상반된 전투의 과정과 결말에서 드러나는 차이점이 바로 인간 정신의 고갈이다. <파리대왕>에서 여유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우물도 마르면서 점차 썩어가는 것처럼 교육이라는 제도적 장치로 세워진 인간의 도덕성도 고갈되면서 썩는다. <파리대왕>은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우리는 고갈되어 바닥을 드러내는 인간의 본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파리대왕>에서는 의존할 곳이 없는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구조되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반면에 <제비호와 아마존호>에서는 모험과 흥미를 위한 탈출구를 마련해놓고 벌이는 자발적인 고립상황과 그 고립을 즐기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것은 윌리엄 골딩과 아서 랜섬의 시각차를 분명하게 드러내 준다과학자 출신으로서 비극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관찰자와 낚시와 여행을 함께 즐기고 싶은 유랑인의 시각차이다.

 

<제비호와 아마존호>는 유랑인의 관점에서 접근한 소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물을 준비하는 과정이 따분한 것처럼 이 소설의 초반부가 약간 지루한 맛이 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유랑을 위해서 책을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억지로 이끌렸던 여행이었으나 정작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처럼제비호의 식구들이 펼치는 모험은 입체적인 인물 설정과 어우러져 아주 흥미로웠다.

 

아서 랜섬이 그리는 유토피아. <제비호와 아마존호>의 여유 넘치는 유랑에는 평화와 발전을 위한 조약과 조약을 충실히 따르는 경쟁이 있었다돈키호테 같은로빈슨 크루소를 체험하고 싶은 어린이의 천진난만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이 모든 상황을 가능케 한 것은 바보가 되느니 물에 빠지는 게 낫다바보가 아니라면 물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의 말로서 아이들을 믿고 내보낼 수 있는 담력을 가진 부모의 바람직스러운 역할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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