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과 사이코
스티븐 레벨로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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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읽은 책 가운데 인물과 관련된 논픽션에는 <노라>가 있고영화와 관련된 논픽션에는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있다그리고 여기 영화와 인물을 함께 담아낸 <히치콕과 사이코>가 있다.

 

<히치콕과 사이코>의 두 가지 틀 중 하나인인물에 대하여 이야기 해본다면 영화감독 히치콕의 특유의 개성에 대하여그리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리더십을 사실적이며 충실하게 전달해준다객관적인 판단보다는 직감에 의한 판단을 중시했고제왕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손발이 척척맞는 사단을 거느렸던 히치콕의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에 관련하여 이야기 해본다면 <사이코>라는 영화의 탄생배경이나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나 영화를 관람했었던 관객들을 전율케했던 샤워씬과 같은 명장면의 촬영 기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그리고 지금은 보편적인 관람방식을 가능케한. 개봉 당시의 영화홍보에 관련된 내용까지 접할 수 있었다.

 

2.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의문스러웠던 것은 명작의 반열에 오른 <사이코>의 흥행원인에 대한 비중 가운데서 히치콕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을 너무 절대적인 수준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304. “대부분의 영화 사학자들은특히 영국인들은 <사이코>가 컬트 잡지에 실렸던 단편소설이었고히치콕이 그 변변찮은 이야기를 더 대단하게 만들었다고 썼습니다.영화의 핵심 부분들예를 들어 여주인공이 초반에 샤워실에서 살해당하는 플롯이나 박제술 같은 요소들을 모두 히치콕이 생각해 낸 것처럼 얘기들을 했지만실은 모두 소설 속에 있는 내용이에요.”

 

이 책을 읽기 전에 로버트 블록이 쓴 <사이코>의 원작 소설을 읽었다그 책을 읽은 결과에 따르면 비록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히치콕과 사이코>에서 이야기하는 그러한 긴장감을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바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이코>에서 사용된 반전 장치가 인용된 글처럼 원작 소설의 범위 밖으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340. “히치콕은 바흐 같은 사람입니다바흐는 모든 음악의 시작이며 끝이라고들 하잖아요히치콕은 이제까지 사용됐고앞으로도 사용될 거의 모든 영화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인물이에요

 

3. 이런 의문과는 반대로 서스펜스 영화의 기법과 아이디어에 관한 부분에서 바이블이라는 어마어마한 칭송도 발견할 수 있었다이런 칭송을 가능케 한 것은 히치콕의 직관적인 통찰력 때문이었던 것도 같다.

 

310. “ 관객들은 변하고 있어요그들이 요즘 행동하는 방식 그대로를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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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싸이코
로버트 블록 지음, 정태원 옮김 / 도서출판 다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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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히치콕과 사이코>라는 책을 읽기 위해 로버트 블록의 원작소설을 읽었다히치콕이라는 감독과 사이코라는 영화는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유명사격인 단어일지 모르나 그렇지 않은 나로서는 그 책을 넘기려니 왠지 허공을 휘젓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사이코라는 말은 사차원스러운 친구들에게 자주 쓰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사람이 사이코인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적절한 상황에 그 언어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소설 <사이코>를 읽고 난 후의 작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사이코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 돌아이또라이?라는 단어는 바보스럽고 엉뚱한 면이 있지만 사이코는 전혀 바보스럽거나 엉뚱하지 않고 오히려 치밀하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섭다는 것이 두 단어가 가진 차이점이다.

 

2. 소설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본다면이 소설은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1 서술 방식처럼 이미 살인은 벌어진다. 그리고 독자는 답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사이코>의 등장인물의 관점에서는 궁금증을 야기하는 단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이러한 단서와 각 장의 이야기가 전체에서 부분의 나열로서 포커스가 옮겨지면서 집중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자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오싹한 기운을 느낄 것이다.

 

마지막에 가서는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독자들조차도 아뿔싸 속았구나.’라고 손바닥을 칠지도 모르겠다이처럼 <사이코> 반전이 담긴 스토리가 중심이 되고그에 따른 삼인칭 인물의 약간의 심리적 묘사가 주를 이루는 내용이라 이렇게 서평의 방식으로 뭔가를 풀어내려면 약간 망설여진다.

 

3. 이야기 외적인 부분으로 살펴본다면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방식처럼 노먼 베이츠라는 인간에 대한 고찰을 통해 깨달음을 발견해보는 수고를 해볼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고찰 자체가 억지스러운 부스럼 만들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이코>에 담긴 사이코스러움을 그것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영화에서도 그들의 행동과 비밀스러운 모텔풍경과 신중하면서도 강렬한 감각 표현에 중점을 맞추지 않을까 싶다.

 

쉽게 말해서살인과 인간성의 말살에 대한 원인을 찾기보다는 그렇게 된 현상에 의미 따위는 부여하지 않고 살인과 은닉의 그 모든 과정을 받아들인 후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덮으려는 자의 치열한 대립을 그저 즐기는 방향으로 책을 읽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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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說 냉귀지 - 개정판
최병현 지음 / 지와사랑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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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설 냉귀지시설이라는 빨간 글자에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풍긴다시와 소설의 경계를 딱히 정해두지 않은 문장으로 이루어졌단 소리다그래서 서정시를 읽는 것 같기도 하고서사시를 읽는 것 같기도 하며극시를 읽는 것 같기도 하다이 모든 부분이 혼합되어 <냉귀지>를 이룬다.

 

그런가 하면 제비가 사는 사회를 그려내어 군부독재에 대한 풍자를 위한 소재로 사용하고역사적 사건을 의인화하여 만든 인물의 내면을 다룬 심층적인 문학으로도 읽을 수도 있는데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일구의 내면을 다룬 작품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인 듯싶다.

 

2. 사일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1960년에 일어난 사일구 혁명이다그와 동시에 아버지 삼일(삼일만세운동)과 새어머니 현실(1980년대 민주화시대)의 아들이며오일육(오일육 군사쿠데타)의 배다른 형이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섞일 수도, 어울릴 것도 같지 않은 가족의 가치관의 충돌로서 대한민국의 갈등을 말한다.

 

삼일은 가슴은 뜨겁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이미 흘러가 버린 사람이며, 현실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사람이며, 오일육은 자신의 칼날을 통해 민족의 영달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물이며, 사일구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노래를 부르짖는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3. <냉귀지>는 1960년 사일구가 태어난 이래로 다시 찾아온 1980년대의 어느 하루. 사일구의 생일. 민주화 의식이 가장 활성화 된 하루의 시간동안 옮긴 사일구의 걸음걸이를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사일구가 마치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와 지옥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그렇게 지옥 같은 대한민국의 실상을 관찰하고 내면의 언어를 통해 그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4. 오일육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진 사회 풍경은 오일육의 철학(독재반공성장)이 온 나라를 뒤덮었던 사회였고유신정권이 스러지고 난 이후에도 그 자리를 노리던 전두환은 다시금 오일육의 야망으로 나라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러한 때, 최병현 작가는 <냉귀지>를 통해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는 젊은이들에게 사일구의 정신을 불어넣는다그 정신의 이름이 바로 <냉귀지>이며 그 뜻은 다음과 같다.

 

342p. 준엄한 법과 같은 차가움과 귀신의 음성과 같은 진지함과 삶을 채찍질하는 얼음처럼 굳은 의지가 성삼위일체를 이룬 육신적인 말.

 

5. <냉귀지>는 칼날을 휘두르는 그들과 같은 방식(칼날. 즉, 유혈투쟁)으로 맞서지 않기를 기도한다.사랑을 통한 혁명을 이뤄내기를 소망한다밥그릇을 두고 싸우다 차가운 길바닥에 밥알이 쏟아지게 하지 않고그 양식이 온전히 우리의 입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는 혁명을 권한다.

 

다소 이상적인 모습도 엿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차가움과 진지함과 굳은 의지로 그 언어(고사성어, 유행가 가사, 역사적 사건)로 이루어진 시설의 형태로 토해낸다는 것이다그래서 냉귀지다.

 

6. <냉귀지>를 덮으면서 강만희의 말은 오일육의 언어임을 깨닫고, 윤여준의 말은 사일구의 언어임을 다시 한번 선명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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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코츠키의 경우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7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이수연.이득재 옮김 / 들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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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경리 문학상은 2011년에 처음 제정되었다박경리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은 한국의 노벨상이라는 위상을 다지기 위해 2012올해부터 국내작가뿐 아니라 세계의 작가들까지 범위를 넓혀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한다그리고 러시아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첫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 전에 읽었던 다른 문학상 작품과는 달리 이 책은 인상적이었다혈연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전쟁 이후에 원래의 가족들과 흩어졌던 그들이 인연을 맺는다.) 본능적이면서도 사랑과 의무를 바탕으로 가정을 이룬 파벨엘레나바실리사타냐토마줴냐가 함께 쿠코츠키 일가를 이루어나가며 각각의 시점이 치우치거나 희생되지 않고 온전히 표현된다.

 

그와 동시에 쿠코츠키 가의 사람들을 사랑하고, 교류하는 주위 인물의 시점까지도 <쿠코츠키의 경우>는 등한시하지 않았다. (사랑하기를 원했지만, 타냐의 팜므파탈에 의해 그러지 못했던 쌍둥이 친구들은 제외하고…….) 책장을 덮고 나서 쿠코츠키와 함께한 다양한 인물들이 스스로 페이지를 열어젖히고 걸어나오는 듯한 신기루를 느낄 정도로 상당히 세밀하게 짜여있다.

 

3. 특히기억상실로 고생했던 엄마 엘레나의 몫을 1부의 짧은 글에서 부족했었는지.총 4부로 나뉘 부분 가운데 2부 전체에 할당한다2부만큼은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서사적 흐름에 반하여 서술된다추상적인 것을 모두 글로서. 가시적인 무엇으로서 표현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진 엘레나의 성격에서 나올법한 묘사의식의 기법을 사용하여 꿈을 그려내는 수법을 이렇게 사용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 장면을 막상 처음 읽을 때는 이질감도 있었지만끝까지 읽어보면 그것이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아버지어머니손녀를 중심으로 하는 4부작의 구성에서 어머니라는 틀을 이루기 때문이다이 부분이야말로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을 부여하려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4. 그런가하면 딸타냐가 중심을 이루는 장면에서는 한 편의 히피 문학을 읽는 느낌을 받았다나로서는 제임스 조이스 이후에 또다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추구하려는 영혼과 함께해서 즐거웠다.

 

손녀줴냐의 부분에서는 뭐랄까정반합을 이룬다고 할까마치 수학공식처럼 <쿠코츠키의 경우>가 줴냐로 증명되는 것 같았다제 각각의 개성을 가진 쿠코츠키의 가문 사람들이 낳은 딸이 너무나도 훌륭하게 자라줘서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다양한 개성들이 활개를 펴고 다닐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준 의사이자 아버지 파벨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자신의 능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계시적인 메시지 때문에 시작하긴 했지만, 딸을 대하고 손녀를 대할 때 느꼈던 감정은 진실로 묻어났다.

 

5. 이외에도 <쿠코츠키의 경우>는 내게 흥미로운 질문을 하나 던져주었다. 과거에 읽었던 어떤 책에 따르면 늑대와 개가 같은 종이었던 것처럼 가축의 조상은 원래 야생동물의 습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간에 의하여 오랜 세월 동안 가축에 어울리는 유전적성향을 강제적으로 선택당하여 지금의 종에 이르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쿠코츠키의 경우>에서 골드베르그의 견해에 다소 국한되긴 했지만, 이 비유가 인간에게도 적용된다스탈린의 독재로부터 형성된 통제적인 사회에 의하여 옳은 소리를 내는 훌륭한 인재들이 희생되었고, 마침내 남아있는 사람들은 종속적이고 수동적인 성향의 사람만 남게 된다.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잘 거세된 유전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진 불완전한 인간으로 하여금 대를 잇게 만든다면 결국 인간의 전체적인 능력이 쇠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섞인 견해과연 이러한 것이 적용 가능한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이런 가능성은 쿠코츠키의 가문 타냐와 제냐가 잘 자라주는 사례로서 반박당하긴 하지만 정치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막연히 빨갱이로 몰아가는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비춰봤을 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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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 - 세계적인 인문학자가 밝히는 서구문화의 근원 10 그레이트 이펙트 2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김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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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심히 읽은 책이다. 편집자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괴테와의 대화>를 읽고 괴테가 언급했던 작가들의 책을 여러 권 읽었던 것이 꽤 오래 전 일인데, 다시 편집자의 관점을 만났다. 이 책은 비평과 판단과 견해로 가득하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를 읽으면서 여러 명사들의 어록을 마주했다. 마치 돌아가는 회전문에서 잠시 나왔다가 들어가는 작가의 이름과 문장을 놓칠세라 서둘러 검색창에 두드린 후 번역된 대표작이 있는지 파악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는 작가보다는 몰랐던 작가가 훨씬 더 많았다. 그러나 그토록 많은 작가가 모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고 재해석한 작품을 발표했다니 참으로 놀랍다특히단테의 <신곡>과 괴테의 <파우스트>, 조이스의 <율리시스> 또한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나름대로 해석해낸 결과물이라니 말이다

 

2. 그야말로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고대중세근대현대유럽사회의 규칙이요규범이요. 잣대였다철학, 종교와 더불어 호메로스의 문학(서사시)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오늘의 세계에서 기초로 정해둔 각종 과목(수능 과목, 토익, 공무원 시험 등등)과 이런 틀 안에서 학습하고 힘써 얻어야 하는 점수그것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호메로스의 문학과 오늘의 기초과목이 가지는 차이점이라면 우리의 과목에는 객관화된 정답이 있고사람들은 그것을 맞춰나가는 과정보다는 맞췄다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풍조가 짙다면호메로스의 서사시는 서사시라는 과목만 있을 뿐. 그것을 읽고 내려야 할 정답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결과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의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고정화된 개념이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유다.) 과거의 작가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관점에서 자유롭게 <일리아드><오디세이아>의 영웅을 바라봤고영웅들의 이야기에서 부족한 부분이나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면 그러한 틈에서 숨은 이야기를 창조했다. 그리고 그 속에 자신의 목소리를 실었다.

 

3. <이펙트>에서 설명한 예를 하나 소개하자면, 프랑수아 드 페늘롱의 <텔레마코스의 모험>은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떠난 모험. 그 숨겨진 이야기를 작가가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페늘롱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루이 14세의 통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실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람직한 사회상을 피력했다. 페늘롱은 사람들의 선량함과 교회의 독립성이 왕의 쾌락과 권력보다 우선하는 사회를 꿈꿨다. 그 이념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4. 한편, 여러 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전정한 정체까지도 의심했을 정도로 구절 하나하나 깊이 연구했다고 한다마치 정해진 진리는 하나도 없다는 듯이 말이다그렇게 하여 호메로스는 맹인시인이 되었다가 혹은 다수의 무명화자가 모여 만들어낸 상징이 되었다가그것도 아니면 여성시인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펙트>의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은 다수의 무명시인의 구전문학이라는 설에 관심을 보인다.)

 

이러한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 결과 창작물은 더욱 풍성해졌다우리는 이것들을 전문가들이 또다시 연구해주길 기다릴 따름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이펙트>라는 책이 되어 우리를 찾아왔다. <이펙트>를 바라보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여러 가능성을 마주하게 되어 즐겁게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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