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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강상진.김재홍.이창우 옮김 / 이제이북스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삶이 인생의 목적이며, 성격적 탁월성을 따라 좋은 습관을 만들면 지속적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아리스토텔레스도 동물과는 다른, 인간의 기능이 이성에 따르는 삶에 있다고 생각한다. 플라톤은 영혼이 지혜를 맡고 있는 이성적 부분, 용기를 맡고 있는 기개적 부분, 절제를 맡고 있는 욕구적 부분으로 이루어지며, 이성적 부분이 나머지를 조화롭게 지배하면 행복한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즉 참다운 지혜를 제대로 알게 되면 곧바로 행동할 수 밖에 없고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철학자만이 가능한 일이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다운 지혜를 알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철학자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이 지혜를 맡고 있는 이성적 부분과 용기, 절제, '자유인다움' 등 품성상태를 맡고 있는 욕구적 부분으로 이루어지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구적 부분에 많이 지배되므로 이 부분을 탁월하게 조절할 수 있는 습관을 획득하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가능한 일이다.
욕구를 따르는 삶에 있어서 각각의 상황에 가장 좋은 행위가 있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 중용의 상태다. 무모함과 비겁함 사이에서 용감함을 취하고, 무절제와 목석 사이에서 절제를 추구하고, 낭비와 인색함 사이에서 '자유인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중용이다. 이런 중용적인 행위를 반복하면 우리는 좋은 습관을 획득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정의로운 일들을 행함으로써 우리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며,
절제있는 일들을 행함으로써 절제있는 사람이 되고,
용감한 일들을 행함으로써 용감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2권 1장 1130b1
이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실천적 지혜, 즉 인간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무엇이며, 각 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만이 실천적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
행복하다는 것은 좋은 행위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중용적인 행위들이 즐거운 일들인가? 우리가 선택해야 할 즐거움은 최고로 즐거운 것이며, 훌륭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즐거움이다. 훌륭한 사람들은 즐거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즐거운 것을 택한다. 부끄러운 즐거움은 실제로 즐거운 것들이 아니며, 단지 즐거운 것처럼 보일 뿐이다. 훌륭한 사람들은 탁월한 행위들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즐거움이다.
행복한 삶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되게 하려면 좋은 행위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중용적인 행위를 반복하면 훌륭한 사람들이 맛보는 고귀한 즐거움과 실천적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고귀한 즐거움은 좋은 습관을 만들도록 도와주며, 실천적 지혜는 또 다른 좋은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드디어 철학자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도 행복한 삶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남는다. 개인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좋은 정치체제가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문제를 후속편인 '정치학'에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