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staff님에게 댓글을 달고 내 기억을 못 믿겠어서 민음사 '죄와벌' 1권의 3부를 다시 읽었다. 


1. 라주미힌은 술에 완전히 취했으며, 두냐(아브도치야의 애칭) 와 악수를 한 것이 아니었다. 


라주미힌은 이례적으로 흥분해 있었다. 라스콜니코프를 집에다 데려다 주던 반시간 전만 해도 스스로도 의식했듯 쓸데없이 수다만 떨어 댔지만, 또 이날 저녁에 술을 죽도록 많이 마셨지만, 그럼에도 기운이 펄펄 넘치고 기분도 거의 상쾌한 편이었다. (중략) 그는 두 여인과 함께 서서 그들 둘의 손을 꼭 잡고 그들을 설득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놀라울 만큼 노골적으로 풀어 놓았으며 더욱더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해 그랬겠지만, 말을 할 때마다 거의 매번 그들 둘의 손을 아플 정도로 꽉, 정말 꽉 쥐어짜듯이 움켜쥐었고 그러면서 전혀 쑥스러워하는 기색 없이 아브도치야 로마노브나를 집어삼킬 듯 빤히 쳐다보았다. 그들은 손이 너무 아파서 이따금씩 그의 큼직하고 울퉁불퉁한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채기는커녕 오히려 손을 더 움켜쥐며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2. 술에 취해 완전히 맛이 간 라주미힌은 두냐의 손에 키스하고 싶다고 땡깡을 부린다. 


  "그렇다고요? 그렇다는 말씀이시죠?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다니 당신은 정말...... 정말......" 그는 환희에 차서 소리쳤다. "선과 순수와 이성과...... 완벽의 본원입니다! 손을 좀 주십시오. 제발요...... 어머님 손도 주시고요. 저는 여기서 두분의 손에 키스하고 싶습니다. 지금 무릎을 꿇고서!"

  그러고선 보도 한가운데서 무릎을 꿇었는데, 다행히도 마침 아무도 없었다.



3. 불행히도 다음날 모든 것이 기억나 괴로운 나머지 벽돌을 부수는 라주미힌


  이튿날 7시가 지났을 무렵 잠에서 깬 라주미힌은 뭔가 켕기고 심각한 기분이었다. (중략) 그는 어제의 일을 아주 작은 세부사항까지 전부 기억했으며 자기에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지금까지는 전혀 몰랐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어떤 느낌을 받았음을 깨달아 갔다. (중략) 가장 끔찍한 기억은 그가 어제 '천하고 추하게' 굴었다는 점인데, 비단 술에 취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두냐의 처지를 이용하여 그 처자가 버젓이 앞에 있건만 바보처럼 성마른 질투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녀와 약혼자 간의 관계나 여러 정황은 물론 숫제 그 사람 자체도 제대로 모르는 주제에 약혼자를 욕한 것이 문제였다. (중략) 이쯤 되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주먹을 힘껏 휘둘러 부엌의 페치카를 내리쳤으며, 자기 손에도 상처를 내고 벽돌도 한 장 부숴 버렸다.



4. 라주미힌이 약혼자가 준 것으로 생각했던 물건은 목걸이가 아니고 시계다.

(목에 걸려 있었던 것만 기억나서 목걸이로 착각) 


그녀는 가느다란 베니스 체인에 끼워져 목에 걸린 멋진 에나멜 금시계를 보며 이렇게 외쳤는데, 그녀의 차림새에 지독히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었다. '약혼자의 선물이군.' 라주미힌은 생각했다.


  "너는 전혀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있어! 조시모프가 간다고 너까지 그냥 가냐. 가지 마...... 한데 몇시지? 12시인가? 너, 시계 한번 근사하다, 두냐! 왜 또 다들 입을 다물고 있어? 계속 나만, 나만 얘기하고......!"

  "이건 마르파 페트로브나의 선물이야." 두냐가 대답했다.

(중략)

  '그러니까 약혼자가 준 선물이 아니었구나.' 라주미힌은 이런 생각이 들었고, 왠지 기뻤다.



5. 석영중 교수의 '죄와 벌' 강연

주말동안, 강연 들으면서 아주 잘 잤다. 석영중 교수님 목소리 듣다보면 안 졸리다가도 깊은 잠으로 빠질 수 있다. 

어찌나 열심히 잤는지 이번 주말 내내 들었는데 아직도 1부를 온전히 못들었다는.

https://tv.naver.com/v/658439

https://tv.naver.com/v/658469


6. 석영중 교수님이 연재하신 '맵핑 도스토옙스키' 중 제일 재밌었던 회차 기사

https://news.joins.com/article/22973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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