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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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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훨씬 나중에야 나는 게슈타포가 그녀를 다른 집시들과 함께 체포해 강제로 끌고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마이다네크 혹은 아우슈비츠의 어느 소각로에서 태워져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아직 인간적이었다......전쟁이 끝나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기에 나는 마당에서 연을 태웠다. 더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어린 집시 여자가 반짝이 종이로 장식했던 긴 연꼬리와 연줄도 함께(83-84p).
사르트르 양반과 카뮈 양반이, 특히 후자가 멋들어지게 글로 옮겨놓은 시지포스 콤플렉스는 지난 삼십오 년 동안 내 일상의 몫이었다(93p). 그러나 부브니의 사회주의 노동단원들은 일이 밀리는 법이 없었다.
한 변이 적어도 오백미터는 되는 저 정육면체에 프라하 전체가 나와 함께 압축되어 있다. 평생에 걸쳐 내 안으로 스며들었던 텍스트들과 내 모든 사고도 함께.....내 삶이라고 해봐야, 저 아래 내 지하실에서 사회주의 노동단원 두명이 짓이겨대는 작은 생쥐 한 마리만도 못한 것이긴 하지만...(1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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