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을 읽었을때 보다 2권을 읽었을때 리처드 파인만의 매력이 더해졌다. 이 사람이 과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가?
이 사람이 과연 원자폭탄을 만든 인물인가? 이 사람이 과연 교수인가?
그만큼 그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브라질 과학도의 교육문제, 권력의 문제, 제도의 문제, 드럼과 봉고를 연주하는 물리학자 파인만!
삶 가운데 장난끼와 재치, 하지만 특유의 탁월한 궁금증과 실험정신. 고집...서류에 13번 이상은 사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고집한 이 사람!
1 달러 내놔요!
그림도 배우고, 드럼도 배우고, 환각술도 실험해보고...그의 정신은 자유 그 자체였다!
번역을 심도있게 해서 파인만의 뉘앙스, 발칙한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이렇게 즐기며 사는 이도 드물도 싶다.
그의 첫번째 아내가 죽었을때 그가 느낀 비애의 면만 제외하면, 그의 삶은 funny 그 자체였다.
이런 에세이 비슷한 것을 읽고 내가 자주 웃었다는 사실이 의아하기도 하면서도 역시 파인만이다 싶다.
그의 첫번째 아내가 죽었을때 그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다가, 문득 쇼윈도의 마네킨에 걸린 옷을 보았던가! 그러면서 갑자기 아내 생각이 나서 울음을 터트렸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리처드 파인만의 이 모습을 보면서, 문득 <오베라는 남자> 소설이 생각난다.
59세의 아내를 잃은 홀애비 이 남자, 오베!
그는 정말 아내 소냐를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다른 집 아내들은 자기가 머리를 새로 한 걸 남편들이 못 알아본다는 이유로 짜증을 내잖아요. 제가 머리를 하니깐 우리 남편은 내가 달라졌다고 며칠동안 짜증을 내더라고요.'
소냐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게 오베가 무엇보다 그리워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늘 같은 것(p,353).
오베는 울기 시작했다(p.369).
파인만도 아내의 죽음에 울고, 오베도 아내의 죽음 때문에 운다. 두 사람이 같이 울어서 이 책, 저 책 연결해서 글을 적고 있다.
나는 프리데릭 베크먼의 <오베라는 남자>를 중도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냥 글자도 너무 빡빡하게 많고, 사람들이 즐겨찾는 이야기라 어떤 이야기인가 싶기도 해서 읽기 시작했다. 근데 도서관에 정말 대출일자를 연장해서 겨우 읽었다. 그냥 완독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근데 웬지 내 스타일하고 안 맞고, 프리데릭 베크먼의 소설을 다시 집어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왜 그럴까? '오베'라는 인물, 외골수같지만 순정적이고 마음이 참 따뜻한 아저씨인데, 그냥 기분이 그렇다.
오베 보다는 리처드 파인만이 더 유쾌하다.
난 오베 보다는 리처드 파인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