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해리포터를 책이 나올 때마다 사 보고(큰 녀석이 목매고 기다린다), 영화도 나올 때마다 봤건만(이건 두 녀석이 다 목매고 기다린다) 좋은 줄은 모르겠다.
물론 재미가 없지는 않다. 책은 잡으면 네다섯권이나 되지만 하루내에 술술 읽히고(내 생각엔 출판사의 술수인 것 같다. 2권으로 내도 될 것을 아동도서라는 명목으로 글씨 키우고, 여백 많이 줘서 권수 늘리는 얍삽한...... 거기다 번역도 문제 있다고 본다) 영화도 1편을 볼 때는 책을 얼마나 완벽하게 재현했을까 하는 기대에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었다.
그러나 2편은...... 남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난 중간에 좀 졸았다.그리고 아이들 땜에 더빙으로 봐서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해 말하긴 좀 뭐하지만 해리역을 하는 아역배우(이름 못외운다)는 너무 얼굴만 보고 뽑은 것 같다. 영화 내내 표정이 두세가지 밖에 안되니 말이다. 그래서 3편도 별 기대는 안하고 아이들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갔다.
그런데, 3편은 좀 진화한 것 같다. 내용도 무거워지고.....원작도 워낙 기억에 남는 내용이었다.제법 그럴듯한 공포감도 조성되어 둘째 아이는 괜히 보러 왔다며 칭얼거렸다.
놀라웠던 것은..... 아이들이 부쩍 커버렸다!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헤르미온느는 좀만 더 자라면 아주 매력적인 아가씨가 될 것 같고, 론은 좀 의젓해지긴 했는데 약간 미련스럽게 보일 기미가 엿보인다.(워낙 3편에서 론의 역할이 좀 미련스럽기 때문인가?)
해리는..... 난 왜 이리 해리가 맘에 안 드는 거지? 키도 훤칠해지고 잘 생긴 얼굴인데 말이야. 내 취향이 아닌가봐. 난 해리의 얼굴에 왠지 모르게 야비함이 엿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그리고 난 작가가 두들리 가족을 대하는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 물론 이야기에 악역은 필요한 법이지만 해리포터에서 두들리 가족은 마치 모두가 한 놈 찍어놓고 놀리고 괴롭히는 이지메를 당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나는 그들의 심술궂고 못된 짓이 응징을 당할 때마다 통쾌하게 웃어줄 수가 없다. 좀 불쌍하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가벼움에 대해 난 찬성할 수 없기 때문에-마법을 책임감 있는 철학이 아닌 기술로 보는 태도- 영화를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너무 고지식한 어른이어서인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