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환상문학전집 17
아서 C. 클라크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내가 SF의 거장에게 "당신은 틀렸어!"라고 말하다니, 건방지기도 하지. 하지만 요즘 당신네 나라가 하는 짓을 보면 내가 이말을 안할 수가 없다구. 하지만 그건 이 이야기의 일부분일 뿐이니 좀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지.

이 이야기는 인류가 달에 사람을 보내기 전에 씌어진 걸로 알고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동명의 영화와 동시에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도 보긴 봤는데,워낙 사흘전의 일을 기억 못하는 사람이라 흐릿하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매우 장엄하며, 느릿느릿하고, 좀 졸렸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에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시대를 예언한 소설이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 아닌가. 그래서 이 시대를 살면서 이 책을 읽는 나는 자연스럽게 소설의 세부적인 시대 묘사를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는 전 세계의 주요 전자 신문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불러냈다. 중요한 신문들의 코드를 이미 외우고 있었으므로 패드 뒤편의 목록을 참조할 필요는 없었다. 그는 모니터의 단기 메모리를 선택해 신문 1면을 화면에 꺼내 놓고 기사 제목을 재빨리 훑어보며 흥미 있는 기사들을 점찍었다. .........우표 크기만 한 직사각형이 화면을 가득 채울 만큼 커져서 편안하게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이런 시스템을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아서 클라크는 현재의 인터넷 신문을 1960년대에 이미 예언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예언한 것보다 이 분야는 훨씬 더 발전해 버린 것 같다. 위의 묘사를 읽으면서 뭔가 뒤떨어진 느낌을 받으니 말이다. 그는 현재의  인터넷 상의 정신없이 빠른 정보전달 및 상호교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지?

그러나 인류는 아직 그가 예언한 정도의 우주개발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이런 쪽으로는 잘 모르지만 우리는 아직 달여행이 '정상적이고 평범하게' 여겨지지는 않고, 사람이 상주하는 달 기지도 없고, 토성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낼 수는 없으니까.

인간이 달에 처음 착륙했을 때만 해도 인류는 태양계를 금방이라도 정복할 것 같았는데 그러지 못한 이유는 뭐지?

  1. 우주개발은 상상 외로 너무나 어려운 기술이어서

  2. 너무 돈이 많이 들어서

  3. 전쟁하느라 너무 바빠서(우주개발로 얻는 부가가치보다 약소국을 침공해서 얻는 부가가치가 더 커서)

내가 잘 모르는 일에 대해 뭐라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고 3번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든,디테일에 있어서는 100% 정확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은이의 상상력은 거대하다. 어찌보면 이 책을 보고 과학자들이 영감을 얻어 연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인간은 외계인의 도움으로 유인원에서 인간이 되었다. 외계지성은 우리가 진화했는지 확인하고 우리를 그들의 세계로 부르기 위해 스타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인공지능이 자기 모순에 빠져 인간을 배신한다. 지금 들으면 어디서 많이 들어서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지만 처음으로 생각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그러나, 이런 거대한 상상력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당신은 틀렸어. 당신네 나라는 당신이 생각한 것처럼 착하지가 않다구.

모든 나라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었다. 심지어 미국인들조차 고기를 먹지 못하는 날이 있을 정도였다  ㅡㅡ> 아마 모든 나라가 식량부족을 겪어도 미국인들은 고기를 먹을걸?

38개 핵보유국들은 오로지 정치가들의 눈에만 보이는 상징적인 경계선에서 호전적인 불안감을 안고 서로를 주시했다ㅡㅡ>이 세상 모든 나라가 미국이 또 뭔짓을 할지 불안감을 안고 주시하고 있다구.

 

사실, 이런 묘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열받는 이유는 당신네 나라가 요즘 하는 짓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그래. 미국이 인류 전체를 대표해서 인류의 희망을 싣고 우주로 뻗어나간다, 이런 희망적인 관측을 이제는 할 수 없다구. 당신들은 능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자격이 없어. 그럼 이제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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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7-2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능력도 알고보면 남의 걸 훔쳐 획득한 능력 아니겠습니까!
미국의 좋은 것들(특히 영화)만 즐기고 나머지는 싸그리 무시하려고 해요.
안 그러면 혈압오르니까!^^
잘 읽었습니다.^^

깍두기 2004-07-2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의 첫 코멘트를 로드무비님이...... 님은 제 서재를 빛내 주시는 너무 고마운 분이셔요.옆에 계시면 안아드릴텐데(부비부비....좋아는 하실라나???)

로드무비 2004-07-2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치미를 떼고)어제 쓴 제 리뷰 보셨수?
코멘트가 하나도 안 달려 썰렁한...
헤헤, 안아주세요!

히치하이커 2005-07-05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훔.. 작은 딴지... 아서 클라크는 영국인입니다.. 미국인이 아니죠.. ^^

rlacjfgns 2007-03-30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서 C 클라크 님은 영국인이십니다.
현재는 스리랑카에 살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