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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ㅣ 사이언스 클래식 3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용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8월
평점 :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지 1년도 넘은 것 같다. 정확히 언제 시작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갈대님의 이벤트에서 받은 책인데 재미가 없지도 않았는데 어쩐지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하도 오랜 기간 띄엄띄엄 읽어서 내용 정리가 안된다ㅡ..ㅡ;
내가 이 책을 읽을 때의 목적은
도킨스와 굴드가 서로 대립되는 입장에서 진화론에 관한 글을 매우 재미있게 잘 쓴다는
딸기님의 리스트를 보고 마음이 동해서였다.
굴드는 참 재밌는데 도킨스는 어떨까?
진화론 내에서 도대체 무슨 상반된 주장들이 있을까?
그 서로 상반된 주장들을 읽고 나면 나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
이런 것들이 궁금해서였는데
결론 : 읽어봐도 모르겠다ㅠ.ㅠ
이 책에서 도킨스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을 조근조근 반박하고 있는데
나처럼 진화론을 당연한 진리라고 여기고 있는 사람에게는
도대체 이런 자세한 반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싶지만
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창조론을 믿으며 이를 교과서에 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에 따르면 말이다.
그들의 주장 중 대표적인 것은 이런 것이라 한다.
1. 시계처럼 정교한 것이 우연히 만들어질 수 있는가? 생명체의 기관(예를 들어 눈)은 시계보다 정교하다.
2. 보잉747 부품을 폐품 창고에 쌓아놓고, 돌풍이 불어 비행기가 완벽 조립될 가능성이 있는가?(이것은 생명 탄생에 대한 비유)
진화를 이런 현상에 비유하는 것은 얼핏 그럴듯하고, 이 비유에 따르면 진화란 말도 안되는 것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도킨스는 저 비유가 경우에 어긋난다는 것을 아주 조근조근 자근자근 지겨울 정도로 자세하게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그 자세한 설명을 여기서 반복할 필요는 없겠고,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진화란 '매우 느리고 점진적이고 누적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1.진화는 매우 엄청 진저리나게 오랜 시간동안 진행되어 온 것이다. 수명이 100년 남짓한 인간은 수십억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확률을 실감하지 못한다.
2. 시계처럼 정교한 생명체의 여러 기관들은 단 한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적적인' 자연선택의 결과이다. 위의 비유는 그 점을 잊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의 설명은 매우 논리적이고 논박할 곳이 없다고 여겨지는데
그거야 내가 창조론자가 아니기 때문이겠고.
또 이 책은 같은 진화론자들 내에서도 다윈주의를 비판하는 여러 분파들의 주장을 논박하고 있는데
그 분파들이 도대체 무슨 주장을 하는지 자세히 모르는 나는
읽어도 누가 옳은지, 뭘 반박하는지 확실히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굴드에 관한 비판은 살짝 알아듣겠다.
"굴드야, 넌 다윈주의를 비판하면서 돌연변이에 의한 단속적인 진화를 주장하지?
니가 주장하는 그거 다윈주의에 다 포함되어 있는거야. 아니라고 하지만 넌 다윈주의자라구"
이런 얘긴 거 같은데,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그들의 책을 더 읽어보아야 하겠다.
**책 제목이 <눈먼 시계공>인데 자꾸 <멋진 시계공>이라고 착각하곤 했다.
그러고 보니 진화란 비록 눈은 멀었지만 멋진 시계공이다.
이 세상은 다양하고 멋진 생명들로 가득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