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
버지니아 리 버튼 글, 그림 |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도개교를 건너자!"

"좋았어. 저기 배 위에 탄수차가 보여!" 뿌뿌 뿌뿌

작년만 해도 우리집 거실에 기차 장난감을 잔뜩 늘어놓은 아이들의 이런 대화를 듣기는 다반사였다. 토마스 기차를 무지 좋아했고 장래 희망이 한동안 기관사였던 큰애의 영향이 둘째에게도 이어져 기차 놀이를 참 좋아했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처럼 기차나 차를 좋아하는 네다섯 살 남자 아이들에게 적당하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48쪽이나 되는 짧지 않은 분량의 그림책이 애들에게 너무 길지 않나 싶어 나는 주저했는데 아이들이 우겨 우리집에 오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큰애 친구 하나는 이 책을 빌려 간 후 한 달 이상이나 돌려 주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에겐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1940년대에 활동했던 작가라 그런지 그림이 전부 흑백으로 되어 있고 석탄 실은 기관차의 느낌을 살리려 하다 보니 목탄으로 그린 듯 명암 위주의 둔탁한 그림들이었는데 아이들은 다양한 모양의 기차를 보며 신기해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치치. 꼬마 기관차 치치는 일상이 무료하여 어느 날 무거운 객차들을 놔두고 혼자서 모험을  나선다. 사람들의 시선을 기대하면서.

하지만 승무원, 화부, 기관사 아저씨 몰래 나선 치치의 모험은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치고 가는 곳마다 소동이 벌어진다.

그런데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 버린 철로 주변의 풍경들을 보며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다.

개구쟁이들이라 개구쟁이 치치가 벌이는 모험담을 읽으며 동일시하고 있는 듯 했다.

결국 치치는 엉뚱한 선로를 따라 끝없이 달려가다 숲 속 낡디낡은 선로에 이르러서야 멈추게 된다.

기관사 아저씨에 의해 구출된 치치가 별빛 아래 집으로 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다 보면 아이들의 취향 따라 고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도 꽤 오랫동안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받은 책 중의 하나이다.

기차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꼬마가 있는 집마다 치치를 만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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