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뭐 해요?" "콩 심는다." "무슨 콩 심어요?" "둥글둥글 누런 메주콩, 알록달록 고운 강낭콩 심는다." "왜 세 알씩 심어요?" "새 한 알, 짐승 한 알, 사람 한 알. 그러니까 세 알이지."-p.11쪽
볕이 좋은 가을날, 들쥐가 할머니네 마당으로 나왔어. "할머니, 뭐 해요?" "콩 턴다." "탁 탁 탁" 할머니가 몽둥이로 콩대를 두드렸어. '타닥타닥, 콩콩콩.' 콩알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어. 들쥐도 신이 나서 콩알을 물고 날랐지.-p.22쪽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 밤이야. 할머니가 콩을 가리고 있는데 들쥐가 방으로 들어왔어. '할머니, 뭐 해요?" "콩 가린다." "손도 시리고 코도 시린데 안 자요?" 들쥐가 아랫목으로 기어들면서 쫑알댔어. "씨 할 콩, 먹을 콩, 소 줄 콩 골라 내야 너 줄 콩도 있지." '또르륵 또르륵 또르륵 또르륵.' 할머니는 콩을 가리고 들쥐는 콜콜 잠이 들었어.-p.2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