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수요일에 도서관을 못 갈 것 같아서 아예 오늘 가기로 했다. 다섯 권을 모두 반납하고 오늘 빌리려 했던 책을 검색한다. 온라인 서평 수업에서 첫 책으로 쓰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전부터 빌리고 싶었던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에 들고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인 김무곤 선생의 <종이책 읽기를 권함>, 총 세 권. 하지만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 신청을 못하는 바람에 마지막 책은 다시 서가에 꽂아두었다. 페미니스트는 100쪽이 되지 않아 그냥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상당히 좋은 책이었다. 다만 책으로 읽기보다는 그냥 테드 강의를 보는 게 좋았을 성싶다. 책과 강의의 깊이, 넒이가 그리 차이나지 않는 듯하다.
아주 쉬운 책이다. 어려운 글 하나 없고 성내는 말 하나 없다. 왜 페미니즘이 필요한지에 대해 조곤조곤 말할 뿐이다. 옮긴이 말마따나 누구를 비난하기보다 모두를 초대하여, 앞으로 이렇게 해보자고 말한다. 책 자체가 워낙 짧을뿐더러 모두 갈무리해도 좋을 책이라 짧게 발췌문만 남긴다.


내가 열네살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우리는 오콜로마의 집에서 무언가에 대해 언쟁하고 있었습니다. 둘 다 책에서 배운 설익은 지식으로 가득 차 있던 때였지요. 논쟁이ㅡ 주제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한참 주장하고 또 주장했더니 오콜로마가 내게 이렇게 말했던 것은 똑똑히 기억납니다. ˝있잖아, 너 꼭 페미니스트 같아.˝
그것은 칭찬이 아니었습니다. 말투에서 알 수 있었지요. ˝너 꼭 테러 지지자 같아˝라고 말하는 듯한 어조였거든요. (11, 12쪽)

(선략/다른 사람들이 페미니스트에 대해 안 좋은 의견을 말하면 저자가 유쾌하게 반박하고서) 물론 이런 이야기는 대체로 농담이었지만, 이것만 보아도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얼마나 많은 함의가 깔려 있는가, 그것도 부정적인 함의가 깔려 있는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남자를 싫어하고, 브래지어도 싫어하고, 아프리카 문화를 싫어하고, 늘 여자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화장을 하지 않고, 면도도 하지 않고, 늘 화가 나 있고, 유머감각이 없고, 심지어 데오도란트도 안 쓴다는 거지요. (14쪽)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반복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목격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만일 남자아이만 계속해서 반장이 되면, 결국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라도 반장이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만일 남자들만 계속해서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을 목격하면, 차츰 우리는 남자만 사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럼다˝고 여기게 됩니다.(16쪽)

(선략/남동생 루이스는 지금 시대에 여성인권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후 둘이 시내에 차를 몰고 나갔다가 한 남자가 주차 공간을 찾아준다) 남자의 유달리 연극적인 몸짓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떠나면서 남자에게 팁을 주기로 했습니다. 나는 가방을 열고 손을 넣어 동늘 꺼낸 뒤 남자에게 건넸습니다. 남자는 내가 건넨 돈을 기쁘고 고맙게 받은 뒤 루이스를 향해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루이스는 놀라서 나를 보며 말했습니다. ˝왜 나한테 고맙다는 거지? 내가 돈을 준 것도 아닌데.˝ 그러더니 루이스의 얼굴에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이 떠올랐습니다. 남자는 내가 가진 돈은 무엇이든지 결국에는 루이스에게서 나왔으리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루이스가 남자이니까요. (19쪽)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 수치심을 가르칩니다. 다리를 오므리렴. 몸을 가리렴.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 여자로 태어난 것부터가 무슨 죄를 지은 것인 양 느끼게끔 만듭니다. 그런 여자아이들이 자라면, 자신에게 욕구가 있다는 말을 감히 꺼내지 못하는 여성이 됩니다. 스스로를 침묵시키는 여성이 됩니다. 가식을 예술로 승화시킨 여성이 됩니다. (37쪽)

젠더는 대화하기 쉬운 주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이 주제를 불편하게 여기고, 심지어는 짜증스럽게 여깁니다. 남자도 여자도 젠더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꺼리며, 혹은 젠더 문제를 성급히 부정해버리려고 합니다. 현 상태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기란 늘 불편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묻습니다. ˝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쓰죠? 그냥 인권옹호자 같은 말로 표현하면안되나요?˝ 왜 안 되느냐 하면, 껏은 솔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페미니즘은 전체적인 인권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인권이라는 막연한 표현을 쓰는 것은 젠더에 얽힌 구체적이고 특수한 문제를 부정하는 꼴입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여성들이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척하는 꼴입니다. 젠더 문제의 표적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꼴입ㄴ다. 이 문제가 그냥 인간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콕 집어서 여성에 관한 문제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꼴입니다. 세상은 지난 수백년 동안 인간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그중 한 집단을 배제하고 억압해왔습니다. 그 문제에 관한 해법을 이야기하려면, 당연히 그 사실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어떤 남자들은 페미니즘이란 개념에 위협을 느낍니다. 내 생각에 그런 반응응 남자아이들이 자라면서 받았던 교욱, 즉 그들은 남자니까 ˝당연히˝ 우위를 차지해야 하며 만일 그러지 않는다면 그들의 자존감이 훼손될 거라는 가르침이 야기한 불안감 탓입니다. (43, 44쪽)

남다든 여자든, 맞아, 오늘날의 젠더에는 무제가 있어,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롲바아야 해, 우리는 더 잘해야 해, 하고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여자든 ㄴ마자든,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52쪽)

(옮긴이의 말에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는 왜 오늘날 새삼스레 페미니스트 선언이 필요한지를 말하는 책이다. 더구나 그 선언을 더없이 다정하고 유쾌하게 말한다. 누구를 비난하기보다 모두를 초대하여, 앞으로 이렇게 해보자고 말한다. 어느 나라, 어느 문화, 어느 연령의 사람에게든 일말의 껄끄러운 마음 없이 선뜻 건넬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어느 성의 사람에게든. (91,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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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am 새벽에 일어나서 잠시 수다 떨다가 여섯 시부터 책을 읽었다. 생각보다 정신이 말똥말똥하고 집중이 된다. 뒤 30분 동안은 무라마키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하루키보다 훨씬 유쾌하다. 하긴 읽었던 하루키의 책이 고작 소설 세 권이었으니. 잡문집은 말그대로 잡문이어서 정말 별로였는데 이번 에세이집은 너무 마음에 든다. 역시 에세이스트로서 칭찬이 자자한 하루키답다. 출근 때문에 책을 덮었지만 일만 아니면 한번에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고 매력적이다.
서평쓰기 수업 때문에 억지로 편 책인데 내게는 의외의 행운이다. 그런데 이거 서평을 어떻게 쓰지. 애초에 서평은 커녕 간단한 독후감밖에 쓰지 못하는 나로서는 영...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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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후감이나 서평이나 둘 다 똑같습니다. ^^

양손잡이 2017-01-05 18:40   좋아요 0 | URL
느낌이 뭔가 달라서요 ㅠ
 

  입사할 때부터 느꼈지만 이놈의 회사는 직원들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 책과 영화를 시간이 남아도는 이들만의 취미로 전락시켰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매일 야근 때문에 늦게 들어오는 아빠를 달라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 겨울휴가 기간에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라는 문구가 쓰인 카드를 화장실 소변기 위에 자랑스럽게 걸어 놓은 것부터 어이가 없다. 과격하게 말하면, 역겨울 따름이다. 소중한 이들과의 추억은 휴가 때만 만들라는 무언의 주문처럼 읽힌다.


  덕분에 사람들의 취미는 줄어만 간다. 온전히 자신에게 쓸 시간이 모자르니 순간의 흥미를 위한 취미가 대부분이다. 더욱 안타까운 건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에 길들여진 우리는  휴식이 주어져도 뭘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는 것이다.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남들을 따라하고 말초적인 재미를 끊임없이 찾는다.


  나도 점점 이렇게 변해갔다. 회사 입구를 들어간 순간 머리가 멍해진다. 매일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자리에 앉아 퇴근시간만 기다린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올리며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낸다. 군 제대 후 쭉 이어오던 1년에 책 100권 읽기는 입사 2년차에 벌써 무너졌다. 올해는 30권을 겨우 넘겼을 뿐이다. 추천할만한 책도 없는, 비루한 기록만 남았다.


  회사와 관련 없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독학의 의지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교과서와 함께 싸그리 날려버렸으니 어디서 배우기라도 해야 할텐데 시간을 내기 어렵다. 24시간 계속 가동해야 하는 공장 특성상 교대근무는 필수여서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강좌를 참석하기가 어려웠다. 평일 강좌는 언감생심이다. 주말마저도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심지어 1년 반 동안 회사에서 소속이 5번 바뀌었다. 변화를 싫어하고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 짧은 기간에 이런 변화는 큰 스트레스였다. 변화도 변화지만, 내가 빠져도 이전 부서는 특별할 거 없이 잘만 돌아가는 것도 슬프다. 대기업 직원은 하나의 부품에 불과하다는 말은 전부터 수도없이 들었지만 이렇게 뼈저리게 다가올줄은 누가 상상했으랴. 게다가 옮긴 부서는 업무가 많아 퇴근시간도 늦으니, 가뜩이나 부족했던 내 시간이 더욱 줄어들었다.


  여러 생각이 겹치니 자연스레 퇴사가 머리에 맴돌았다. 그래, 감옥 같은 회사에서 벗어나 진정한 꿈을 찾아 모험을 하는거지. 퇴사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예전과 현격히 달라졌다. 심지어 퇴사가 요새 트렌드라는 말까지 나온다. 같이 부서 이동한 사람들, 다른 부서로 간 사람들, 각자 부서에서 꾸준히 일해오던 친구들과 퇴사를 얘기해보았다.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출근도장을 찍는 느낌을 준다. 요새 취직이 그렇게 힘들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직장인들이 안 힘든 건 아니다.


  회사를 나가면 뭘 할까. 6개월 정도는 그동안 못가본 여행을 떠나야지. 타지에서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자유를 만끽하자. 여행에서 돌아와 당분간은 취업 생각은 접어두고 치열하게 살지 말자. 아침햇살을 쬐며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졸리면 자고, 잠에서 깨면 다시 책을 읽자. 꾸준히 글쓰기도 연습해서 나만의 작업물을 만들어야지. 인문학 강좌도 들으면서 나를 바꿔가야겠어.


  올해 보너스만 받고 정말 나간자고 생각했다. 허나 퇴사를 한번도 하지 않은 나라도 현실의 벽이 녹록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당장은 돈이 있더라도 결국 사라지기 마련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취업을 해야 하는데, 애초에 좋아하는 걸 하려고 나왔던 회사를 돈을 벌기 위해 다시 들어가는 모순이 생긴다. 현실은 언제나 꿈을 압도한다.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서 헤쳐나갈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좋은 직장이 있다고 한들 그 회사에서 뭘 보고 나를 채용할까? 회사에서 나가면 나를 써줄 곳이 없다고 매번 한탄했는데, 그건 내게 강점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이다. 미련하게도 그런 강점을 얻기 위해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일이 힘들다, 회사의 톱니바퀴로 일하는 느낌이 들어 괴롭다, 이런 푸념은 제 얼굴에 침뱉기나 마찬가지다.


  월말에 따박따박 입금되는 월급에 만족이 드는 순간 깨달았다. 웬만한 용기 아니면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용기는 없다.


  냉정히 생각해 퇴사는 무리다. 돈에 맛을 들였기 때문이다. 돈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여태까지의 삶이 있기에 쉬이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엇일까. 내린 결론은 결국 자기계발뿐이었다. 예전에는 자기계발이라면 치를 떨었는데 이제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인생은 아이러니의 집합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것을 꼽았다. 책 읽기와 글쓰기. 두 가지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여러 고민을 했다. 책은, 지금까지 흥미 위주로 읽었다면 조금 무겁게 읽으려고 한다. 재작년부터 읽겠다고 한 <안나 카레니나>를, 책을 산 지 무려 4년만에 책상에 꺼내두었다. 많이 읽기에 중점을 두었던 독서에서 적게 읽더라도 울림을 주는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겠다.


  글쓰기는 우선 매일 쓰기부터 연습하고 있다. 나로서는 기특하게 3주째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다.(이 글도 그동안 쓴 일기의 조합이다. 쓰다보니 괜스레 무게잡는 이야기가 많아졌지만 말이다) 1월에는 온라인 서평 쓰기 수업을, 2월부터는 100일 쓰기 수업을 듣는다. 그동안은 발췌문으로 가득한 독후감을 써와서 내 글이 없었다. 글쓰기 근육을 조금씩 늘려 2017년에는 나를 대표할 수 있는 글을 하나 쓰고 싶다.


  혼자 공부하는 건 조금 힘들기도 해서 아예 타의로 공부할 방안을 마련했다. 경희사이버대 에 입학 원서를 넣었다. 학부는 후마니타스, 전공은 인문고전이다. 업무와 정반대로 동떨어진 공부다. 그러나 하고 싶은 공부가 인문학이기에 딱 하루 고민했다. 대학을 졸업했기에 3학년 편입이 가능했지만 과감하게 신입학을 선택했다. 무려 4년의 대학생활이 다시 시작된다. 회사생활과 병행하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용기가 없는 나에게 현실과 이상의 최상의 절충안이다.


  이 계획들은 흔히 말하는 성공과 대박을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다. 나를 더 잘 알기 위한 마음의 수양이다. 더불어 다른 이들을 알고 싶은 욕망도 있다. 인간의 학문이라는 인문학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달, 100일, 4년이 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그 끝이 큰 성공이 아니어도 좋다. 전환점을 통과하는 과정 자체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가열차게 빛날 순간임을 알기에.



* 자기계발서는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후로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무려 두 권이나 샀다. 장족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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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1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손잡이 2016-12-31 22:18   좋아요 0 | URL
양손잡이입니다!!! ㅎㅎㅎ
예전 글을 읽어보니 되게 그럴 듯한 거예요. 그런데 발췌문이 6~70%이어서 이게 제 감상을 쓴 건지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옮긴 건지 영 모르겠더라구요 ㅠ 겉으로는 그럴싸한데 제 생각이 없었다랄까요? 그 비율을 잘 맞추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발췌문 정리도 잘 해놔야겠지요... 흑흑 제 읽기 습관을 바꿀 때가 된 것 같아요.
덧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스포 조심)

오늘은 출근할 때 어떤 책을 들고 갈까, 어제 빌린 책 다섯 권 중 <은하영웅전설> 8권을 잠깐 꺼내들었다. 뒷 내용이 어떨까 너무 궁금해서 가장 마지막 장을 잠깐 펴봤는데 오마이갓. 상상도 못한 인물의 죽음이라니. 이건 마치 <얼음과 불의 노래> 3부를 읽기 전에 가문 소개를 읽었는데 2부에서 일어난 사건을 미리 본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아, 쓰바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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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9 30분으로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일어나 졸음을 이기고 기숙사를 나섰다. 오후 시부터 근무 시작인 이번 주는 오전 아니면 도서관에 들를 방법이 없다. 날이 생각보다 춥지 않아 가뿐한 마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전에 빌린 결국 권밖에 읽지 못했다. <은하영웅전설> 7, <반지의 제왕> 1. <필경사 바틀비>, 소설 말고 다른 분야를 읽어 보고자 들였던 <예술수업> 채사장의 신간 <열한 계단> 밀려 침대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오늘은 권만 빌릴 예정이었다. <은하영웅전설> 8, <반지의 제왕> 2, 저번에 계약한 <글쓰기의 최전선>. 그러나 <반지의 제왕> 누군가가 2~4권을 모두 빌려 상태였다. 1권까지 예약해둔 보니 동안 <반지의 제왕> 초토화시킬 작정이었나 보다.


  달랑 그것만 가져오기는 뭔가 아쉬워서사실 읽기도 벅차다는 알지만 - 다른 책을 찾아 주변 서가를 둘러봤다. 은영전 주변 일본 소설이 눈에 띄었다. 미야베 미유키, 미치오 슈스케,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등등, 많이 읽어 보지는 못해서 좋아한다고는 못하지만 선호하는 작가들의 책이 많았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모리 히로시 <모든 것이 F 된다> 들었다. 대학시절 작가의 팬인 친구에게 뻔질나게 추천받은 책이다. <열한 계단> 읽는 동안 순수하게 재미를 추구하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기에 책을 번에 들었다.


  앞서 글쓰기에 대한 책을 빌려 쓰니 반대급부로 읽기에 대한 책을 찾았다. 책은 이전에 ! 해둔 <이젠, 함께 읽기다>.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던 <서평 글쓰기 특강> 저자이자 서평 선생님이 뻔했던 김민영 작가가 공정한 책이다. 이번에 숭례문학당 김민영 작가의 온라인 서평 수업을 듣는 기념으로 빌렸다. 혼자 책들이 읽는 익숙하기에 함께 읽고 토론하는 독서 토론이 매우 궁금했다.


  책과 독서의 관한 책이 꽂힌 서가에는 맘에 드는 책들이 매우 많았다. 고르고 골라 마지막 권으로 가장 얇은 <책이 많습니다> 골랐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은 윤성근 씨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정리한 책이다. 유명인이나 똑똑한 학자의 서가가 아닌 다소 일반인의 서재를 조명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걸로 의도치 않게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충동적으로 대출 한도인 다섯 권을 채웠다. 주에 권도 읽기 힘든 나로서는 책들이 기숙사와 도서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나를 힘들게 짐이 되는 느낌이다. 크헝헝.


  그러고보니 어느새 올해의 마지막 도서관 방문이 되었다. 독서기록을 보니, 올해 도대체 건가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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