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나도 뭐라고 쓴지 잘 모르는 한쪽짜리 독서감상문★ 요즘에 짤막한 메모도 잘 안 쓰는데 그래도 마음 속에 할 말은 조금 남았나보다. 책은, 지대넓얕 현실 너머편. 현실편을 워낙 재밌게 읽어 뒤이어 폈지만 실망 실망 대실망. 이유는 사진에 있지만 잘 안보이지롱. 천재는 악필이에요. 하지만 악필이 천재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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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소고 (小考)


  예전에 간단히 스케치한 글인데, 블로깅을 위해 정리했습니다. 책은 읽어야 하겠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뭘 읽어야 할지 몰라서 결국 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아직 독서경력은 미천하지만 독서를 시작하려는 분들과 비슷한 수준의 제가 짤막하게나마 가이드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 경험으로만 작성한 글이지만 포괄적인 의미로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1. 책 읽을 시간이 없어요!


  우리 현대인, 바쁩니다. 자기 일(직장인이라면 회사일, 학생이라면 공부)에 매진하기도 힘든데 자기계발 하라고 난리죠, 거기다가 취미 하나쯤은 가져야 한다고 기를 쓰고 돈도 써가며 24시간 바쁘게 삽니다. 이렇게 바쁜데 책까지 읽으라고? 정말 모순적이게 느껴지고 힘든 건 압니다만, 혹시 집에 들어가시면 뭘 하세요? 혹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켜진 않으시는지요? 그 시간에 10분 20분 잠시 짬 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들기 전 20분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겠죠. 이 시간에 보통 책이라면 10쪽은 읽을 수 있습니다. 보통 책이 300쪽 안팎이니 매일 10쪽씩 읽으면 한 달이면 책 한 권을 다 읽고, 1년이면 10권 정도를 독파할 수 있습니다. 어때요, 참 쉽죠? 고교 시절, 쉬는 시간을 이용해 영단어를 외운 것처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면 책 읽기, 어렵지 않아요~. 직장인 1년 평균 독서량이 약 10권 정도 된다니까, 이렇게만 읽어도 남들만큼은 읽는 셈이네요. 사실 독서량이 아예 0이신 분들도 많으니, 이렇게 차곡차곡 읽는다면 사실상 평균보다 훨씬 많은 독서량인 셈입니다.


  사실 바쁘다고 칭얼대는 사람 치고 정말 일에 치여 사는 사람을 많이 보진 못했습니다. (경험의 차이이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점심시간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를 보거나 사람들과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을 시간은 많으면서 잠깐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다만, 쉬는 시간에 인터넷 하는 건 뭐라고 하지 않고 책을 읽으면 ‘논다고’ 생각하며 눈살을 찌푸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럴 땐 어쩔 수 없어요.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이나 독서한다는 분위기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지만요.



2. 책이 너무 비싸요!


  사실 이 글의 스케치를 그릴 때만 해도 도서정가제 전이어서 어떻게든 책을 싸게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중고서점이나 헌책방 말고는 어쩔 도리가 없네요.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요즘 책이 얼마 정도 하나요. 싼 책은 1만원 정도이고, 비싼 책은 2만원을 넘습니다. 양장본에 컬러 인쇄까지 더해진다면 3만원은 무슨, 5만원까지 가격이 치솟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 읽기에 관심을 막 가지신 분이라면 삐까뻔쩍한 책보다는 당장 읽을 책이 중요합니다. 이런 부류의 책을 대략 1.5만원 정도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위에 말씀 드린 방법으로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하면, 한 달에 지출하는 돈은 2만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너무 비싸요! 라고 할 개재가 아닌 거지요. 보통 한 달에 통신비만 해도 3~4만원 이상 하지 않나요? 커피매장에서 커피 한 잔이라도 사려면 4~5천원이고, 영화는 8천원, 3D나 아이맥스까지 본다면 1.2만원 정도라니! 책이 다른 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지는 건 책과 독서를 싫어해서 나오는 변명 수준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싼 책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책은 그 값을 합니다. 책은 절대 사치가 아니에요. 독서야말로 가장 효율이 높은 자기계발입니다. 참, 책은 한 번에 한 권씩만 사시기를 권장합니다. 책을 살 때는 욕심에 막 샀지만 며칠 후에 책상 한 켠에 쌓인 책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질리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죠.


  온라인 서점에서는 오프라인 서점보다 할인을 조금 더 해주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리도 1%대인 요즘에는 천 원도 아깝죠?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헌책방이나 중고서점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전보다 헌책방의 의미나 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잘 찾아보면 여전히 좋은 곳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찾는 책 외에 문화, 미술, 음악, 건축에 특화된 헌책방도 아직 많이 남았으니 인터넷을 잘 뒤져봐야겠죠? 각 온라인 서점에서는 중고서적을 직접 팔기도 하고 사용자간에 중고시장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요즘 가장 핫한 중고서점은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의 오프라인 중고매장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을 가진 교보나 영풍과 달리 오직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알라딘이지만, 종로점을 시작으로 21곳의 매장을 꾸렸습니다. 심지어 미국에도 있다는군요. (알라딘 홍보가 아닙니다!) 신간 위주이고 책 상태고 좋은 편입니다. 흠이라면 직접 방문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과 매장이 있는 지역이 아니라면 이용은 꿈도 못 꾼다는 점 정도?


  저는 책을 많이 사는 편이라 책 사는 이야기가 꽤나 길어지네요. 만약 한 달에 책 한 권 살 돈도 아깝다면… 가까운 지역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 이용도 한 방법입니다. 만약 도서관이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하면 정말 축복받으신 겁니다. (여담이지만 제 이사 기준은 도서관이 얼마냐 가깝냐입니다) 도서관은 제가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소이자 동시에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으니, 도서관은 나라에서 지원하는 최고의 복지기관이라 할 수 있겠네요. 대학생이라면 어마어마한 양의 책이 비치된 대학 도서관을 이용한다면 그곳은 천국.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독서실만 해도 양질의 책이 많은 편이니 학생들은 학교 독서실로도 충분할 겁니다. 대학 도서관의 경우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일반인에게도 대출권한을 주니 가까운 곳에 대학이 있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금액이 천차만별입니다. 너무 비싼 곳도 있으니 주의)



3.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니라~. 책은 물론이거니와 글자 자체가 싫은 분이 많을 겁니다. 책 읽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책과 친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책, 하면 어떤 게 떠오르세요. 학창시절엔 교과서, 대학시절엔 두꺼운 전공서적과 원서, 토익책밖에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적과 스펙을 우선하는 우리네 사회 풍토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책이란, 공부와 선생님과 시험과 성적과 등수와 사랑의 매와 어머니의 호통과 자괴감과 보충수업과 계절학기의 뼈아픈 기억만 안겨주니, 책에 자연스레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거부감을 없애려면 자연스럽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성에게 호감을 주려면 뻣뻣한 연기톤(괜찮아요? 많이 놀랐죠?)으로 대화를 걸지 않고 웃으면서 접근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 (뭔가 이상하지만 넘어가주세요)


  처음 책을 읽으려는 분들께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바로 책 고르기입니다.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자니 이놈들도 죄다 책과 담을 쌓은지 오래고, 마음먹고 책 모임이나 책 관련 인터넷 카페에 가입했지만 다들 젠체하기 바쁩니다.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를 사자니 사재기 사건도 있어서 좀 그렇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선’, ‘20세기 위대한 문학 100선’에다, 심지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1’이라는 ‘책’도 발간된 지경이니, 대체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알 수 없고 지레 겁을 먹어 결국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과감히 말합니다. 저런 목록은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려야 합니다! 학창시절 많이 보신 권장도서목록도 다 찢어서 하늘로 흩뿌리세요! 이 목록에 있는 책들은 반드시 봐야 하는 책이 아니라 생각이 나서 내키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목록의 책은 모두 좋은 책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독서를 시작한 우리는 우선 책과 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내용이 좋지만 재미없고 지루한 책을 읽는 것보다, 읽는 데 재미있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글자와 친숙해지고 독서에 흥미를 느끼려면 내용이라도 재밌어야 하겠지요. (물론 여기서 재미라는 건 단순한 흥미나 말초적인 재미가 아닌 다음 페이지를 읽고 싶은 욕구를 뜻합니다)


  나 책 좀 읽었네 하시는 분들이 가장 잘못 생각하는 것이 베스트셀러입니다. 사실 베스트셀러는 서점과 출판사가 자기 책을 보다 많이 필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이지만 사회 정서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은 지표입니다. (근래 알고 싶다는 욕구를 건드린 동시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유행이죠) 반대로 생각하면, 독서 초심자에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말해주는 간단명료한 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베스트셀러는 읽기 쉽게 쓰이고 수준이 낮다는 게 잘나신 분들의 비판인데, 이제 막 책을 읽으려는 사람에게 ‘읽기 쉽고’ ‘수준이 다소 낮은’ 것만큼 좋은 게 어딨나요. 베스트셀러라고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그것조차 안 읽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한 분야의 베스트셀러를 읽고 너무 재밌다면 그 분야의 다른 책을 읽으며 차차 독서 범위를 늘리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여기서 오는 한가지 문제는, 재밌는 책으로 독서를 시작하고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독서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쉬운 독서, 자신을 괴롭히지 못하는 독서에만 취하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습니다. 재밌는 책부터 읽기는 독서 입문 방법 중 하나이므로 다음 단계를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건 제 역량을 벗어나는 일이기에, 진짜배기 독서 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참고해주세요. 



4. 마무리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어야 진짜 인간이 되고 지성인이 된다, 라면서 독서를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각자에게는 독서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독서의 가치를 알지도 못하면서 독서를 하지도 않고 그 의미를 폄훼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물론 독서만으로 사람은 성장하지 않습니다. 독서 후의 사색과 경험,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두는 결국 한 쪽의 책을 넘김으로써 시작된다는 점, 이것 딱 하나만 마음에 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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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4-12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쪽을 넘기면 된다는 그 말이 이웃님들 가슴에 널리 퍼지리라 생각해요.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양손잡이 2015-04-12 12:08   좋아요 0 | URL
저같은 독서 초보자들에겐 저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 듯합니다 ㅎㅎ 덧글 감사합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15-012.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편 - 채사장


0.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베스트셀러가 계속 순위에 있을 때 유행에 편승해 얼른 읽어야 한다. 대세에 따르지 못하면 허세킹이 될 수 없지.


1. 지대넓얕은 팟캐스트에서 먼저 접했다. 1회부터는 아니고, 새해가 막 넘었을 때 페이스북에서 보고서는 구독해놨다. 대략 40회 정도인데, 주제가 미술사, 커피, 깨달음, 막 이런 거다. 뭔가 나와는 맞지 않는 주제였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했으려나 살펴보다 3회가 눈에 들어왔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오, 안 그래도 공부하고 싶은 분야야. 그런데 조금 듣다보니 팟캐스트 주인장인 채사장은 말했다. 자기는 신자유의주를 신봉한다고. 채사장과 반대 스탠스를 가진 나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그냥 어플을 종료했다.


2. 그래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것을 보고도 쉬이 손이 가지 않았다. 과연 나와 정반대의 사고를 가진 사람의 책은 어떨까. 장하준의 명저를 반대하는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를 읽고서 역시 나와는 다른 사고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처절히 깨달았기에 더더욱 그랬다. 한참 고민하다가,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읽자고 해서 결국 펴게 되었다. 한 권으로 편안하게 즐기는 지식 여행서. 주제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책 한 권에 5개의 방대한 학문을 집어넣었다니, 간단하고 편협한 내용만 있을 것 같았다.


3. 결론은 완벽한 나의 착각. 우리에게 '지적'이란 단어는 꽤나 고상한 내음을 풍긴다. 온갖 자료를 조사해서 논리로 꿰맞추고 상대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그런 상상. 하지만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 전에 우선적으로 대화 자체가 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교양이 필요한데, 저자는 소통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전문지식이 아닌 넓고 얕은 지식이라고 말한다.


4. 저자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를 큰 틀로 보고 딱 두 가지로 나눈다.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을 통해 과거에 일어났던, 또 현재에 벌어지는 다양한 일을 단순하게 구조화한다. 물론 세계가 딱 반으로 나뉘어지지 않기에 이런 이분법은 상당히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그런 건 공부 좀 하셨던 분들에게나 어울리는 소리다. 년도에 맞춰 무슨무슨 일이 있었다고 줄줄 외기만 하는 역사, 온갖 수식이 난무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은 경제,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다 나빠'라고 외치는 정치, 고루하고 지리멸렬할 것만 같은 사회와 윤리. 저자는 '경제'를 베이스로 하여 다섯 가지 학문을 큰 줄기로 묶는다. 줄기를 따라가다보면 주제들이 하나로 모아지고 전체적인 틀이 만들어진다. 사고의 단순화를 통해 쉽게 설명한다, 이것이 <지대넓얕>의 최대 강점이다.


5. 단순화는 좋은데, 사실 너무 단순하다. 입문서 수준이라기보다는, 각 주제에 관심갖기 딱 좋을 정도? 지식의 강에 엄지발가락을 살짝 담근 꼴이다. 관심이 생겼으면 이제 '진짜' 입문서를 펴면 된다. 흥미를 갖게 만드는 데는 최고의 책이다. 복잡미묘해 보이는 세상이 생각보다 단순하게 돌아간다는 걸 깨달았다면 그것만으로 큰 소득이다. 나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정치, 사회의 베이스는 경제라고 생각했고, 많은 이들이 입.문.서.라고 추천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호기롭게 펼쳤으나... 어려워서 중간에 떼려치웠다. 그런 나에게 <지대넓얕>은 좋은 가이드가 되었다. 다만, 지식의 강도가 확 다르다는 것을 주의해야 하겠다.


6. 명확하지는 않지만 <지대넓얕>을 읽고 생각이 바뀐 부분도 있다. 먼저 정치적 스탠스. 스스로 좌파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전에 정치성향 테스트에서 우파적 성향이 나온 걸 보고 '이 테스트는 이상해. 게다가 나랑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같은 스탠스시잖아?'라며 의문을 가진 적 있다. 무조건 우파는 나쁜 놈, 자본주의를 부수자라고 무의식 중에 생각했다. 책을 읽은 후 나는 좌파가 아니라 중도우파 정도에 위치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물론 그것 또한 이 책이 설명한 수준에서이다. 책의 판단이 아닌 나의 판단으로 내 정치적 스탠스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가 더 필요할 것이다) 자본가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들여 재분배를 하자는 건 다수(시민)가 소수(자본가)에게 가하는 압제와 불평등일 수도 있다는 문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7. 마지막. 인문학이 스펙이 된 시대가 <지대넓얕>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거 아니냐는, 아주 비난조의 리뷰를 봤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면서도... 오로지 성적과 순위, 성공을 위한 공부만이 남고 제 자신의 이득만을 추구하며 세상을 알기 위한 공부와 독서는 부족한 대한민국에서, 가슴 깊숙이 먹먹하게 또아리 튼 알고 싶다는 욕구를 제대로 건드렸기에 이만큼 많이 읽히는 것은 아닐까. 참참. 팟캐스트에서는 더욱 재밌는 토의가 많으니 팟캐스트 청취를 추천한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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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 오다 마사쿠니


2009년 제21회 일본 판타지노블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오다 마사쿠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애서가 집안의 비밀을 둘러싼 사건을 다룬다. 서점가의 입소문을 타고 독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제3회 트위터 문학상 '정말 재밌는 국내 소설'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와 재담 속에 우리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들, 인간됨과 가족애와 사랑에 대한 통찰을 녹여냈다.

책은 '진보적 지식인'이 아닌 '산보적 지식인'을 자처하는 정치학자 후카이 요지로의 외손자 히로시가 자신의 아들에게 외가의 비밀을 글로 남기는 형식을 취한다. 그 비밀이라 함은, 책에도 암수가 있어 그 사이에서 책이 태어난다는 것. 요지로는 그러니 책의 위치를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엄포를 놓지만, 히로시는 자꾸 책을 사들이는 애서가 할아버지가 눙치느라 하는 말이라 여기고 그 금기를 어겨버린다. 그러나 그 순간 듣도 보도 못한 책이 탄생하고, 늘쩡늘쩡한 농담 속에 감춰두었던 후카이가의 비밀이 드러난다. 

이야기를 이어가며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능청스레 오간다. 할아버지 요지로의 최대 숙적이 실존하는 에도 시대 명의 오가타 고안의 딸의 손녀의 아들이요, 할머니 미키가 볼셰비키에 쫓겨 남사할린에서 일본까지 흘러들어온 잠정적 소련의 스파이에게 그림을 배웠다는 식이다. 피식 웃음을 주는 이런 설정에 더불어 묵직한 역사적 사건들까지 더해지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색해지면서, 한 애서가의 서가에서 시작된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보물섬의 비밀 - 유우석


창비아동문고 시리즈 278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제19회 고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좌충우돌하며 보물섬 곳곳을 누비는 두 소년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모험 동화로, 근래에 보기 드물게 활달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힘 있는 서사와 활기 넘치는 묘사,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어린이들의 마음에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어 줄 작품이다.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소문이 돌자, 많은 사람들이 스무 가구 남짓한 작은 꽃섬으로 몰려온다. 몇 해 전부터 꽃섬에 사는 산호와 얼마 전 이사 온 현민이도 보물을 찾아 나선다. 두 소년은 머리를 맞대고 보물이 숨겨져 있을 만한 곳을 궁리해 보기도 하고, 섬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기도 한다.

소년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무인도 탐험에 나섰다가 바다에 빠질 뻔하기도 하고, 위험천만한 보물 사냥꾼 일당에게 쫓겨 산으로 도망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소년들은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보물에 다가간다. 그러나 보물 상자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두 소년은 과연 위기를 벗어나서 보물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인문학 :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 이지성


50만 독자가 열광한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후속편.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 우리나라에 소위 인문고전 읽기 붐을 일으켰던 저자는 전작의 실천편이자 심화편인 이번 신작을 통해 인문학의 본질은 ‘독서’나 ‘공부’가 아닌 ‘생각’에 있음을 밝히며,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을 공개한다. 

책에서 말하는 ‘생각하는 인문학’이란 곧 ‘살아 있는 인문학’을 뜻한다. 책 속에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뜻한다. ‘먼저 백성들을 부유하게 해준 뒤에 인문학을 하게 해야 한다’('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처럼, ‘거부가 된 사람들은 모두 사물의 이치를 깨달은 자들이다’('사기')라던 사마천의 주장처럼, 이 책은 인문학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이로써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동서양 천재들의 생각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실천적인 인문서이자 통찰이 가득한 자기계발서라 할 수 있다.




허즈번드 시크릿 - 리안 모리아티


미국에서 출간과 동시에 독자들의 입소문과 탄탄한 스토리에 힘입어 2013년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아마존 '최고의 책'에 선정되는 등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다. 1,000만 부에 가까운 판매 기록, 평점 4.5점에 13,800건이 넘는 어마어마한 독자 리뷰는 이 책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뜨거운 사랑을 증명하며, 그 전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오스트레일리아 소설가 리안 모리아티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게 만든 힘이 되었다. 

세 딸아이의 엄마이자 완벽한 남편을 둔 행복한 가정주부 세실리아는 오늘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요즘 들어 둘째아이가 푹 빠져 있는 '베를린 장벽'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다 문득 옛날 친구와 여행 갔을 때 주워온 베를린 장벽 조각을 찾으러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봉인된 낡은 편지 봉투를 발견한다. 남편 존 폴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다. 

편지 봉투에는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부부로 살아온 15년 동안 서로가 모르는 비밀은 전혀 없다고 여겨왔던 세실리아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있다가 출장 간 남편과의 전화 통화에서 편지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 편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던 남편이 예정보다 3일이나 먼저 집에 도착하고, 평소 페소공포증이 있어서 다락방에 올라간다면 그건 아마 죽고 사는 문제일 거라고 예기했던 남편이 자신이 잠든 사이에 편지를 찾으러 다락방으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실리아는 망설였던 편지를 결국 뜯고 만다.




두번째 봄 - 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숨은 명작 여섯 편을 모은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의 네번째 책.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소박한 꿈을 키우며 살아가던 여자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 무너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전적 소설이다. 

또한 애거사 크리스티가 남편과의 불화 후에 일으켜 세상의 큰 주목을 받았던 실종 사건의 전말을 추측할 단서를 남겨놓은 유일한 소설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소설의 주인공은 애거사의 분신과 같은 셀리아지만, 애거사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제삼자의 화자를 내세워 자신의 삶을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한 손을 잃은 젊은 초상화가인 래러비가 삶을 정리하러 떠나온 셀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소설로 재구성하는 형식의 액자소설이다. 래러비는 그녀에게서 과거 자신이 느꼈던 절망과 체념의 기미를 알아채고 그녀를 돕기 위해 이야기를 청한다. 셀리아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웠던 그 시절부터 조용히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인생이 양식 - 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장편소설 여섯 권을 모은 시리즈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의 다섯번째 작품. 애거사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쓴 이 소설은 버넌 데어라는 음악가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아이러니한 심리를 통찰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의 위대함, 예술과 사랑의 가치를 그린 작품이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인간의 고난과 방황, 인간 완성을 향한 한 영혼의 긴 여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하소설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되는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영국의 오페라하우스에 얼굴 없는 작곡가, 보리스 그로엔의 [거인]이 상연된다. '인간'을 주제로 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이 작품은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모두의 관심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보리스 그로엔을 향한다. 그는 누구인가, 그는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들었는가, 이 음악을 탄생시킨 양분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음악으로 발화한 젊은 예술가 버넌 데어의 이야기, 두려운 운명을 피하려다 결국 재능 외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보리스 그로엔이라는 이름에 숨어 살게 된 남자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제4의 혁명 :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 - 존 미클스웨이트,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그동안 세계의 정부는 수많은 실패와 경쟁의 순간을 겪어왔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더 나은 정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오늘날 각국의 정부는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라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너무나 기본적인 질문을 통해 우리의 정부를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들은 실용주의와 정치 원칙에 근거한 변화여야 한다고 단언한다. 어떤 신념보다는 누구나 관심을 갖는 실용적 기술이 경영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인터넷은 신문부터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건드리는 모든 것마다 혁명을 일으켰다. 누구나 냄새 나는 강당에서 시간만 때우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거액의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아이패드로 세계 최고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빠르게 급변하는 스마트한 현대 사회의 변화에 맞게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정보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이전의 민간기업들이 겪은 슬림화, 집중화, 조직 계측의 단순화를 통해 변신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미래는 기존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과 상관없이 얼마나 올바른 정부이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녀들의 방 : 버지니아 울프 & 바네사 벨 - 수전 셀러스


현대소설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의 미술가 언니 바네사 벨의 시선으로 그녀들의 일생과 시대, 예술 세계를 담은 수전 셀러스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문학을 연구한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의 내러티브 기법, 바네사 벨의 심미적이면서 인상주의적인 표현에서 영감을 얻어 마치 바네사가 직접 들려주듯 그녀들의 삶과 심리를 눈에 보일 듯 담아냈으며, 창작 활동에 몰두하는 예술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이 책은 사랑과 복수, 광기와 천재성, 그리고 참담한 고통과 깊은 슬픔에 직면해서도 아름다움을 창조하려는 욕망의 연대기라 말할 수 있다. 화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미술가 언니 바네사 벨. 버지니아가 남편 레너드 울프와 언니 바네사에게 유서를 남기고 주머니에 돌을 가득 담아 강에 몸을 던져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바네사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동생을 위한 글을 써 내려간다.





이중텐 국가를 말하다 : 구가라면 꼭 해야 할 것, 절대 해서는 안 될 것! : 이중텐


중국 학자 이중톈의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 개정판이다. 이 책은 현 중국 정부의 뇌관을 건드려 출간이 보류되었으며, 이중톈 본인이 최고의 역작으로 꼽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중톈의 역사관, 정치관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진나라를 시작으로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중국의 제국을 중심으로 정치이념, 관료제도, 법률에 이르기까지 정치 시스템을 전방위로 분석함으로써 국가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 안위와 복지가 보장되는 국가, 자유와 법치, 인권이 확립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들과 지금 당장 멈춰야 할 것들에 대한 혜안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정치 시스템을 개혁해나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제국의 역사가 이중톈이라는 석학의 입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영머니 : 나는 욕망의 월스트리트로 출근한다 - 케빈 루스


'뉴욕 타임스', '뉴욕 매거진', '타임스' 기자를 거쳐 기독교 대학의 이면을 파헤친 '이질적 사도The Unlikely Disciple'를 통해 탁월한 잠입 취재 능력을 인정받은 케빈 루스가 이번에는 월가의 신입사원이 된 미국 엘리트들과 거대 자본 사이에 놓인 욕망의 사다리를 찾아 나섰다. 그는 2년에 걸친 취재 기간 동안 8인의 신입사원과 고락을 함께하며 탐욕으로 가득한 월가를 고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은 금융위기 이후 월가 신입사원들의 고뇌와 좌절, 욕망을 직시한 최초의 작품으로 꼽히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출간과 동시에 전미 베스트셀러를 석권했고, 현재 미국 Fox TV에서 드라마 제작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지만 막상 저자가 신입사원의 눈을 통해 바라본 월가는 여전한 업무 스트레스와 구체제의 답습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또라이' 상사, 연애는 꿈도 못 꾸는 살인적인 근무시간도 모자라 이제는 나라를 파산으로 몰고 간 약탈적 금융 회사의 일원이라는 도덕적 회의감과도 싸워야 하는 신입사원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돈과 삶의 질 사이, 연봉과 도덕성 사이, 안정된 직장과 미래 사이에서 고뇌하는 미국 청춘들의 모습은 한국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가의 푸념은 과연 배부른 소리일까? 그들에게 만연한 도덕적 해이는 결국 신입사원들에게도 대물림되고 말까? 우리 사회는 그 도덕적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본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도덕성 앞에서 얼마나 유효한지를 현실감 있게 조명한 이 책은 우리에게도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국가는 강도다 : 나의 것과 너의 것에 관한 정의의 과학 : 라이샌더 스푸너


아나키스트들과 자유지상주의자들 모두에게서 중요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변호사이자 아나키스트인 라이샌더 스푸너의 주요 사상 중 하나인 ‘강도국가론’을 다루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스푸너는 “미국뿐만 아니라 지상의 모든 국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악당들의 연합체”이자 “강탈자”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스푸너의 텍스트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쓰였지만, 그 내용은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헌법과 정부의 정당성만을 문제 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지상의 모든 헌법과 정부의 권위에 도전한다. 그리고 스푸너의 논리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독자가 있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헌법과 정부를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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