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 오다 마사쿠니
2009년 제21회 일본 판타지노블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오다 마사쿠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애서가 집안의 비밀을 둘러싼 사건을 다룬다. 서점가의 입소문을 타고 독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제3회 트위터 문학상 '정말 재밌는 국내 소설'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와 재담 속에 우리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들, 인간됨과 가족애와 사랑에 대한 통찰을 녹여냈다.
책은 '진보적 지식인'이 아닌 '산보적 지식인'을 자처하는 정치학자 후카이 요지로의 외손자 히로시가 자신의 아들에게 외가의 비밀을 글로 남기는 형식을 취한다. 그 비밀이라 함은, 책에도 암수가 있어 그 사이에서 책이 태어난다는 것. 요지로는 그러니 책의 위치를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엄포를 놓지만, 히로시는 자꾸 책을 사들이는 애서가 할아버지가 눙치느라 하는 말이라 여기고 그 금기를 어겨버린다. 그러나 그 순간 듣도 보도 못한 책이 탄생하고, 늘쩡늘쩡한 농담 속에 감춰두었던 후카이가의 비밀이 드러난다.
이야기를 이어가며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능청스레 오간다. 할아버지 요지로의 최대 숙적이 실존하는 에도 시대 명의 오가타 고안의 딸의 손녀의 아들이요, 할머니 미키가 볼셰비키에 쫓겨 남사할린에서 일본까지 흘러들어온 잠정적 소련의 스파이에게 그림을 배웠다는 식이다. 피식 웃음을 주는 이런 설정에 더불어 묵직한 역사적 사건들까지 더해지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색해지면서, 한 애서가의 서가에서 시작된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보물섬의 비밀 - 유우석
창비아동문고 시리즈 278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제19회 고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좌충우돌하며 보물섬 곳곳을 누비는 두 소년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모험 동화로, 근래에 보기 드물게 활달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힘 있는 서사와 활기 넘치는 묘사,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어린이들의 마음에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되어 줄 작품이다.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소문이 돌자, 많은 사람들이 스무 가구 남짓한 작은 꽃섬으로 몰려온다. 몇 해 전부터 꽃섬에 사는 산호와 얼마 전 이사 온 현민이도 보물을 찾아 나선다. 두 소년은 머리를 맞대고 보물이 숨겨져 있을 만한 곳을 궁리해 보기도 하고, 섬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기도 한다.
소년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무인도 탐험에 나섰다가 바다에 빠질 뻔하기도 하고, 위험천만한 보물 사냥꾼 일당에게 쫓겨 산으로 도망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소년들은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보물에 다가간다. 그러나 보물 상자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두 소년은 과연 위기를 벗어나서 보물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인문학 :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 이지성
50만 독자가 열광한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후속편.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 우리나라에 소위 인문고전 읽기 붐을 일으켰던 저자는 전작의 실천편이자 심화편인 이번 신작을 통해 인문학의 본질은 ‘독서’나 ‘공부’가 아닌 ‘생각’에 있음을 밝히며,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을 공개한다.
책에서 말하는 ‘생각하는 인문학’이란 곧 ‘살아 있는 인문학’을 뜻한다. 책 속에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뜻한다. ‘먼저 백성들을 부유하게 해준 뒤에 인문학을 하게 해야 한다’('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처럼, ‘거부가 된 사람들은 모두 사물의 이치를 깨달은 자들이다’('사기')라던 사마천의 주장처럼, 이 책은 인문학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이로써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동서양 천재들의 생각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실천적인 인문서이자 통찰이 가득한 자기계발서라 할 수 있다.
허즈번드 시크릿 - 리안 모리아티
미국에서 출간과 동시에 독자들의 입소문과 탄탄한 스토리에 힘입어 2013년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아마존 '최고의 책'에 선정되는 등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다. 1,000만 부에 가까운 판매 기록, 평점 4.5점에 13,800건이 넘는 어마어마한 독자 리뷰는 이 책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뜨거운 사랑을 증명하며, 그 전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오스트레일리아 소설가 리안 모리아티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게 만든 힘이 되었다.
세 딸아이의 엄마이자 완벽한 남편을 둔 행복한 가정주부 세실리아는 오늘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요즘 들어 둘째아이가 푹 빠져 있는 '베를린 장벽'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다 문득 옛날 친구와 여행 갔을 때 주워온 베를린 장벽 조각을 찾으러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봉인된 낡은 편지 봉투를 발견한다. 남편 존 폴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다.
편지 봉투에는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부부로 살아온 15년 동안 서로가 모르는 비밀은 전혀 없다고 여겨왔던 세실리아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있다가 출장 간 남편과의 전화 통화에서 편지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 편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던 남편이 예정보다 3일이나 먼저 집에 도착하고, 평소 페소공포증이 있어서 다락방에 올라간다면 그건 아마 죽고 사는 문제일 거라고 예기했던 남편이 자신이 잠든 사이에 편지를 찾으러 다락방으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실리아는 망설였던 편지를 결국 뜯고 만다.

두번째 봄 - 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숨은 명작 여섯 편을 모은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의 네번째 책.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소박한 꿈을 키우며 살아가던 여자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 무너지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전적 소설이다.
또한 애거사 크리스티가 남편과의 불화 후에 일으켜 세상의 큰 주목을 받았던 실종 사건의 전말을 추측할 단서를 남겨놓은 유일한 소설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소설의 주인공은 애거사의 분신과 같은 셀리아지만, 애거사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제삼자의 화자를 내세워 자신의 삶을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한 손을 잃은 젊은 초상화가인 래러비가 삶을 정리하러 떠나온 셀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소설로 재구성하는 형식의 액자소설이다. 래러비는 그녀에게서 과거 자신이 느꼈던 절망과 체념의 기미를 알아채고 그녀를 돕기 위해 이야기를 청한다. 셀리아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웠던 그 시절부터 조용히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인생이 양식 - 애거사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장편소설 여섯 권을 모은 시리즈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의 다섯번째 작품. 애거사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쓴 이 소설은 버넌 데어라는 음악가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아이러니한 심리를 통찰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의 위대함, 예술과 사랑의 가치를 그린 작품이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인간의 고난과 방황, 인간 완성을 향한 한 영혼의 긴 여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하소설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되는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영국의 오페라하우스에 얼굴 없는 작곡가, 보리스 그로엔의 [거인]이 상연된다. '인간'을 주제로 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이 작품은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모두의 관심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보리스 그로엔을 향한다. 그는 누구인가, 그는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들었는가, 이 음악을 탄생시킨 양분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음악으로 발화한 젊은 예술가 버넌 데어의 이야기, 두려운 운명을 피하려다 결국 재능 외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보리스 그로엔이라는 이름에 숨어 살게 된 남자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제4의 혁명 :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 - 존 미클스웨이트,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그동안 세계의 정부는 수많은 실패와 경쟁의 순간을 겪어왔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더 나은 정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오늘날 각국의 정부는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라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너무나 기본적인 질문을 통해 우리의 정부를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들은 실용주의와 정치 원칙에 근거한 변화여야 한다고 단언한다. 어떤 신념보다는 누구나 관심을 갖는 실용적 기술이 경영보다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인터넷은 신문부터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건드리는 모든 것마다 혁명을 일으켰다. 누구나 냄새 나는 강당에서 시간만 때우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거액의 돈을 지불하지 않고도 아이패드로 세계 최고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빠르게 급변하는 스마트한 현대 사회의 변화에 맞게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정보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이전의 민간기업들이 겪은 슬림화, 집중화, 조직 계측의 단순화를 통해 변신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미래는 기존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과 상관없이 얼마나 올바른 정부이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녀들의 방 : 버지니아 울프 & 바네사 벨 - 수전 셀러스
현대소설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의 미술가 언니 바네사 벨의 시선으로 그녀들의 일생과 시대, 예술 세계를 담은 수전 셀러스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문학을 연구한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의 내러티브 기법, 바네사 벨의 심미적이면서 인상주의적인 표현에서 영감을 얻어 마치 바네사가 직접 들려주듯 그녀들의 삶과 심리를 눈에 보일 듯 담아냈으며, 창작 활동에 몰두하는 예술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이 책은 사랑과 복수, 광기와 천재성, 그리고 참담한 고통과 깊은 슬픔에 직면해서도 아름다움을 창조하려는 욕망의 연대기라 말할 수 있다. 화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미술가 언니 바네사 벨. 버지니아가 남편 레너드 울프와 언니 바네사에게 유서를 남기고 주머니에 돌을 가득 담아 강에 몸을 던져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바네사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떠올리며 동생을 위한 글을 써 내려간다.
이중텐 국가를 말하다 : 구가라면 꼭 해야 할 것, 절대 해서는 안 될 것! : 이중텐
중국 학자 이중톈의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 개정판이다. 이 책은 현 중국 정부의 뇌관을 건드려 출간이 보류되었으며, 이중톈 본인이 최고의 역작으로 꼽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중톈의 역사관, 정치관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진나라를 시작으로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중국의 제국을 중심으로 정치이념, 관료제도, 법률에 이르기까지 정치 시스템을 전방위로 분석함으로써 국가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 안위와 복지가 보장되는 국가, 자유와 법치, 인권이 확립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들과 지금 당장 멈춰야 할 것들에 대한 혜안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정치 시스템을 개혁해나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제국의 역사가 이중톈이라는 석학의 입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영머니 : 나는 욕망의 월스트리트로 출근한다 - 케빈 루스
'뉴욕 타임스', '뉴욕 매거진', '타임스' 기자를 거쳐 기독교 대학의 이면을 파헤친 '이질적 사도The Unlikely Disciple'를 통해 탁월한 잠입 취재 능력을 인정받은 케빈 루스가 이번에는 월가의 신입사원이 된 미국 엘리트들과 거대 자본 사이에 놓인 욕망의 사다리를 찾아 나섰다. 그는 2년에 걸친 취재 기간 동안 8인의 신입사원과 고락을 함께하며 탐욕으로 가득한 월가를 고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은 금융위기 이후 월가 신입사원들의 고뇌와 좌절, 욕망을 직시한 최초의 작품으로 꼽히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출간과 동시에 전미 베스트셀러를 석권했고, 현재 미국 Fox TV에서 드라마 제작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지만 막상 저자가 신입사원의 눈을 통해 바라본 월가는 여전한 업무 스트레스와 구체제의 답습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또라이' 상사, 연애는 꿈도 못 꾸는 살인적인 근무시간도 모자라 이제는 나라를 파산으로 몰고 간 약탈적 금융 회사의 일원이라는 도덕적 회의감과도 싸워야 하는 신입사원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돈과 삶의 질 사이, 연봉과 도덕성 사이, 안정된 직장과 미래 사이에서 고뇌하는 미국 청춘들의 모습은 한국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가의 푸념은 과연 배부른 소리일까? 그들에게 만연한 도덕적 해이는 결국 신입사원들에게도 대물림되고 말까? 우리 사회는 그 도덕적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본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도덕성 앞에서 얼마나 유효한지를 현실감 있게 조명한 이 책은 우리에게도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국가는 강도다 : 나의 것과 너의 것에 관한 정의의 과학 : 라이샌더 스푸너
아나키스트들과 자유지상주의자들 모두에게서 중요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변호사이자 아나키스트인 라이샌더 스푸너의 주요 사상 중 하나인 ‘강도국가론’을 다루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스푸너는 “미국뿐만 아니라 지상의 모든 국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악당들의 연합체”이자 “강탈자”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스푸너의 텍스트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쓰였지만, 그 내용은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헌법과 정부의 정당성만을 문제 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지상의 모든 헌법과 정부의 권위에 도전한다. 그리고 스푸너의 논리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독자가 있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헌법과 정부를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