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가들 모중석 스릴러 클럽 8
데이비드 모렐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 「람보」의 원작자인 '데이비드 모렐'에게 2006년 브램 스토커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고, 아직 건재한 '액션 스릴러의 거장'이 '호러 서스펜스'까지 접목시켜 탄생한 작품이 『도시탐험가들』이다. 많은 이의 추천을 받은 터라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크리퍼스(Creepers)'라 불리는 그들은 스스로를 '도시 탐험가' 혹은 '도시 동굴학자'라고 부르며, 잊혀진 도시의 버려진 건물을 탐험하는 일을 한다.

 이 책의 '비등점(끓는점)'은 딱 한 페이지를 넘기고부터다. '도시 탐험가'라는 매력적인 활동에 대해 들으면서부터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며 단숨에 이야기에 매료된다. 그들의 활동은 사유지를 불법으로 침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공식적이고, 많은 위협적인 장애물들과 치명적인 부상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하지만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도시 탐험가 단체가 실제로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렇게 모인 콩클린 교수와 그의 제자들, 비니, 릭, 코라와 취재를 위해 동행을 요청한 기자 발렌저가 애즈버리 파크에 있는 '패러건 호텔'에서 겪은 8시간의 공포를 그린 이야기다. '패러건 호텔'은 혈우병과 광장 공포증이 있는 괴짜 부호 '칼라일'이 지은 호텔로, 외관은 '마야 유적의 피라미드'를 본딴 7층 건물이고 내부는 최신식 설비를 갖췄다. 그는 부상의 두려움 때문에 70평생을 호텔에서만 머물렀다.

 자신의 건강에 힘쓰던 그가 1968년 이후부터 호텔에 손님을 더이상 받지 않고, 호텔의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홀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1971년에 그토록 두려워하던 밖으로 나와 해변가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과연, 1968년엔 무슨 일이 있었고, 그가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물음이고, 독자가 유념해서 그 대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콩클린 교수에게 폐허가 된 건물은 현재의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공간이었고, 그는 현실보다는 과거에서 마음의 안정을 느꼈다. 그는 저자인 '데이비드 모렐'의 기억을 가진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제자들은 시간의 터널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서, 건전지에 압축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하는 것처럼, 그 속에 담겨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과거의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추락의 위험에서 비니와 교수의 목숨을 구해준 발렌저의 영웅적인 이미지는 '람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아쉬웠고, 그로인해 그는 릭의 의심까지 샀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교수를 구하기 위해 철수를 감행한 그들의 앞에 갑작스레 세 명의 악당이 등장한다. 잔인하고 포악한 세 명의 악당들은 전설적인 갱 '카마인 다나타'의 스위트 룸에 있는 비밀금고에서 금화를 꺼내기 위해 그들을 인질로 잡는다.

 그 후에 많은 이야기와 새로운 인물과 숨겨진 비밀이 등장하지만, 세 명의 악당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부글부글 끓던 이야기가 서서히 잠잠해져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다친 교수를 데리고 호텔을 빠져 나가는데도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텐데, 그러한 무리수를 띄워야 했을까? 더 극한의 공포를 맞보게 하려고? 그것은 다음에 등장하는 R만으로 충분했다. 그는 내가 읽은 소설 중에 최악의 인물이었다.

 R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기에, 주인공이 뒤늦게 R의 정체를 알게 됐을 때, 뒷북치는 것만큼 담담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주인공 일행을 한 공간에 몰아넣고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습과 그것을 즐기며 그들을 농락하는 모습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공포스러워 땀이 삐질나게 만들었다. 영화 제작이 용이할 정도로 치밀한 묘사는 실시간(?) 시각화를 가능하게 해, 손에 땀을 쥘 정도의 액션과 오금이 저릴 정도의 공포를 선사했지만, 전반적으로 조금은 아쉬운 감이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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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8-03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엑? 했다가 아악~ 한거죠^^

정의 2007-08-03 21:04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런 비유에요ㅋㅋ 한 파트가 끝나면 좀 쉬려고 했는데, 멈출 수 없었어요. 밤 늦게까지 읽다가 엄마한테 한 소리 듣고, 5장 남기고 다음 날 읽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흐름이 끊겨서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