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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요즘들어 12시를 넘기며 들어가는 일들이 많아졌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다. 습관이 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해야 할 일들이 밀려들어서 그런건지 말이다. 좀더 앞으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시간내어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남들은 다 일찍가고, 잘만 회사다니는데 왜 나는 그런건지...
이런 지친 일상이 계속 되는 즈음에 청소부 밥을 건내 받았다. 사실 이 책 ‘청소부 밥’은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책 목록에는 있었지만, 뭔가 기존에 나온 책과 별반 차이 없는 뻔한 이야기라는 선입견 때문에 책을 사서 읽기는 좀 아깝지 않겠나 싶어 망설였던 책이다. . 이 책의 주인공 청소부 밥이 최고 경영자 로저에게, 그리고 로저가 앤드류에게 전했 듯, 이 책을 읽고 난 분이 이 책이 나에게 꼭 맞을 거라며 읽어보라 권해준 책이다.
나중에 이 책을 읽고 난 후 든 생각이지만 아마 그 분도 이 책의 가르침에 따라 여기에 나온 지식과 지혜를 누군가에게 전달해주고 싶었고, 또한 그것을 나누기 위해 삶의 원칙을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열가지도 아닌 여섯가지 원칙, 많지 않은 내용이고, 글도 간결하다. 로저와 밥은 매주 한 가지씩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여섯가지 삶의 원칙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밥과 로저, 한사람은 회사의 경영자이고, 한 사람은 청소부. 회사건물 내부를 청소하는 사람과, 그 회사의 경영자가 만나, 매주 한가지씩 이야기를 나눈다. 정신없고, 판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던 로저에게, ‘청소부 밥’은 특히, 직장 생활로 한쪽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소훌히 하는 사람,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일에만 몰두해 있는 사람에게 가족과 일상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주며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도와준다.
이 책에서 이야기는 원칙을 간단하게 정리해본다면,
첫 번째 메시지로 일상의 삶에 지쳐있다면 에너지를 재충전하라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주유소가 생각이 났다. 차의 연료가 떨어지면 더 멀리 떠나기 위해서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넣어야 하듯 우리 몸도, 더 멀리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휴식이나 취미활동을 통해서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주고 정리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앞으로 앞으로만 나가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결코 멀리만 가는 것이 아님을 깨닫지 못한채로 말이다.
두 번째 메시지는 가족.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말한다.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늘 급한 일 때문에, 갑자기 생기는 일 때문에 평일 늦은 시간도 모자라 주말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사무실로 향한다. 여전히. 언젠가는 이 부분을 줄여나가야 할 부분 중에 하나이다. ‘언제가는’이 아니라 좀더 구체적인 목표를 놓고 줄여나가야 한다. 그의 지침대로라면. 그래야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실천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느낌을 갖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또한 다른 문제이다.
세 번째 메시지는 투덜이가 되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 종교를 갖고 있거나 혹은 없더라도, 자신의 일상의 삶에서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해볼 수 있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명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은 마음을 가라앉게 하며, 좀 더 침착하게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좀 더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 갈 수 있는 지혜의 시간을 준다.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좋지 않은 상황도 자신에게나 상대에게 유익한 쪽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네 번째 메시지는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하라는 것이다. 소중한 삶의 원칙을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이같은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달라고 주문을 한다. 로저는 이미 이웃주민 앤드류에게 여섯가지 원칙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전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다른 이에게 전해줄 때 그 때 오히려 더 큰 깨달음과 지혜를 얻는다고 하는데, 밥은 앤드류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간다. 같은 상황을 놓고도 마음먹기에 따라 일이 달라지고, 현재 상황이 긍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음을 알게 해준다.
다섯 번째 지침은 투자에 대한 이야기. 소비와 투자에 대한 내용인데, 우리 삶의 대부분을 무엇을 하는데 쓰고 있으며, 무엇에다가 투자를 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라는 것이다. 올바른 목적대로 쓰고 있고, 투자하고 있는지 말이다. 불필요한 것들에 신경을 좀 덜 쓰고, 정작 필요하고 돌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신경을 쓰라는 것. 회사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 그것이 직원의 사기나 혹은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경영자는 과감하게 그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손을 데야 한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라. 또다른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될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 원칙. 마지막 원칙은 이같은 앞에 나오는 다섯가지 원칙을 나누라는 것이다. 삶의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가 더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장이다. 많은 시간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보내고, 어떤 목표로 나가야 할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
여섯가지 원칙을 나눈 밥과 로저는 죽음이라는 이름앞에서 헤어지면서, 좀더 호소력있는 목소리로 여섯가지 원칙의 소중함을 더욱 빛나게 해 준다. 청소부 밥은 생의 마지막 시간을 자신이 알고 있던 지혜를 한 젊은 경영자에게 남기며, 그가 가정에서 회사에서 치우침 없이 온전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지금 나이에 하나 두개 나이를 더 보태는 것이 무뎌지는 것 같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삶의 전환, 변화를 이루고, 더 멀리 가지않도록 더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내 운전대를 꽉 잡아야 겠다. 그리고 또한 내 주변을 돌아보며,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