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창비시선 333
도종환 지음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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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나무, , 별 등등 자연을 놓지 않고서는 살 수 없음을 도종환 시인은 강조한다. 그곳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사람이 아닌 자연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늘 가까이 두고 살아야 할 것들을 우리는 너무도 무심하게 짓밟고 파혜치고 죽이고만 살았다. 지금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의해 일어나는 그러한 결과들을 저항하고 지키기위해 애써보지만 그 힘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일어서 그것을 지켜야 할 이유들을 찾게 한다. 도종환의 시는 그래서 좋다.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격렬하다. 삶의 저 밑바닥에서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삶들을 자연의 그 모든 것들을 동원해서 시로 풀어낸다. 삶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늘 시를 찾는다. 그리고 사람들을 향해 그것을 전한다. 내 살아가는 터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그는 잊지 않는다.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게 존재의 이유다.

 

 

비존재가 죽은면 존재도 죽는 것이다. 우리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수액이 저를 토해내고 흙에서 난 것들을 차마 먹을 수 없는 날이 오고 그대 몸을 빠져나간 바람이 그대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날이 찾아와도 그대 살아 있다 할 것인가 목련꽃 흔들던 바람이 그대 영혼을 흔들지 못하는 날이 와도 그대 살아 있다 하겠는가

 

천변지이 중에서, 도종환의 시집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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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죽이기
아멜리 노통브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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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에서야 밝혀지는 주니어 존의 지난 시간들은 그 앞의 몇장의 다소 지루함을 확 날려버린다. 기발하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지만 작가는 그래서 작가인가 보다는 생각은 든다. 감히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서 그렇겠다.

 

앞에서의 그 이야기조차 치밀하게 계획된 것임을 증명하고도 남으니 말이다. 존재할 수 없는, 존재가치가 없는 존재로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존의 치밀한 계획에 노먼과 크리스티니아가 속아 넘어간 것인가?

 

아니면 누구라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소년의 심리는 무엇인가, 자신의 사랑하는 연인을 뺏앗은 혹은 자신이 가질 수 없는 연인을 가진 남자, 아버지를 망가지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소년이 궁극의 바람이었는가. 열다섯에서 열 여덟살로 넘어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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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원한 글쓰기
오도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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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관심있게 읽는다. 나도 그들 처럼 써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은 없다. 한결같은 저자들의 말인 듯 하다. 재미있는 글, 가슴을 울리는 글, 지루하지 않은 글, 간결한 글, 핵심을 파고드는 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글 등 저자들 만큼이나 그 정의도 많다.

 

오도엽의 속시원한 글쓰기는 기존 저자들과 달리 그의 생활, 그의 삶의 바탕에서 본 사실적인 글들이라서 더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그 고민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시원하게 하도록 해준다. 두 문장이 세네 문장으로 늘어서고 한 페이지가 된다.

비로서 글쓴이는 자신도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음을 느끼고 행복해 한다.

 

글쓰기는 그래서 행복한 거다.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면, 그래서 그것이 누군가에게 읽힌다면 말이다. 그래서 행복한 글쓰기가 되려면 속시원히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신문기사를 비롯,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글을 다듬고 평해보면서 글쓰기의 길을 찾아가보도록 도와주는 책이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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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감독 열전
박용훈 외 지음 / 이아소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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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때리고, 달리는 야구는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 중 하나다. 승부를 내야 하는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구단의 승리를 위해 뛰는 동안, 지켜보는 관중들은 그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에 푹 빠져 그라운드를 누비는 듯 한 착각에 선수와 자신이 좋아하는 구단을 응원한다. 고민과 스트레스도 이 때 만큼은 사라진다.

 

야구경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9회말 2아웃상황에서도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뛰는 선수들을 보고 격려하고, 이기는 경기에서 힘을 얻는다.

 

프로는 돈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며 선수가 갖고 있는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팀을 뭉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는 김응룡 감독의 자율야구와 용병술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선수들의 지옥훈련과일구이무’, 즉 공 하나에 승부를 걸 뿐 다음은 없다는 좌우명으로 살고 있으며 새로운 구단에서 감독을 맡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데이터 야구는 주먹구구식의 야구를 새롭게 보도록 했다. 한국 야구에서 유격수 전설로 남아 있는 김재박 감독은 선수로서도 많은 활약을 한 바, 감독으로서도 현대시절 4회 우승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렇게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는 감독들의 선수양성과 경기전략 등 그들만의 우승비법은 무엇이었으며, 한국야구가 어떻게 흘러왔는가를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이 개별적으로 한 감독씩을 맡아 진행한 꼭지는 색다른 맛을 느끼도록 해준다. 앞에 소개한 세명의 감독 이외에도 김인식, 선동열, 이광한, 제리 로이스터와 한대화 감독 등 모두 8명의 명감독이 이 책을 통해 소개된다. 읽는 동안 구단의 운영스타일과 선수전략 등 선수들의 경기결과를 놓고 각각의 감독들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살펴보는 동안, 야구의 재미에 정보력을 가미함으로 해서 경기흥분지수를 더 한껏 올려볼 수 있을 것이다.

 

야구는 삶의 지혜를 전한다. 넓고 길게 볼 일이다. 그럼에도 조급하게 다가가면 여지없이 실수를 하고 선수들은 무너지고 만다. 한 사람의 잘못은 경기 분위기를 엉뚱하게 흐르게 하고 다 이기는 듯한 경기도 결국 놓친 공 하나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못해 지고 마는 경우는 목격한다. 무엇보다 이기기 위해서는 지지 않는 방법을 먼저 터득하고, 큰 경기일 수록 욕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는 바로 인생의 축소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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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촉감
김한조 지음 / 새만화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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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가지 정도는 말 하지 못할 사연들을 안고 살아간다. 사랑에 관한 든 부무에 관한 이야기든, 친구에 관한 것이든 말이다. 비밀이라는 것인데, 사실 어떻게 보면 비밀도 아니다. 말을 안했을 뿐이지 알고 있는 일들, 느끼고 있는 일들. 가슴 한 켠에 잠자고 있던 혹은 까맣게 놓쳤던 일들이 일어나는 듯 한 느낌이다. 엮이지 않을 듯 한 일들이 하나둘씩 엮이며 사람사는 일들이 이렇게 꼬여 사는 듯 한 느낌도 받는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일들, 그렇게 오늘도 사람들은 수많은 사연들을 제 가슴에 묻고 산다. 같이 있을 때 느껴보지 못하고, 떠나 보내고 나서야 드는 그리움같은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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