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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 여자와 공간, 그리고 인연에 대한 공감 에세이
김효정(밤삼킨별) 지음 / 허밍버드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기대하지 않는 삶이란 없다.
사람에게 기대하고 내 삶에 기대하고 타인의 삶에 기대면 살아간다. 그게 사람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제 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삶을 보면 안타깝다. 본인이 원하지 않게 흘러가는 것도 있고, 본인의 의도한 바 대로 흘러가기도 한다. 조직에서 묶여 그렇게 살고 정치에 얽매에 살아간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속이고 상대의 것을 빼앗기 위해 속이며 살아간다. 자신의 생각이다. 그러한 생각은 그럼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태어나면서부터, 아니면 태어나기전부터?
물들이다, 물들었다, 혹은 물든다라는 말을 한다. 좋은 의미로 때로는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한다. 그렇지만 이 말은 좀 좋지 않은 말로 더 많이 쓰이는 듯 하다. 내 하기 나름일 것이다.
나의 생활이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타인의 삶은 내 삶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 머리 색이 마음이 들지 않아 다른 색으로 염색을 한다. 물들인다.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려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는다고 너, 그 친구한테 물들은 거 아냐라고 엄마는 재촉하고 다그친다.
나는 오늘 어떻게 물들이고 물들이도록 해줄까. 좋은 쪽으로, 나쁜 쪽으로.
오늘 이 한 권의 책은 특별하다. 약속을 흔하게 생각하고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들 세상 속에서 자신과의 약속, 타인과의 약속을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소중하게 지켜가는 사람이 쓴 책이기 때문이리라.
그녀는 사람들을 물들인다. 아주 잘 물들인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물들인다. 사람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며 살고 싶어한다. 영향력을 갖고 싶어하고 권력을 갖고 싶어한다. 지배의 성격이 몸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복종하기보다는 지배하려 든다. 그러나 사람은 평등하고 소중한 것임을 그녀는 일깨워준다. 자신의 삶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의 소중함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더 그렇게 느껴진다.
밤삼킨별, 그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특별하다. 서로 위하며 지키고 믿음으로 살려하기 때문이다.
조직은 내가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로 포장되어 있을 뿐이다.
마켓은 그녀가 꿈꿔왔던 공간이지만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 그 마음 마음을 읽고 만들어 놓은, 꾸며놓은 공간이다. 혼자와도 좋고, 둘이 와도 좋다. 한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제 맛에 맞게 앉아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이 책을 통해 지금 만들어진 그 공간의 의미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찾아가 보라. 생각과 글과 행동이 다르지 않음을 찾는다면 한 번 더 놀랄 것이다.
부엉이 방의 탄생, 출장과 여행으로 그녀가 다녀온 곳들, 모아온 것들, 공간에 대한 애착 등 한 삼촌의 음악과 소품들을 사랑한 소녀의 성장에서부터 직장인에서 두 딸의 엄마로서, 그리고 그토록 소망했던 10년 전의 약속, 마켓의 대장으로 그 시작과 과정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오늘도 열심히 사람들을 착하게 물들이고 힘내라고 물들인다. 물들어가며 하늘은 더욱 반짝 반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