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얼마나 함께 - 마종기 산문집
마종기 지음 / 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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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을 불러 모은다. 사람, 고향, , 바다, , 어머니, 가족, 친구 수 많은 그리움의 단어들이다. 각각은 다르지만 그것이 추억이 되면 한 덩어리로 굴러 온다. 그 언덕, 비빌 수 있는 땅이 있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마종기 산문집은 그런 그리움들을 다 불러 모은 듯하다. 멀리 떠나 생활하면서도 늘 잊지 그리워 한 고국의 땅, 사람들.

 

그는 아쉽고 불편한 것들을 자신의 시로 쓰고 때로는 글로 남겼다. 그러한 소소한 것들을 모아 엮은 것이 이번 산문집이라고 한다. 처음 그의 시를 읽었을 때와 이 산문집을 통해 알게 된 개인의 삶과 가족에 얽힌 사연들을 보며 그의 시를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른 기분이 들 듯 하다. 마음의 여유를 갖는 즐거움을 찾으라 한다.

 

누군가가 그랬다. 행복한 사람이 바로 똑똑한 사람이라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 지금 행복을 느끼고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똑똑한 사람이라고. 세상은 헉헉거리며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바쁘기만 한 바보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그런대로 자주 느긋한 시간을 가지고 삶을 즐기는, 똑똑한 사람을 위한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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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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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의 글이 부럽다. 경험과 지식과 사람들 속에서 얻고 나눈 지혜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오는 책들마다 그렇다. 사생활의 천재들은 사람들 속에서 건진 살아있는 이야기이다. 잘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바람대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혼자 잘 살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강요하지 않는다.

그 공간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한다. 그 길을 정혜윤이 찾아 나섰고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길로 인도한다.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세상의 이치화 흐름, 그 자연스러움을 깨닫도록 하는 면면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을 부추킨다. 통장의 돈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있는지를 말이다. 아프니까 아픈것이지, 그것이 청춘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답을 할 수 없는 인간이리라.

책 속에서 286페이지 나오는 불안에 관한 글에 공감한다. 사람은 외롭다. 뭔가를 그리워하고 나누고 싶어하지만 경쟁과 무시 속에서 생각을 잃어버리고 그리움은 사치로 밀어버린다.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람들 속에서 섞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생각은 결국 사람의 건강한 정신 회복이 아닌가 싶다.

굳이 책의 교훈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이버 공간상에서 떠들어되기는 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나가자, 들로 사람들 속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면 두려움이 사라진단다. 그렇다. 두렵기 때문이다. 뭔지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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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놀이 책 - 가장 오래된 장난감 책으로 행복 찾기
오승주 지음, 김라연 그림 / 이야기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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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책을 보면서 일상의 모든 것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들었다. 작은 일들을 무시하고 별 일 없는 것처럼 보내지만 하는 일에서 만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의 그 일들을 소중하고 가치 있게 만들었다. 욕심내지 않고 있는대로 드러냄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럼에도 덧붙이고 색칠하려고 하니 말이다. 책은 마음을 표현하게 하고 드러내도록 돕는다. 그것이 일이 아니라 노동이 아니라 놀이가 될 때 좀 더 자연스럽고 정이 오고갈 수 있을 것이다. 몇가지 놀이들을 책을 통해서 즐길 수 있다. 책놀이책은 그리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기본만이라도 해 준다면 얼마든지 확장하고 넓힐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 있는 그 무엇을 알게 해주리라. 특히 그것이 가족이라면...

 

글자 줄이기 놀이를 포함한 모든 책 놀이의 공통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책은 한 권이지만 그 책을 읽는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많은 사람이 모두 한 가지 방법으로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이가 만들어 낸 요약이 미덥지 못하더라도 더 좋은 요약을 끌어내기 위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대신 여러 가지 요약의 방법을 알려 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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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생
최인호 지음, 조금희 그림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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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은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오히려 아프고 난 사람이 더 강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한 번도 아프지 않은 사람보다는 말이다. 고통과 번민을 이겨내고 난 후의 삶이라는 것이 말이다. 말과 행동과 생각이 일치하는 삶이 쉬운 일인가. 그럼에도 그렇게 살아가도록 마음을 잡을 일이다. 가볍게 살 일이 아니다.

병을 통해 인간은 우리들의 욕망, 그 끝 간 데를 모르는 무자비한 욕망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또한 이 지상의 그 어떤 공포도 죽음 이상의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가르쳐준다. 악마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죽음이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절망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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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높고 쓸쓸한 - 안도현 시집 문학동네 시집 99
안도현 / 문학동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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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고 싶어서 읽는 시도 있지만 누군가의 글과 강연에서 들은 시를 다시 꺼내 읽거나 보는 것은 또 다른 맛이다. 그의 말과 해석으로 다시 살펴보기 때문이다. 처음 볼 때 뭔가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들이 새롭게 들어온다. 시집을 보면 그 안에 눈에 띄는 단어들이 있다. 시인의 화두인 것 같기도 한 단어들을 모아보면 생각과 삶이 보여 진다. 수 많은 쇄를 거듭한 이 시집의 첫 번째 시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시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이 시를 말해주었다. 뭐야 하며 놀라면서 그 글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그럴 만큼 긴 글도 아니다. 그렇지만 그 강렬함이란 뭐랄 말 할 수 없다.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그 마지막 줄은 살아가면서 나를 돌아보는 글이 될 듯 하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남을 탓하고 비난하기 앞서 나를 살펴보고 나의 현재를 돌아보는 것 만큼 큰 일이 있고 앞설 일이 있겠는가 싶은 거다. 그리고 그 다음 그 다음의 시를 찬찬히 읽는다. 삶과 떠어져있지 않은 안도현 시인의 시는 맑고 때로는 솔직하고 아이와 같다. 자연 속에서 삶의 현장에서 봐온 것들이 그대로 드러나 친근하기 까지도 하다. 편안함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 하다. 사람들의 감성을 이끌어내어 공감을 더욱 키운다. 시인이 있어 우리는 더 편하고 그로 인하여 불현한 마음을 씻어낼 수 있는 것이리라. 힘들고 지칠 때 그가 겪은 삶의 고통 한 조각 한 조각으로 오늘의 나를 돌아보는 일은 더욱 힘을 내도록 해 준다. 편하게 갈 길을 어떻게 보면 우리 스스로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한다.

 

삶이 가르쳐준 길을 따라 제대로

나는 가고 있는지, 가령

쌀 한됫박에 감미료 조금 넣고

한 없이 돌리다가 어느 순간 뻥, 튀밥을 한 자루나 만들어내는 것처럼

순식간에 뒤집히는 삶을 기다려 오지는 않았는지

튀밥으로 배 채우려는 욕심이 크면 클수록

입 안에는 혓바늘이 각성처럼 돋지

안 먹겠다고, 저녁밥 안 먹겠다고 떼쓰다

어머니한테 혼나고 매만 맞는 거지

 

('튀밥에 대하여 중'에서)

 

가장으로서, 시인으로서 살아가면서 부대끼는 일들을 통해 우리 삶의 드라마를 본다. 그리고 그곳에서 올라오는 시골집 굴뚝의 연기로 마음은 설레기도 한다. 아 좋다. 나는 참 좋다. 초록 생명, 작은 풀 하나를 보면서도 염려한다. 여기가 지금 어떤 세상이라고 어떻게 살아가려고 하면서도 그 순수함과 초록의 빛을 따라 살고 싶다고 말한다. 백석의 시에서 제목을 따온 이 시집 한 권이면 마음의 불편함을 달랠 수 있으리라. 두고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아끼지는 말고.

 

저 어린 것이

이 험한 곳에 겁도 없이

뾰족, 뾰족 연초록 새순을 내밀고 나오는 것을 보면

애쓴다. 참 애쓴다는 생각이 든다.

저 쬐그만 것이

이빨도 나지 않은 것이

눈에 파랗게 불 한 번 켜보려고

기어이 하늘을 한번 물어뜯어보려고

세상 속으로

여기가 어디라고,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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