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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밀한 폭력 -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6년 10월
평점 :
"남편의 폭력을 자신이 '맞을 짓'을 한 결과라고 보는 것은, 일시적으로 아내의 고통을 덜어주고 결혼 생활에 적응하게 한다. 그러나 폭력의 주체는 남편이기 때문에 폭력 행동은 남편만이 고칠 수 있다. 아내가 남편의 폭력 행위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은, 남성 중심의 가족 구조에서 아내의 역할에 대한 극단적인 자기 해석이다."-183쪽
배운대로 들은대로 살아온대로 행하게 되어 있다. 이 모든 뿌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폭력이 세상으로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은 아내들의, 여성의 용기있는 고백때문이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감춰진 것들이 더 들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회적인 제도와 장치가 더 만들어져야 한다. 개인의 습관이나 태도를 고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폭력을 가정의 일로 축속하는 것도 문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개인 인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권력 행동, 정치적 행동으로 파악할 때 폭력은 남성 지배의 핵심적인 영역이 된다. 여성 폭력은 성별 권력 관계의 일환으로서 시대와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본질은 모두 가부장제의 보편적인 여성 통제라는 점에서 같다. 그러므로, '아내 폭력'은 가정 폭력의 한 종류라기보다는 강간, 성매매, 포르노, 음란전화, 성기노출, 성희롱, 근친 강간, 마녀 사냥, 신부 화장, 아내 순사, 음핵 절개, 전족 같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한 형태이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폭력은 남성성의 일차적 요소인데, 이것은 성별 관계로서 여성성과 대비됨으로써 의미를 지닌다. 성별 관계의 맥락에서 섹슈얼리티와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개념화하면 강간과 이성에 관계에서 '정상적'인 성교의 차이는 질적인 차이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88쪽 중